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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예연감] 2004년 미술 분야 현황 분석

편집부


2004년 미술 분야 현황 분석 | 이선영


1. 2004년 전시 현황
2004년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는 총 7,313건으로 2003년보다 566건이 늘어났다. 여기에 한국의 작가가 해외에서 한 전시 100건을 포함시키면 총 7,413의 전시가 조사되었다. 문예진흥원에서 발간하는 『문예연감』의 전시통계를 보면, 2000년에 6,351건, 2001년에 6,388건, 2002년에 6,703건, 2003년에 6,747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시의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볼 때 주요 전시의 숫자가 그만큼 늘어난 것은 아니다. 몇 년간 전반적으로 어려운 국내의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전시회의 숫자가 줄지 않은 이유는 사라지는 전시장보다 신생 전시장이 더 많고, 과거에는 소리소문없이 교내 등에서 치러지던 각종 졸업 전시 및 과제전, 그리고 아마추어 미술활동이 전문 미술전시장으로 대거 진출한 것에 따른 것이다.
미술대학 정도가 아니라, 과단위로 세분된 졸업전이나 과제전은 전국의 미술대학 수를 생각해본다면 그 숫자가 엄청나다. 외부 자본을 유치하여 교내 건물 신축붐에 따라 속속들이 생겨난 각 대학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기획전들도 한몫한다. 예비 작가군이라고 할 수 있는 미술대학 학생이나 졸업생 이외에, 아마추어 미술 집단의 전시 증가세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재단의 전시 장소 및 기금 지원의 힘이 크다. 지역 편중은 여전해서, 전체 전시 7,313건 중의 4,075건이 서울에 몰려 있다. 그것은 전체의 54.96%를 차지하고 있어, 경기도 지역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서만 71.74%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인 듯도 하지만, 서울은 그 어떤 수도이기 이전에 문화의 수도라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장르적 비율을 보면, 표면적으로 현대 미술의 주요 장르가 영상이나 설치인 듯도 하지만, 실제 전시에서 이루어진 분포는 회화가 전체의 34.69%를 차지하여 여전히 많았다. 여기에 한국화 12.85%를 합하면 총 47.54%로, 여전히 ‘미술’ 하면 그림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2004년도 전시의 현황을 세목별로 살펴볼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조사의 기준에 대해 언급해두고자 한다. 2004년 전시 조사는 전시 팜플릿 및 엽서, 미술 월간지 3종, 지방일간지의 미술 기사, 각 미술관 및 갤러리의 홈페이지, 문예진흥원의 공문 발송에 의해 각 전시장에서 보내온 2004년도의 전시일정 자료들, 김달진 연구소에서 나오는 서울아트가이드 등을 종합적으로 참조하여 작성된 것이다.
장르별 구분은 회화의 경우 서양화/동양화가 아니라 회화/한국화로 하였고, 요즘 사용하는 평면/입체라는 애매한 용어 대신에, 회화/조각이라는 고전적인 분류 방식을 사용했다. 영상은 기자재들이 동원되기 마련이므로 대부분 설치와 연관된다. 그러나 싱글채널 비디오나 필름 상영처럼 영상만으로 이루어진 전시는 따로 구분하였다. 한국화 부문에는 서예와 전각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시서화 일체라는 전통을 존중해서이다. 전체의 14.62%를 차지하는 공예 부문에는 건축 관련 전시, 디자인, 전통공예 등을 포함시켰다. 그것들이 함께 묶인 것은 순수미술이 아니라, 응용미술이라는 기준에 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합’은 전체 비중의 15.70%를 차지해, 회화 다음으로 많다. 그것은 한 전시 안에 회화, 한국화, 사진, 설치, 영상, 공예 등등이 모두 포함된 경우를 말한다. 몇십 명 단위의 참가 인원으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단체전이 백화점 스타일로 전시를 하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장르별 비중은 회화, 종합, 공예, 한국화, 사진, 설치, 조각, 영상-설치, 유물, 회화-조각, 영상의 순서인데, 이러한 추세는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하였다. 전시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적는 항목에는 전시 제목을 옮겨 쓴 경우가 많다. 그것은 수많은 전시를 한두 줄로 요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단의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전시 테마를 압축할 수 있는 전시 제목을 결정하는 데 고민을 한다. 물론 여기에도 흔한 수사 어구의 조합이나 전시 내용 파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난해한 단어들이 나열된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전시 제목은 주최측의 의도를 직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유의미한 정보이다. 1년 동안에 이루어진 전시회 전체를 다루는 문제는 질적인 것이기보다는 양적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소수의 중요한 전시보다 그렇지 않은 더 많은 전시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미술 내적인 문제보다는 미술문화 전체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으리라 본다.
