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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동아시아의 역사적 아픔을 형상화하는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

김달진


지난 5월3일 대전광역시 이응노미술관 개관식에서 종군 위안부 문제를 그렸던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 씨를 만났다. 마침 동행한 후루카와 미카(古川美佳) 씨가 통역을 해주었다. 미카씨는 2005년 9월 일본 요코하마트리엔날레에서 만났고, 인사동에서도 가끔 마주치는 한국통으로 한국문화와 미술에 관심이 많다. 매월 서울아트가이드를 받아보고 행복해하는 반가운 사람이다. 다에코 씨는 이응노미술관 박인경 명예관장의 초대로 참석했는데, 이응노 박인경 도미야마 다에코 3인 대담집 『이응노- 서울 파리 도쿄』(삼성미술문화재단, 1994)를 펴낸 데서 보듯 동지 이상의 무척 절친한 사이이다.


다에코 씨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1995년 광복 50주년기념으로 열린 도미야마 다에코 회고전(7.21-8.16, 동아갤러리)의 “종군위안부를 위한 진혼곡” 이었다. <하얼빈역>, <황톳길>, <튀어라 봉선화>, <바다의 기억> 등 4부로 이루어졌는데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윤동주의 한(恨), 종군위안부의 비운 등 일제강점기에 한국이 겪은 역사를 소재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1995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증인으로서의 예술>에 출품한 광주민주화운동 주제의 작품이었다. 일본인이면서도 종군위안부, 조선인 강제 연행 등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적 과오를 작품으로 과감히 폭로해온 작가이다. 본인은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전)나 여성운동가는 아니라면서 어린 시절 만주 하얼빈에서 지켜보았던 전쟁과 억압당한 식민지 여성들의 참혹한 모습을 기억하는 마음과 그 슬픔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녀는 한국의 예술가들인 김지하, 황석영, 김민기, 오윤 등에게서 느낄 수 있는 정한의 미학이 그런 자신의 감성과 같은 까닭에 한국문화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다에코 씨는 1921년 고베 출신으로 소녀시절을 만주에서 보내고 도쿄에 돌아와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중퇴한 뒤 자유미술가협회를 통해 활동했었다. 그림 이외에도 『해방의 미학』 등 저서와 자신의 작품을 영상화 하였으며 1998년에는 홍성담과 2인전을 가졌다. 도쿄 세타가야(東京世谷區)에 조그만 미술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 86세인데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 화가는 본인의 예술을 망라한 『기억의 꿈』 3권을 준비 중이다. 9월에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젊은이와 같은 열정이 느껴졌다. 감기인데도 기쁜 날이라 대전을 찾았다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긴 해도 무척 건강해 보였다.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 1921- ) 일본 고베 출생.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 중퇴, 자유미술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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