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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pe Novembre PARIS-SEOUL

박래경

Groupe Novembre PARIS-SEOUL
(2009.10.10-11.21 한미사진미술관)



고정적이고 국지적인 것으로 여겨왔던 현실 속의 대상 세계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아니 오히려 상대적이고 비연속적이며 불확실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일반 사랍들이 알기 시작한 것은 오늘날의 시대에 들어와서이다. 그리고 더 이상 가시적인 세계가 실재 세계로서 믿을 수 있는 것이 못 된다는 것을 더 확신하게 된 것은 오늘날 예술가들의 예술세계를 접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한편 가시적인 현실세계를 바로 실재세계로사 강요하는 사진 이미지의 경우는 좀처럼 이 사실을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실재성을 강화하는 사진 이미지의 위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형국이다. 사진이라는 테크놀로지의 매체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사진작가에게서 이 실재성과 비실재성의 문제는 그러나 매우 예민한 작업과제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빠리에서 활동하는 다국적의 “그룹 노방브르” 작가들은 그러한 과제를 조형작업의 다양한 가능성으로 풀어 보려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그룹에 비평가로 참여하고 있는 쁘와뜨벵(Jean-Louis Poitevin) 은 따라서 “가시적 이미지를 해체하여 이미지 속에 표현되어 있는 현실의 다양한 충위를 드러내는 일” 을 그룹 작가들 작업에서 확인하고 있다.

이번 서울전에서 그룹 소속 6명의 사진작가가 각자 독자적인 조형행위에 따라 작업한 조형사진 작품을 확인 할 수 있다.
사진을 잘라내고 포장지로 짜깁기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가시적인 상을 완전히 해체하는 정재규의 <경주:오바마> 와 같은 경우, 상의 다른 점이 완화됨과 동시에 시간적인 층위가 다를수록 상끼리의 긴장감은 고조되는 미묘한 조형적 힘을 낳고 있다. 한편 사진 찍힌 인화지를 물에 담근 후 끌어내어 가하는 구기기의 행위가 속에서 우러나오는 새로운 짜임새의 이미지의 힘을 도출할 수 있는 조형작업은 카바소(Monlque Cabasso) 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사진기를 사용하지 않고 X선과 같은 투시광선을 이용하여 투시되는 부분과 뒤에 남게되는 부분이 이루는 미묘한 이미지의 새로운 창출은 루케치(Xavier Lucchesi)의 작품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페로(Olivier Perrot)역시 사진기를 이용하지 않고 가령 한 줌의 실이나 내리는 비, 내려앉은 눈과 같은 진행 중인 현상을 인화지에 담아 시간의 경과를 기다리는 포토그램 방식을 활용하여 전혀 다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한편으로 역사의 탐방이나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시간적 기록의 축적으로서 사진은 푸글리아(Salvatore Puglia)에게 흩어졌다 새로 모으는 이미지의 연결에서 마음의 특성이라 할 통합의 기회를 새로 맞이하게 된다.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조용한 바닷가의 풍경, 그것은 용해과정을 통해 사진의 이미지를 더욱 살려 갈 수 있는 칼로타입의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부드러우면서도 조용하게 사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미지의 출현을 빌어 더욱 화면 가득찬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베르데에(Martial Verdier)의 작품에서 볼 수 있다. “ 그룹 노방브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훨씬 풍요로은 조형예술로서의 사진의 지평을 가늠할 수가 있다.

- 아츠 앤 컬쳐 200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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