2. 2004년에 이루어진 전시
신진, 중진, 원로, 작고 작가 등의 분류 방식은 고루하기 이를 데 없지만, 많은 매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범주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관례적인 구분에 따르기로 한다. 2004년에 이루어진 작고 작가 전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박생광전이다. 2004년은 박생광 화백의 탄신 100주년을 맞는 해였고, 화려한 오방색의 세계로 ‘한국화’라는 장르를 확립한 작가로서의 위상이 고려된 것이다. 서울의 갤러리 현대, 스페이스 C, 경기도의 경기문화재단 전시실, 이영미술관, 경상도의 경남문화예술회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연중 내내 박생광 관련 전시가 열렸다. 고암 이응로도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응로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다. 강원도에 박수근미술관, 제주도에 이중섭미술관이 개관됨에 따라 박수근과 이중섭은 물론 동시대 화가들도 같이 조명되었다. 젊은 작가로는 조각가 류인의 5주기 추모전과 구본주의 1주기 기념전이 열렸다.
원로, 중진 작가 전시로서는 한국의 대표적 모더니즘 화가들인 정창섭,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등이 참여한 그룹 전시(경상도, 이현화랑, 6월)을 비롯하여, 김흥수, 김기창, 전혁림, 우제길, 변시지 전이 열렸다. 한국화 부문에서 기산 정명희, 남천 송수남, 사석원, 회화 부문에서 민정기, 문범, 설치 부문에서는 안규철, 홍명섭, 육태진 등의 전시가 있다. 보다 젊은 세대의 전시로서는 곤충만큼 작은 인형들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을 선보인 함진, 색색의 구슬로 꿰어 만든 유기체 이미지의 이불, 반투명색 끈과 구슬을 드리워 수많은 방을 연출한 이형주, 적혈구 세포들의 파동하는 듯한 현장 벽화와 페이퍼 컷 설치로 붉은 방을 연출한 지니 서의 작업이 돋보였다. 의료용 헬멧 같은 기구와 신체를 접속시켜 사이보그화되고 있는 현대인을 표현한 이형구와 동서양의 종교적 도상을 믹스하여 21세기의 만신전을 연출한 이한수의 전시는 신세대의 감수성을 대변하고 있다.
회화 부문에서는 수족관이라는 인공적이고 폐쇄된 공간 속에서 현대적인 삶의 공간을 발견함과 동시에 독특한 회화적인 공간을 창출한 정세라, 카오스 이론을 접목시켜 에너지가 넘치는 변화무쌍한 화면을 보여준 우창훈, 아버지의 몸을 풍경화하여 분단의 상처를 표현한 김재홍이 있다. 2004년 말미에 사루비아다방에서 열린 이순주 전은 전시장의 벽면 틈을 이미지 발생의 씨앗으로 삼아 그린 벽화로 화단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젊은 한국화가로는 먹과 호분으로 섬세한 상상의 세계를 펼친 백진숙이 있다. 디지털 이미지와 관련된 전시로서 사이버스페이스 등에서 수집한 남북한 이미지를 병치시킨 노재운, 항공기 소음이 심한 오쇠리 지역의 유령 같은 풍경을 디지털 카메라로 담은 강홍구, 얼굴 사진의 부분들을 지도처럼 죽 펼쳐놓아 ‘평면 위의 시간들’을 보여준 김영진의 작품이 있다.
