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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판화예술의 인식

김승연

오늘날에는 사진덕분인지 몰라도 오히려 판화의 예술성은 더욱 탄탄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판화작품의 질적인 향상은 작품내용에 대한 상상력,구성이나 기법에 관련되기 보다는 판화의 찍혀진 기술과 상태에 관계된다. 판화작품의 섬세함 즉, 확실히 표현된 것인가의 여부는 같은 판화의 다름 복사본과 직접 비교하거나 다른 작품에 해한 경험적인 기억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틀림없이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기억력을 갖출 수는 없지만 기억에 의한 경험적인 요인은 어느 정도 질의 등급을 비교분석 하게 될 거라고 여긴다. 더욱이 판화가들의 경우 자기의 판을 어떤 종류의 Press로 어떤 압력으로 어떻게 찍었는가에 대한 경험적인 데이터가 기억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기억들이 좀더 나은 질의 판화를 만드는데 일조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질적인 향상의 최대치는 판화예술성의 유지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겠다.
기계나 기법, 잉크 등이 발달된 현대에서 판화작품을 형편없는 질의 상태로 소유코자 하는 경우는 없다. 과거에 유행했던 유명한 판화들중 많은 것들이 이류, 삼류 상태의 질을 갖고 있다.
이것의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아무리 저급의 내용이라도 정말 훌륭하게 찍어낸 판화들은 여전히 훌륭한 작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판화가, 수집가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판화의 질과 상태에 대한 평가들을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사실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예전의 훌륭한 판화들은 대부분 스크랩북에 방치되거나 거의 방심했다 싶을 정도로 풀로 붙여져 적당히 느슨한 보존상태를 유지했던 것도 우리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판화를 공부하기 시작할 때 인식이라는 근본적으로 철학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판화를 처음 대했을 때 느끼는 감각적인 인식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을 본 다음 언어로 설명해 놓은 것에 의존하여 판화에 대한 지식을 쌓으려고 한다. 마치 어떤 술이 좋은지 나쁜지의 가늠에 상표설명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접 맛을 볼 때에 더욱 정확한 의미가 있는 것 처럼,판화의 질에 대한 판단은 직접 가치로서의 맛을 음미하고 그것을 가치로서 인식할 때 올바른 가치판단의 정도에 서게 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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