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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소리모음.Zip》: 귀로 듣는 과천의 도시 파동

정보영

《소리모음.Zip – 과천의 소리를 찾아서》 전시는 '소리'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예술적인 도시의 기록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시각 예술 중심의 전시에 익숙한 저에게, 이 전시는 도시를 '귀로써' 재발견하는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전시의 핵심 콘셉트인 ‘소리모음.Zip’은 탁월한 은유입니다. 마치 수집된 소리 데이터를 압축해 보관했다가, 전시장에서 다시 해제하여 그 속의 생생한 진동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바람 소리, 장터 외침, 자동차 소리 등이 구획별로 나누어지는 순간, 소리가 단순한 배경 소음이 아닌 도시의 정체성을 이루는 섬세한 요소임을 깨달았습니다.



전시포스터


가장 인상 깊었던 체험은 소리가 움직이는 에너지임을 확인시켜 준 코너들이었습니다.
'목소리 경마장'에서 제 목소리의 크기가 실제 움직임으로 변환되어 전시장 안을 달리는 것을 보았을 때, 소리가 곧 파동이자 에너지라는 과학적 원리를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또한, ‘소리, 압축 해제’ 공간에서 소리들이 화면 속 선과 모양으로 시각화되는 것을 보며, 보이지 않던 소리가 갖는 추상적인 형태미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현재의 소리만 담지 않습니다. '시간이 쌓은 소리' 코너를 통해 과천에 오랜 세월 살아오신 전통예술가분들의 인터뷰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상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과천 소리가 중첩되는 역사적 깊이를 더합니다.



전시 전경 ⓒ 사진: 정보영


이 전시의 백미는 ‘소리 아카이브’입니다. 관람객이 스스로 들은 소리를 ‘소리 기록카드’에 기록하는 행위는 단순한 기념 활동을 넘어섭니다. 제가 남긴 한 문장과 그림이 ‘도시변화 아카이브’의 일부가 되어 미래의 과천을 기록하게 된다는 메시지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소리모음.Zip》은 청각 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관람객을 도시의 기록자로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진 기획입니다. 전시장을 나선 후, 저는 이전과는 다르게 주변의 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과천의 거리가 저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도시를 새롭게 듣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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