미술 전문지인 『아트인컬처』가 선정한 12명의 작가전인 를 필두로 2004년에도 많은 신진 등용문이 있었다. 경기도 지역에서 <경기미술 새로운 상상전>이 경기 지역 7개 미대 졸업생 중에서 34명의 작가를 선발하였고, ‘경기아트페어’는 경기 지역 내 6개 대학의 젊은 작가 발굴 전시이다. 또 45세 미만의 작가를 대상으로 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이 있다. 전주 서신갤러리나 부산시립미술관의 경우에는 35세 미만을 신진작가의 기준으로 보았다. 많은 경우 지역의 미술대학에서 추천받은 작가 모음전을 신진작가 등용문으로 삼았다. 나이나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신진 등용문과 달리, <2004 영 아티스트 네트워크>(대구문화회관, 4월)는 서울과 지방의 10명의 대안공간 기획자들이 추천한 20명의 신진작가들의 전시로 다른 등용문들과 변별성을 가졌다. 그러나 현장의 평론가나 기획자들이 뽑은 ‘뉴 페이스 2004’나 ‘2004 영 아티스트 네트워크’의 경우, 주요 대안공간이나 미술관 등지에서의 활발한 전시로 이미 유명세를 타는 젊은 작가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신진 등용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2004년 이루어진 주요 단체전의 대부분은 기획전이다.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의 은 가변적인 공간의식을 주제로 한 설치전으로 김을, 박기원, 최진욱 등의 작가가 참여했고, 마찬가지로 공간을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의 기획전이 있었다. 토탈미술관에서 열린 <천국보다 낯선>은 ART OMI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범, 김종구, 오인환, 유현미, 이순주 등이 참여했다. 일본, 중국의 큐레이터와 대안공간 루프의 공동기획전인 는 이용백, 이형구 등 젊은 미디어 작가 56명이 대거 참여한 영상-설치전이다. MIA미술관에서 열린 <고난 속에 피어난 추상전>은 한국 추상미술의 계보를 되돌아본 학구적인 성격을 띤 전시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순수와 참여의 미학전>이 열려 한국 화단을 가르고 있는 양대 미학 진영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얼마 전에 지나갔지만 주요 미술현상이 될 것임에 틀림없는 자료 및 회고전의 성격을 지닌 전시도 있었다. 인사미술공간에서는 <4년, 2000~2004전>이 열려 지난 4년간 200여 명의 젊은 작가가 거쳐간 문예진흥원 소속 대안공간의 궤적을 살펴보았고, <리얼링 15년 전>(사비나미술관, 6월)에서는 80년대 민중미술로 대변되는 우리의 리얼리즘 미학의 현재적 의미를 물어보았다. 특히 사진을 매개로 한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지닌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박물관에서 열린 <그들의 시선으로 본 근대>전은 1930년대 일본 학자의 현지조사 사진을 통해 자료뿐 아니라 시선과 권력의 문제를 되짚어 보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까운 옛날>전은 사진으로 기록한 민중의 생활상을, 숙명여대에서 열린 <거울-사진에 보여진 우리 여성>전은 1880년대부터 1970년대 근대 시기의 여성상을 사진을 통해 조명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도큐먼트전>은 이러한 사진의 기록적 측면을 부각시킨 전시로, 840점이나 되는 사진이 대거 전시되었다.
3. 장르별 주요 전시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장르인 회화의 존재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전시가 많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의 평면 회화, 어제와 오늘>전은 한국 미술사에서 일획을 그은 모노크롬 회화를 돌아보았다.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열린 <영 리얼리즘>전은 회화의 기법을 고수하는 젊은 화가들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 밖에 <회화의 조건>전(인천 신세계 갤러리), <회화의 방법적 모색>전(인천 연수갤러리), <현대회화의 힘>전(부산 아트갤러리), 부산의 화랑 여러 곳에서 230명이 참여한 제8회 부산회화제, 대구 봉산 문화의 거리에 있는 15개 화랑이 참여한 <비구상작가>전, <회화의 조건>전(광주 신세계갤러리)은 전시 제목부터 전자매체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회화의 존재 조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회화라는 것이 단지 손으로 그리기의 문제가 아니라면, ‘회화’보다는 ‘재현’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국화 부문에서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풍경, 산수, 풍경>전에서 ‘풍경의 산수화, 산수의 풍경화’라는 화두를 던졌고, 2004년 말미에 열린 <한국화, 번지점프를 하다>전(안양 롯데화랑)에서는 21명의 젊은 한국화가들이 참여하여 한국화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였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서화아트페어>는 서화예술 부문에서 열린 최초의 아트페어로서 78명의 작가가 초대되었다. 공예 부문에서는 중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전통공예가 170명이 참여한 공예품 전시가 있었고, 현대 섬유미술 부문에서는 70명의 작가가 참여한 제11회 한국 섬유비엔날레가 있었다. 섬유의 도시 대구에서 열린 <혼성의 정원>전은 대규모 텍스타일 아트 도큐먼트로, 공예에 한정된 전시를 넘어서고자 했다.
