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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관조, 그리고 내적시선

송수련

나는 작업의 시작이 관념이 아닌 내가 경험한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시작되는 마치 향기가 어떤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생의 순간’을 되살려 내듯이, 나는 내 이미지들이 그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안에 파묻혀있는 우주와 세계와 역사의 한 자락을 보게 하고 누적된 시간의 지층속에서 생의 진실의 한 조각을 주워들 수 있게 하기를 꿈꾸어 보고 기대한다. 


구체적인 형상을 분명하게 드러냄으로써 가시적 세계에 얽매이기 보다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존재의 진실이 자리할 수 있는 공간, 즉 ‘현존’이라는 직업성의 억압을 벗어 던짐으로써 오히려 비가시적인 것을 포함한 다양한 생이 살아숨쉴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고 싶기 때문이다.



관조, 그리고 내적시선

내 작업은 구체적이고 사실적 표현은 아니다. 외적 세계의 빛과 대상이 ‘발’을 거치며 변화되어 안으로 투과되듯이, 무의식의 기억을 통하여 내면세계에 간접적으로 투영된 이미지를 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을 그리는 순간에도 그 사물자체 보다는 그것이 환기시키는 정서를 포착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예술에서의 추상활동이다. 이것은 외적관찰과 내적성찰의 종합물이기도 하면서 자연을 직관하고, 관찰력이 늘어남에 따라 세계관까지 상승하면 할수록 추상적인 형상물을 자유롭게 조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추상적인 형성물은 도시적인 것을 넘어서 새로운 자연성이라 볼 수 있는 ‘作品의 自然性’에 도달하는 것이 내적시선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내적시선’이 그렇게 깊고 넓은 시공간으로 멀리 나아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선을 통해 단절된 개개인의 단편성을 극복한, 자아로서의 나와 집단으로서 우리의 총체적 진실이 화면을 통해 공감되기를 바란다.



송수련(1945- )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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