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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만철]4대강 사업과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서만철

요즘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는 선사시대 생활상을 표현해 고래잡이에 대한 인류 최초의 기록으로 평가받는 문화재다. 유네스코도 그 가치를 인정해서 2010년 1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했다.

반구대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 건설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년 우기와 건기에 따라 침수와 노출의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구대암각화의 훼손 속도가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수위가 암각화 부분에 위치하면서 밤낮 기온 차와 삼한사온의 날씨 변화로 결빙과 융해를 반복하여 암각화의 풍화가 가속되고 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의 당면 과제는 그것을 하루빨리 물 속에서 건져내는 것이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학계, 시민단체들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서는 사연댐 수위를 52m 이하로 낮추는 것만이 최선책임을 누차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식수 부족을 이유로 반구대암각화 전면에 임시제방 설치 및 유로 변경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암각화와 주변 암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고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요구 사항인 주변 경관 유지에도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공청회에서 국토해양부는 사연댐 수위를 만수위 해발 60m에서 52m로 낮출 경우 하루 3만 t의 수량이 부족하게 되지만 울산시의 현재 물 공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토부는 울산시의 장래 청정수원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대체수원 확보를 위해 경북지역의 운문댐 여유 수원과 울산권의 대암댐 용도 전환을 포함해서 하루 12만 t의 수량을 울산시에 공급하는 방안을 계획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운문댐 여유 수원 활용과 관련된 ‘경북·대구권 맑은 물 공급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운문댐의 여유 수원 활용은 무산되었다. 이를 지켜본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물 부족 현상을 겪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문화재는 한 나라의 국격(國格)은 물론이고 국가 이미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다. 따라서 반구대암각화 보존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우선 댐 수위 조절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울산시와 울산시민, 중앙정부가 중지(衆智)를 모아나가는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데 적극 협조함으로써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야 한다. 아울러 중앙정부도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의 물 부족 현상에 대한 미래 불안요소를 말끔하게 해소해 주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즉 4대강 사업을 통한 낙동강 물의 적극적인 활용과 대암댐의 용도 전환으로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이 염려하는 미래 청정수원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비로소 반구대암각화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재로서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 동아일보 2011.8.23
http://news.donga.com/3/all/20110823/39727490/1<- 동아일보 20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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