판화 부문에서는 판화진흥회의 주최로 열린 ‘벨트 2004’가 서울의 5개 화랑에서 열렸고, ‘한국 현대 판화의 흐름’이라는 부제로 열린 『서울판화미술제』는(예술의전당, 4월)은 40개 화랑의 작가 400명이 참여했다. 한 달간 열린 『서울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서울시립미술관, 10월)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모한 판화작품 542점이 걸렸다. 다른 분야에 비해 조각 부문은 대형 전시가 뜸했다. 경기도에 있는 조각 중심의 전시장인 모란미술관에서 <되돌아보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전과, 춘천 MBC 호반광장에서 <2004 한국 현대조각 초대전>에 128명의 조각가가 참여한 것이 전부이다.
미디어 아트 부문은 ‘디지털 호모루덴스’를 주제로 한 『제3회 서울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같은 대형 전시부터 장지아의 개인전(서울아트시네마, 4월)에 이르는 여러 규모와 차원의 행사가 열렸지만, 전체 비중은 영상-설치, 영상을 합쳐서 1.74%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일주아트하우스 같은 영상 전문 전시공간에 힘입은 바 크다. 지방에서는 <뉴 미디어아트-현재 그리고 미래>전(청주 신미술관, 11월)과 한국의 테크놀로지 아트의 태동과 전개를 살펴보고자 한 전(대전시립미술관, 12월)이 있었고, <2004 현대미술 영상설치>전(대구문예회관, 9월)이 있다. 대안공간 반디에서 열린 『제1회 부산비디오 페스티벌』은 싱글채널 비디오만을 상영했다. 모란갤러리에서 열린 <미디어 워크숍>전은 작가와 영상 기술자를 연결시킨 프로그램으로 장르와 장르 간의 내적 연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장소 특정성’이라는 현대미술의 경향에 따라 전시장 외에서 이루어지는 전시의 수도 적지 않다. 이러한 장소 특정적인 전시들은 정식 미술전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관례적인 전시보다 미술계에 신선한 영향을 주곤 한다. <2004 바깥, 북한강>전처럼 그룹의 미학적 의도에 의해 야외에 설치작품을 하는 경우를 비롯하여 숲, 개천, 바다 등도 미술의 무대가 된다. 거리, 카페, 연구실, 빈집, 폐교된 교실, 심지어 버스 정류장의 쉘터부터 국회의사당의 로비까지 이른다. 그중 눈에 띄는 전시는 이화여대 박물관 기획의 <집의 숨, 집의 결>전으로, 전라도 영암 구림마을의 전통 가옥들에서 이루어졌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충돌과 흐름>전은 일제 시대부터 악명 높았던 형무소 내부의 감옥들을 전시장으로 삼았다.
2004년에 나타난 주요 경향은 전시장 자체도 ‘장소 특정적’으로 간주하는 점이다. 전시장 벽에 그림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리는 방식이다. <이야기하는 벽>전(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은 미술관의 벽을 소통의 매개로 삼고자 했다. 대안공간 풀과 갤러리 정미소의 벽에 작업한 샌 정, 그리고 사루비아 다방의 허름한 벽의 틈들에서 그림의 영감을 받은 이순주의 작업이 있다. 오픈 스튜디오나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작가의 작업실이 전시장이 되는 경우이다. 창동이나 쌈지스페이스의 오픈 스튜디오에서부터 경기도의 일산, 파주, 고양, 광주 등지에서 오픈 스튜디오가 연이어 열렸고, 아예 작업실의 현상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인 기획전인 <아틀리에>전(사비나미술관, 1월)도 있다.
