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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평생 모은 미술자료를 부산시립미술관 기증한 이용길씨

김달진


버스가 다니는 큰 길까지 이선생님이 나와 계셔 따라서 골목길에 접어 들어 댁을 방문했다. 대문을 들어서니 동백, 춘백 나무 몇 그루가 서있었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34년전 이사올 때는 넓은 집이었다는 이 곳은 미술자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서재, 작업실, 창고, 계단 등 집안 전체 공간은 구석구석이 자료로 채워져 있었다. 사모님은 손님이 오셔도 2층에 차 한잔 가지고 올라갈 때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용길(70) 선생은 판화가로 중고교 미술교사로 정년을 퇴임했으며 한글 용어 주창, 사회 운동가로 낙동강보존회에서 활동해 왔다.


사실 미술자료 수집가인 나도 이 선생님이 펴낸 『가마골 꼴아솜누리-부산미술계 반세기(1993년)』을 가지고 있어 언제인가 만나 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왔었다. 나는 동업자의 입장에서 무척 반가웠다. 오랜 세월 매진해오셨고, 또 모든 것을 부산시에 기증하신 점 등이 존경스러웠다. 내 인터뷰가 처음 신문에 실린 일간스포츠 1989년 기사를 보여주셨다. 이 선생님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초등학교 시절인 1948년 11월 부산 미술전람회 구경에서 출발하였다고 회상했다. 이때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여 1960-80년대는 부산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팸플릿를 수집하고 부산일지를 기록했다. 미술기사는 1986년까지는 스크랩북에 붙이고 현재는 봉투에 넣어 보관 중이었다. 자료의 보관 상태를 위해 책의 크기에 따라 책장을 나무로 짜고, 창문에 닥종이를 붙여 직사광선을 피하게 했다.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그 중 미술품과 자료 보존 환경에 대한 강조가 많으셨다.


이 선생님은 지난 3월 27일 부산시립미술관(관장 조일상)에서 미술자료를 기증하는 조인식을 가졌다. 50년간 모은 자료 미술서적 1만권, 미술기사 스크랩북 100여권, 수 천부의 전시 팸플릿, 포스터, 미술자료 카드 등, 10t 트럭 한 대 분량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평생을 바친 이 선생님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미술관 지하 1층에 부산미술자료정보센터를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보존 환경시설, 어떻게 정리하여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 전문 인력, 예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증 자료 정리만도 2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사료들을 제대로 정리해 활용하면 서울 중심의 미술사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며 특히 해방과 한국 전쟁 시 부산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미술사가 복원되는 것이다.



이용길(1938-2013) 판화가, 부산사범대, 중고교 미술교사 역임, 낙동강 보존회 사회운동가 활동, 미술자료 수집가, 판화 작품 다수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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