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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들꽃과 자연

김종수






햇수로 15년. 도회지를 떠나 시골로 뿌리내린 지도. ...그렇게 흘러갔다. 어떤 열정으로 이끌려 온 것 같은 세월이다. 그것도 나의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렵게 어렵게 찾아온 나의 발자취인 듯 해 보인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안착하길 바라듯, 나 역시 그렇게 곱게 내려앉길 바랐던 모양이다. 내가 들꽃을 그리고, 시골 농가 모퉁이 살포시 놓고 그리는 그림들은 정물일지 풍경일지 개념 없이 그렸다. 어떤 이즘이나 이슈를 찾아온 것도 아니요, 내 스스로 촉각을 더듬어 찾아온 세월인 것 같다. 자기 세계를 가꾸어 가고 그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리적으로 환경을 바꾸거나 아니면 소재를 바꾸거나 재료의 소재를 달리하거나 여러 방면이 있겠지만 나는 지금 생각하면 환경을 바꾼 것이 변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들꽃을 만날 수 있었고 내 시야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들꽃과 자연이란 소재를 찾을 수 있었다. 보고도 와 닿지 않은 것이나 보이지 않던 것들을 어느 날 문득 보게 되는 어떤 이미지인 것처럼 저만치 멀리 있는 것들이 내게 찾아왔겠지 하고 생각해 본다. 봇물같이 쏟아지는 작품들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산더미 같은 지식과 말이나 정보에 의해서 가위에 눌린 듯 하다.

사계절을 돌아가며 피고 지는 아름다움이 있는, 시골구석 어디든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과 자연들을 보노라면 생명의 호흡이 있고 자연의 섭리가 거기에 있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그 곳이 좋다. 이 자연의 팽팽한 긴장과 아름다움의 법칙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그리고 싶다. 앞으로도 촉촉하고 팽팽한 긴장이 있는 어떤 생명감 있는 것을 그리며 살아가고 싶다.



- 서양화가 김종수(46세)씨는 경주에 거주하며 들꽃 풍경을 즐겨 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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