인사동을 중심으로 한 전시장은 크게 대관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는 경향이 분명해지는 듯하다. 대관전이라 할지라도 특정 장르를 중심으로 한다. 종교인들이나 종교적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평화화랑ㆍ가톨릭화랑ㆍ빛 갤러리ㆍ진흥아트홀, 공예작품을 주로 하는 한국공예문화진흥원ㆍ통인화랑ㆍ가나아트센터, 한국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평아트센터ㆍ백악예원, 사진을 중심으로 하는 김영섭 진화랑, 와이트 월 갤러리, 한미사진갤러리, 갤러리 룩스 등이 그것이다. 대관 전문 갤러리는 한 건물에 4~6개 이상의 전시실을 갖추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시가 계속 열리므로 엄청난 전시회의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4. 정기적이고 관례적인 전시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것이 화랑가이다. 신년이 되면 신년 세화전들이 일제히 열리고, 봄이 되면 ‘신춘~~전’으로 시작되는 전시들이 봇물을 이룬다. 전시가 뜸할 것이라 생각되는 여름에도 전시는 계속된다. 갤러리 라메르가 7월에 기획한 <바다, 내게로 오다>전은 한창 더울 때 고명근, 구본창 등 국내 사진작가 20여 명이 참여한 바다를 주제로 한 사진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름 상품을 주로 선보이는 상업화랑의 기획전부터 다소 장난스런 <여름 납량>전 따위의 전시도 발견된다. 한가위나 크리스마스 시즌도 빠질 수 없는 계절 기획이다. 젊은이들의 주요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기념하여 열리는 전시도 있다. 절기 이외에도 4월이 되면 부활절 관련 전시, 5월이 되면 가족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전시들이 어김없이 열린다.
중요한 정치적인 기념일에도 관련 전시들이 몰린다. 5월이 되면 전라도 지역에서는 5ㆍ18 관련 전시들이 많이 열린다. 단순한 기록물 전시부터 5ㆍ18을 제주 4ㆍ3사건과 연관지어보는 역사적 기획까지 그 종류와 폭도 다양하다. 2004년에는 아테네 올림픽이 열린 해로 관련 전시가 많이 기획되었다. 김봉준, 김홍주, 안창홍 등의 화가 13명이 참여한 ‘그리이스 기행’전(사비나 미술관, 8월)도 그중 하나이다. 단체전의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그룹의 정기 전시이다. 보통 십수 년의 연혁을 가지고 있으며 매해 열리고 있다. 30회가 넘는 그룹들만 해도 춘추회, 일원회, 서울가톨릭 미술가회, 신미술회, 수채화협회, 홍익조각회, 시공회, 후소회, 창조회 등이 있는데, 그동안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히 동호회적인 전시를 넘어서 특화된 주제전으로 거듭나거나 신진 회원들의 무대로 적극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정기적인 단체전은 미협이나 민미협이라는 양대 미술단체의 전시들이 많다. 2004년의 전시 중 미협 제주도 지회전이 63회라는 연혁을 자랑했다. 민족민중 미술계열도 각 지방에서 ‘민미협 XX지부전’이란 이름으로 미협 같은 스타일의 전시를 연다. 서울의 경우 매해 <조국의 산하>전이 열리는데, 전시 테마가 매번 새롭게 정해지는 것 같아도 실제 전시에서 특별한 변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각 도마다 빠짐없이 열리는 미술대전, 사진대전, 서예대전, 미술실기대회들이 정기적인 전시의 대부분을 이루는데, 이러한 전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수상 기념전도 중요한 정기행사이다. 서울의 경우 <제23회 석남미술상 수상 작가전>(모란갤러리)이 열린 것을 필두로 <2004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전>(아트선재센터)이 열려 후보작가인 박찬경, 정연두, 플라잉 시티의 작품이 선보였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현대미술관에서 매해 뽑는 ‘올해의 작가’로 도예 부문에 김익영과 윤광로가 선정되었고, 단원미술대전에서 전인식, 나혜석미술대전에서 강경은, 모란조각대상전에서 김상균 등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04년에 열린 7,000여 건이 넘는 전시회의 제목을 훑어보면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이 꽤 있어서 한 시기의 미술문화의 일단을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형식적인 면에서 ‘OOO 서양화전’ 식으로 장르를 앞세우는 전시들과 작가에 대한 분류인 ‘신진, 중진, 원로, 작고, 여류’ 등의 단어가 들어간 전시가 많다. 그 밖에 작품 내용과 관련된 주제어로 자연, 인간, 일상, 삶, 존재, 사이, 흔적, 모색, 조망 등이 있었으며, 지역성을 강조하는 단어로는 ‘향토작가 OOO’ ‘남도의~~’라는 류의 표현도 많았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2004~~’ ‘오늘의~~’ 따위의 제목은 전시의 현대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최근 작품을 텍스트로 보는 관점이 반영된 ‘~~이야기’ ‘~~읽기’ ‘~~재해석’ ‘~~보기’ 등도 발견된다.
