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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의 예술

김준기

도시는 움직인다. 그것은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와도 같아서 태동과 성장과 낙후를 반복한다. 이러한 도시의 움직임에 따라붙는 검은 그림자가 있다. 도시 재개발이다. 대부분의 도시 재개발은 파괴와 건설 중심이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재개발이 아닌 재생 개념이다. 도시 재생은 오래된 것들을 하나의 문화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프로젝트이다. 도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유기적인 관계설정과 사회적 합의도출이 필요하다.

우선은 관의 행정력이 무차별적인 난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의 차원에서 긴밀하게 각 부처의 역량을 조직화해야 한다. 여기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개입이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과의 접점을 형성하는 일인데, 이 대목에서 절실한 것이 바로 인문학적 접근이다. 도시생태와 자연생태, 재생의 문화, 나아가 역동하는 우리의 삶을 헤아릴 가슴과 머리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시민들의 각자 다른 이해와 요구를 수렴해 가면서 프로젝트를 실행할 실천적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법이 예술적 접근이다. 예술은 이미 상당히 적극적인 방식으로 삶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공공미술이나 커뮤니티 아트의 이름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은 가치의 생산을 제일 큰 덕목으로 삼는 소통 기제이다. 예술적 소통은 합리성 너머의 감성적 소통을 매개한다. 예술은 갈등과 조화를 모색하는 문화생산의 전초기지이다.

오래된 도심지에는 예술이 넘쳐난다. 그곳에는 전시장과 극장이 있다. 과거와 미래를 매개하는 서사가 넘쳐난다. 부산의 동광동이나 대구의 동성동, 대전의 대흥동 등 대도시의 원도심들이 예술을 매개로 활성화하고 있다. 원도심의 예술적 진화는 그만큼 오래된 도심지가 가진 문화적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그것은 건축, 도시계획, 디자인, 생태, 주거, 복지 등 다양한 의제들이 공존하는 통합적인 재생 프로젝트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예술은 다른 영역들을 두루 꿰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고독한 창조자로서의 예술가 개념은 20세기 모델이다. 이제 예술가는 작업실 바깥의 실재공간에서 전문가와 시민, 예술과 사회를 매개하는 창조적인 행동가로 전환하고 있다. 예술이 공동체와 만나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는 협업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도시를 예술이 꽃피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려는 예술의 에너지를 도시재생에 접목하는 슬기가 필요한 때이다.

-대전일보 2010.7.15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89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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