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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손수호] 베니스 비엔날레

손수호

‘물의 도시’ 베니스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물 위에 건설된 구조가 그렇고, ‘베니스의 상인’에서 보듯 상업도시의 역사도 유구하다. 문화자원은 또 얼마나 많은가. 베니스의 중심격인 산 마르코 성당은 이집트에서 마르코(마가)의 유해를 훔쳐 수호성인으로 삼은 스토리 텔링이 있다. 이곳을 무대로 활동한 카사노바의 유전자는 바람둥이 총리 베를루스코니로 이어지고 있다. 바닷길을 오가는 곤돌라 운전사도 ‘산타 루치아’를 멋지게 뽑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베니스가 낡고 우중충한 도시는 아니다. 과거와 오늘이 공존하는 역동의 공간이다. 고풍스런 도시에 현대의 숨결을 불어넣는 대표적 행사가 영화제와 비엔날레다. 1932년에 시작된 베니스 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면서도 칸에 좀 밀리는 모습이지만 역사는 가장 길다. 영화제 대상 수상자는 날개 달린 황금사자 트로피를 받는데, 여기서 사자는 복음사가 마가를 나타내는 베니스의 상징이다.

영화제에 비해 비엔날레는 가히 독보적이다. 2대니 3대니 경합할 곳이 없다. 휘트니 비엔날레나 카셀 도큐멘타를 꼽지만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다거나, 조각 위주라는 개성이 있을 뿐 베니스와 견주기에 부족하다. 1895년에 창설돼 세기를 훌쩍 넘는 동안 미술 강국 프랑스도 감히 베니스에 대적할만한 비엔날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가관을 운영하는 것도 베니스만의 특징이다.

세계 최고최대 규모의 미술 올림픽 격인 2011 베니스 비엔날레가 대장정에 들어갔다. 지난 4일 개막해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미디어가 전하는 비엔날레 풍경은 발랄한 상상력의 잔치다. 뒤집힌 탱크 위를 트레드밀 삼아 달리는 설치미술이 미국관에 등장할 줄 누가 알았겠나. 독일관은 ‘두려움의 교회’라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아예 예배당을 옮겨놓았다. 한국관을 단독으로 꾸민 이용백 작가의 꽃무늬 군복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손색 없어 보인다.

예술에는 우열이 없다 해도 관심을 접을 수 없는 것이 상이다. 올해 본 전시는 미국 작가 크리스천 마클레이, 국가관은 독일이 차지했다. 한국 작가로는 1993년에 백남준이 황금사자상을 차지했으나 독일 대표 신분이었고,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이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챔피언은커녕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도 받지 못한 것이다. 날개 달린 황금빛 사자는 언제쯤 우리 작가 품에 안기려나.

- 국민일보 2011.6.8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5035522&cp=nv<- 국민일보 20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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