5. 대중문화, 대중계몽, 상품화와 관련된 전시들
미술의 대중성을 추구하는 전시는 대중문화가 직접 전시장에 들어오는 경우, 대중에 대한 계몽과 이벤트 성격을 띠는 것, 상품화나 판매전략에 집중한 것, 어린이나 아마추어, 종교인들의 작품전시 등이 포함된다. 유명 만화가의 전시회부터 대규모 국제 만화 페스티벌이나 만화축제, 만화영상전 등이 서울과 지방의 크고 작은 미술관에서 기획되었다. 단순히 만화전시가 아니라, 미술과 만화의 접점을 모색하는 전시로는 <아트툰, 툰아트>(가일미술관, 11월)가 있었다. 국립 현대미술관에서도 일상의 세속성을 적극 끌어들인 <일상의 연금술>전을 기획했다. 대중계몽이나 이벤트에 해당하는 행사가 미술의 외피를 빈 경우도 많다. 중국과 일본과 역사 및 영토 문제로 분쟁이 불거졌던 2004년에는 고구려 관련 자료전시나 역사왜곡, 독도에 관련된 전시가 많이 열려 발빠르게 시사문제를 반영했다.
고답적인 장르라고 간주되기 십상인 서예 부문이 대중적인 이벤트와 잘 결합되는 것도 특이하다. 대개 시민휘호대회, 가족 가훈전 등의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이미지를 채집하는 손쉬운 도구로 많은 복합기기와 더불어 흔해진 사진전 또한 많았다. 서울지하철 6, 7호선에서 전시된 <일회용 카메라로 기록하는 뉴 타운>전은 서울시가 선정한 12개 뉴타운 개발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일회용 카메라로 지역의 모습을 기록한 전시이다. 디지털 기술로 복제된 르네상스로부터 현대까지의 명화가 전시된 <거장의 숨결>(세종문화회관, 1월)전은 대중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판매전략이 두드러진 전시는 대개 작은 사이즈의 많은 작품, 그것도 지명도가 있는 작가들을 끌어들이곤 한다. 대개 ‘유명 인기작가 1000점’ ‘100인 조각가의 작은 기념비’ ‘스몰페인팅’ 등의 제목을 달고 있다. 서울과 지방 곳곳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나 화랑미술제 등도 중요한 시장이다. 그 밖에 벼룩시장의 성격을 띠는 전시, 바자회전 등이 있다. 그중에서 전(카이스갤러리, 3월)은 현대 벽화의 판매 가능성을 타진해본 전시로, 시장성뿐 아니라, 전시의 질도 확보된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대중성과 관련된 가장 활기있는 전시는 역시 어린이 관련 전시이다.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이 전시들은 특히 방학 때 집중 기획되며, 미술체험, 미술치유 등등 여러 목적과 결합되고 있다.
스님이나 신부님 등이 작가로 나서는 종교인의 미술활동은 아마추어급부터 프로급까지 여러 수준이 있겠지만, 종교의 보편성으로 인해 순수 미술작품 못지않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술을 통한 종교 간의 대화도 많이 시도된다. 이러한 예로 <가톨릭과 불교 미술인의 만남>전(법련사 불일미술관, 12월) 그리고 <대한민국 종교미술제>(예술의전당, 10월)가 있었다. 종교미술제에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한국의 여러 종단이 참여했다. 아마추어 미술활동의 전문 전시장 진입 현상도 활발하다. 중고등학교 사생대회, 대학 미술동호인의 작품전, 교원이나 공무원들의 작품전, 각종 문화센터, 아카데미 출신의 동호회전, 최근에는 온라인 미술동호회까지 가세하고 있다.
6. 소수자들
소수자에 대한 늘어나는 관심은 미술 자체가 소수의 것으로 축소 또는 밀집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각과 관련된다. 그것은 외국인 노동자, 입양인, 여성, 청소년, 장애인, 북한, 환경에 대한 주제로 나타났다. 먼저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다룬 전시로 <함께하는 세상>전(진흥아트홀, 6월)과 전(쌈지스페이스, 8월)이 있다. 금산갤러리와 동산방화랑 등에서는 한국 해외입양 50주년을 기념하여 <해외입양인 미술>전이 열려 11명의 입양 출신 작가의 작품이 선보였다. 사회의 소외계층인 장애인 관련 전시도 많았다. 대개 협회로 조직되어 있고, 전국 단위의 <장애인 미술대전>도 14회의 연혁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에 의한 전시가 있는가 하면, 장애를 치유하려는 전시가 있다. 그것은 병원 등의 현장에서 환자들을 위로하려는 전시부터 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기획전까지 다양하다.
