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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회화가 보여주는 그림의 현재

박래경

김종학 회화가 보여주는 그림의 현재 <이미지와 기억>전


포도나 배와 같이 일상속의 특정 자연물이 갖는 자연의 생명력을 집약적으로 들어내면서 반대로 무거운 무게감을 갖는 배경 처리로 상반된 조형적 표현의 힘에 의해 화면의 균형을 추구 해 오던 화가 김종학이 최근 색채 사용의 자유스러움에서 정신의 자유로운 전개과정을 읽게 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가지게 되었다. 4년 만에 맞는 15번째의 개인전으로 가나아트센터(11.13-12.6)에서 열리고 있는 <이미지와 기억> 전이 그것이다.

이 전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김종학의 회화가 일종의 상반성을 통해 화면의 균형을 잡아 나간다는 것이 비단 이전의 작업에서와 같이 자연물의 극사실적 표현과 상치되는 배경 처리나 재료선택의 측면에서만 들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한다. 종이와 철판,또는 문자나 숫자와 같이 전혀 다른 재질의 물성과 다른 성격의 언어가 등장하여 자리를 함께 함으로서 점점 더 그 상반성을 높혀 고 단위의 균형감각을 형식적으로나 내용면에서 화면위에 실현 시켜 보려는 작가의 생각이 생생하고도 솔직하게 들어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므로 그림속의 극사실적 사물의 표현이 그 영역을 넘어 추상화 되어 가는 도정에 들어 있다는 점을 그림으로 알게 된다 해도 오히려 포도나 배가 아니라 그림으로서 보고 그 그림을 뒤쫓아 갈 수 있는 관점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드러난다. 다시 말하자면 김종학의 화면에 나타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지각의 영역에서 유래되는 작가의 경험의 축적과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와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시도에서 결과 지어진 것이라는 점을 상기 시키게 한다.

그의 그림은 그와 같이 생각의 이완을 몰아 올 수 있을 어떤 개연성도 차단하고 있다는 점을 또한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고정관념에 이끌려 그의 화면을 대하면 아무 소통도 되지 않는 그런 성질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림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두었다고 작가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그의 그림은 다름아닌 조형적 긴장감에 가득 차 있다는 말이 되는 갓이다. 그것은 즉 감각과 사유와 인식이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그 세계의 출발을 이렇게 설명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감각적 현실 경험의 한순간 직감적으로 포착하는 새 세계를 만날 수 있고 그 세계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 당사자가 예술가이고 특히 시지각적 현실경험에서 촉발되는 작업을 주로 하는 미술가라면 이 시지각적 현실경험에서 촉발되는 새 세계는 바로 가상 이미지의 현장으로 바뀔 수 있고 거기에 예술가 자신의 자의식이 수반되는 작업이 연결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현실이면서 이미 더 이상 실재세계가 아니고 그 자체 독자적인 생명을 가지는 비실재로서의 가상세계가 되는 것이다.

김종학의 작품세계는 바로 이러한 특성을 근간으로 하며 그가 채택 하는 표현재료와 방법에 따라 이 줄거리를 끈질기게 지켜나가려는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 한다 하겠다. 그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그것이 아무리 극사실적인 표현대상으로 가능한 것일지라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피동적인 세계가 아니며 그 사물에 대한 이미지와 그것의 기억으로 점철되는 자기 존재의 현재를 보는 일이 된다.

이제 그의 그림은 진화하고 있다. 초기의 흑색 위주의 색채감에서 그리고 무거운 중량감에서 벗어나 이번 전시에는 특히 현대산업생산물을 과감히 사용한 재료와 더욱이 번들거리는 단일 색채의 날렵한 드로잉적 선의 표현은 바로 동시대인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 욕구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전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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