<치유의 이미지들>전(대전시립미술관, 7월)은 미술의 소통을 통해서 정신병을 치유해보자는 의도가 있었고, <상상이상>전(영은미술관, 9월)은 장애인과 작가가 워크숍을 통해 공통의 표현양식을 찾아보려 하였다. 그러나 치유를 주제로 한 전시들은 정상/비정상이라고 구분되는 사회의 관례적 범주에 대한 보다 치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은 조직적으로 그리고 가장 대규모 차원에서 억압받는 타자라고 할 수 있다. 미술에 있어서도 그들은 교육과 계몽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다. ‘프로젝트 대기 중 OOO’전(숲갤러리, 8월)은 청소년과 작가들 사이에 이루어진 워크숍 과정과 그 결과물을 함께 전시한 대안미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되었다.
우리 안의 타자라고 할 수 있는 북한에 관한 전시도 우리 문화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가늠해보는 주요한 행사이다. <북녘의 4대 화가>전(세종문화회관, 6월)은 북한의 화가 선우영, 정창모, 김상직, 김기만의 조선화를 선보였다. 특히 북한과 접점인 경기도 지역에서의 북한 관련 전시가 많았다. <2004 경기통일미술전> <남북작가 교류전> <우리민족대회 보도사진전> 등이 그 예이다. 여성은 세상의 반이나 차지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소수자이다. ‘페미니즘’이 유행했어도 그렇다. 지역마다 열리는 여성미술대전이나 비엔날레 등은 관례성 전시일 수도 있지만, 양이 축적되면 질적인 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인천 여성비엔날레’에서는 ‘여성의 좌절과 기쁨’을 주제로 하였고 <부천 여성미술인회>전은 ‘부천여성의 미학’을 주제로 열렸다. 용인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여성, 그 다름과 힘>전에서는 윤영자, 윤석남, 이불 등 유명 여성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단순히 여성작가들의 모임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정치적 목표를 가지는 특화된 전시로 여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 <여성, 섹슈얼리티, 그리고 장애여성의 정체성 찾기>전을 들 수 있다. 홍대 앞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 <밤 속의 또 다른 밤>전은 밤풍경을 그린 여성작가 3인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타자성을 미학적으로 확인해본 전시였다. 사라지고 있어서 보호해야 할 가치로 부각되는 환경에 대한 관심은 환경보호 캠페인 식의 대중 이벤트가 많다. 가령 환경사진 공모전은 각 도시마다 열리고 있다. 그러나 자연환경을 자체의 미학적 주제로 삼아 수십 년의 역량이 축적되어 결실을 맺은 행사가 있었다. 8월에 충청도에서 열린 『금강 자연미술 비엔날레』는 지역 미술그룹인 야투가 ‘미술을 통한 자연과 환경,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30개국의 작가 64명을 초대했다.
7. 지역성
전체 전시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전시들은 큰 의미가 있다. 대개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자연, 풍속도를 담은 전시이고, 지역 축제와 연관되어 열리는 미술행사가 많다. 지역 교류전의 경우 영남과 호남 간의 교류가 가장 활발했는데, 그것은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지역 대립의 문제를 문화로나마 해소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경기 지역에서 열린 ‘2004 경기북부-비무장지대 조망’전은 휴전선과 인접해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기도 북부의 작가 60명이 참여했다. 파주시 황포돛배 선착장 일원에서 열린 『임진강 시각예술 축제』는 임진강 주변에서 펼쳐진 미술축제였다. 지역 작가들을 적극 소개하기 위한 <수원의 젊은 작가들을 아세요>(수원미술전시관, 10월)나 <기전아트페어>전(경기문화재단 전시실, 11월)도 지역의 미술인들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금관 가야와 신라>전(부산 복천박물관)이 열려 유물을 통해 가야와 신라의 문화를 비교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부산사랑 100경>전(부산시청전시실)은 부산시가 선정한 100개의 경관을 37명의 화가들이 그림에 담는 행사였고, <자화상 60인>전(대백프라자갤러리)은 작고 작가를 포함하여 대구와 경북 지역의 작가 자화상 60점을 전시하여 지역의 미술인들의 초상을 알렸다. 특히 전라도 지역은 한지 관련 전시가 많다. <신비의 한지>(팬아시아 종이박물관)전, <한지, 새로운 모색>전(전주 공예품전시관), <파피루스>전(전주 전통문화센터), <우리 종이 공예>전(영암 도기문화센터), 『제10회 한지공예대전』(전북예술회관) 등은 전주 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매달 열리다시피 한다.
강원도는 관광의 도시답게 지역 축제와 연관된 미술행사들이 많다. 강릉 국제관광민속제(6월), 경포여름바다 미술제(7월), 대관령 자연미술제(9월) 등이 그것이다.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신사임당 미술대전도 큰 행사이다. 특히 2004년에는 신사임당 탄신 500주년을 맞아 강릉 오죽헌 시립미술관에서 기념전시가 열렸다. 제주도 역시 관광도시로서의 면모가 있지만 지역의 역사와 관련된 전시도 많다.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동방에 온 선원, 하멜의 꿈 350년>전(5월)이 열렸고, 제주 4ㆍ3운동과 관련된 미술전도 열렸다. 많은 전시장과 전시회가 몰려 있는 서울의 경우 구 단위로 미술단체가 조직되기 시작한 것도 특징적이다. 서초미협, 강남미협 등의 이름을 건 단체전이 그것이고, 대개 잡다한 시민행사로 채워지는 구 단위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은평미술의 오늘>전(은평문화예술회관, 11월)이 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8. 국제교류전
우선 광주, 부산, 서울 등지에서 열린 대규모 비엔날레가 대표적인 국제교류전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라는 주제로, 『부산비엔날레』는 ‘틈’을 주제로 했는데, 전시부제에서부터 대규모 전시가 귀착되기 마련인 거대 담론화를 경계하기 위한 의도가 역력하다. 국내에서 열린 외국작품 전시는 총 156건으로 전체 전시의 2.10%를 차지한다.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로 거론되는 작가의 전시가 많이 열렸다. 나무에 박힌 못과 붕대 등으로 역사 속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표현한 귄터 우에커, 회화 안에 새로운 매체의 속성을 종합한 시그마 폴케,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한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 에바 헤세, 비디오 설치 부문의 부르스 나우만, 제임스 터렐, 대지 미술가 리처드 롱 등이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미술전시로 많은 관중을 동원한 ‘블록버스터형’ 전시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전> <앙코르와트 보물전> <진시황 유물전> <톨스토이전> 등이 있다. 소규모지만 세계 여러 지역의 민속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으로는 아프리카 쇼나 조각전, 파푸아 뉴기니의 부족미술전, 멕시코 전통가면전 등이 있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등은 우리 나라에서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미술가이다. 대개 많은 돈을 들여서 행해지는 블록버스터형 전시는 전국순회전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을 만나고 경제적으로도 수지를 맞춘다. 이러한 전시들은 미술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더라도, 대다수의 대중이 미술 전시회를 1년에 한두 번도 안 가보는 실정에서 잠재 미술인구의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외국의 전시 경우 회화 다음으로 많은 장르가 사진 전시이다. 사진전의 열풍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미 사진사에 등재된 사진가인 안셀 아담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으젠느 앗제, 만 레이, 헬무트 뉴튼, 로버트 프랭크 등의 전시가 열렸고, 현역이라고 할 수 있는 토마스 루프, 피에르 & 쥘의 사진전도 인기를 끌었다. 유럽 지역과의 교류전으로 전(아트선재센터), 전(이화현대미술관)이 있었고, 호주 지역은 <서울-브리스번 작가교류>전(쌈지스페이스), 아시아권은 <아시아의 지금-에피소드>(청주예술의전당)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 국내외 대학 간의 학생교류전이 국제 교류의 일단을 차지한다. 한국의 작가가 해외에서 전시를 한 건수는 100건 정도가 조사되었다. 미국에서 37건, 일본에서 24건, 프랑스가 18건의 전시가 이루어져서, 현대미술의 중심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2004년에 해외 전시를 치른 젊은 작가군으로는 양혜규(독일, 3월), 이불(호주, 11월), 김민과 최문(스위스, 12월) 등인데, 모두 설치작가들이다.


※ 출처:<2005 문예연감> 미술편-현황분석
※ 표는 <2005 문예연감>의 원문 참조
- <표 1> 2004년 전시통계
- <표 2> 2004년 국내전시 월별 통계(2003년 합계 비교)
- <표 3> 2004년 국내미술 해외전시 국가별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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