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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이 정보가 될 때

이선영

미술작품이 정보가 될 때
이선영│미술평론가

1. 미술정보지의 인기
미술인들은 미술잡지에 난 기사 한두줄, 작품 사진 한두장에 매우 민감하면서도, 정작 미술잡지를 생각만큼 많이 사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미술인구나 미술시장의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수의 잡지들이 발간되고 있고 또 창간되고 있다. 전문 미술잡지도 이미 많은 지면이 광고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독자가 아니라 광고주에게서만 책자 발간의 후원을 받는 정보 무가지가 미술 분야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일간지의 경우, 아침 출근길 무가지의 등장으로 신문시장의 판도가 크게 달라졌다. 그것은 경쟁이 보편화되어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뻔한 시장을 갈라먹는 것이기 보다는 전문화와 분화, 혁신을 요구하는 시장의 압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생산적일 것이다.
공짜로 얻는 것이지만 이들 미술정보지가 가지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실제로 미술인들이 미술잡지를 잘 사보지 않는 상황에서, 심지어는 보편화된 인터넷에서조차 활성화되지 않은 미술 분야의 정보 유통의 특성상, 그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술전시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비치되는 것이고, 실제로 전시장을 찾는 관객의 손에 쥐어져서 활용되는 것이니 만큼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당장은 보이지 않는 이 가치가 미술계의 자생적 토양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앉은 자리에서 무슨 전시가 어디에서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가보지 않는 이들과, 미술정보지를 지도처럼 들고 다니며 전시장을 직접 찾는 이들을 비교해 본다면, 비록 후자가 익명의 관중일지라도 미술계에 더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미술행위의 기본이 전시이고 전시가 활성되어야 그 다음, 즉 담론이나 시장도 가능한 것이라고 할 때, 전시회 정보에 관련된 전문 정보지의 존재는 미술문화의 풍요로움을 위해 필수적이다. 지금 필자 앞에도 세 종류의 미술 정보지가 놓여있다. 김달진 미술연구소에서 나오는 [서울아트가이드], 미술월간지 아트 프라이스의 부록이자 자매지인 [리뷰], 그리고 얼마 전에 창간된 [아트 앤 뮤지엄]이다. 아트가이드와 리뷰지는 전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아트앤 뮤지엄은 전시장에서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는데, 가격 표시가 없는 것으로 보아 무가지라고 생각된다. 연륜과 경향은 다르나 무료 미술정보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술인에게 가장 친근한 것이 2001년 말에 창간된된 [서울 아트가이드]이고, [리뷰]가 2003년 중순에 창간 되었으며, [아트 앤 뮤지엄]은 7월호로 두권째를 맞고 있는 신생 매체이다. 필자는 7.8월호의 미술정보지를 차례로 읽어보면서, 미술작품이나 전시가 정보로 변화하는 방식의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잡지가 실제로 발간되는 데에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할 때, 미술잡지에 광고가 너무 많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광고 역시 정보이며, 독자 내지 소비자에게 딱딱한 계몽적 지식전달이나 취향 및 이데올로기적인 강요를 넘어서 설득과 유혹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는 면에서 광고는 즐거움을 준다.
미술잡지도 광고가 더 볼거리가 많을 때도 있다. 사실 광고없는 매체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미술인들은 잘 읽지 않는 고약한 버릇도 있는데, 글자가 별로없이 전면으로 깔리는 전시광고 속의 작품 사진들은 읽혀지지 않는 글 속에 파묻힌 조그만 도판보다 보기에 좋은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 전문미술 잡지의 편집 방향에 있어서 이상한 옹고집같은 것이 느껴질 때, 차라리 중성적인 정보제공 및 자유롭게(?) 편집된 미술정보지가 더 편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러나 미술 정보지에 있어서도 정보가 제시되는 방식의 효율성 문제나, 각 정보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성의 문제는 공공적으로 거론될 수 있지 않을까한다.

2. 신생 매체에 대한 실망
세 권의 정보지를 비교해가며 읽어보니, 가장 최근에 창간된 [Art & Museum]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너무나 허술하고 엉성한 편집때문이다. 신생매체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미 두개의 미술정보지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다면 또 다른 경쟁력이 있어야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잡지를 살펴보면 창업이념과 주력사업이 정보지 발간 그자체에 있는 것은 아닌 것같다. [Art & Museum]은 한국 온라인 미술연구소(소장; 윤형재)에서 발간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잡지의 편집 방향을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거시적인 문화정책 및 프로그램을 제안하여 문화예산의 효율적인 집행토대를 마련하고 다른 예술분야와의 연대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문화예술 교육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국가 이미지 재고에 큰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발간 목표에 나타나듯, 주된 사업 목표는 아트컨설팅이나 아트 프로젝트인 듯하다. 정보지의 형태로 특정한 목표를 가지는 단체의 기관지를 내는 경우라 할 수 있다. vol.1인 6월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기사인 ‘Art &Issue’ 코너에 인천국제공항이 ‘한국의 얼굴로 다시 태어나야 함’을 역설하며, 7월호에서도 권두 기사로 인천국제 공항 문제가 나오면서 아트앤 뮤지엄이 제안하는 희망사항들이 그려져 있다. 버스 정류장 입간판 디자인 등도 제시되어 있는데, 마치 서울시에 제안하는 미술 프로젝트 같다. 공공미술시장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 엄청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것이므로, 프로젝트를 따기위해 잡지 하나 만드는 것 정도는 그렇게 무모한 일은 아니다.
그 밖에 온라인 미술관으로서의 아트앤 뮤지엄 사업이 있는데, ‘온라인에 380개의 전시관을 준비하여 온라인 상에서 작품을 홍보 전시 판매하고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트 상품부터 미술학원 사업까지 다각적으로 사업구상이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 자체가 아니라, 사업 구상을 펼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Art & Museun people' 코너에서 윤명로, 박서보, 윤형근같은 원로작가들의 사진이 한페이지씩 나오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뜬금없이 오페라 연출가나 지휘자, 성형외과 의사 사진 등이 한 페이지씩 나온다. 미술을 넘어서 종합 문화 교양지를 추구하기 때문일까? 추측컨데 잡지의 후원자나 잡지 발간에 관련된 내부인사일 가능성이 높다. vol.2에도 이러저러한 꼭지에서 같은 인물이 계속 나오는 점이 이러한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차라리 광고가 낫지, 광고주 및 ‘도움을 주는 이’의 전신 사진을 몇 페이지를 계속 넘겨가며 보는 것은 상당히 거북하다. [아트앤 뮤지엄]은 미술정보 제시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많다. 이 잡지의 주요 사업인 ‘온라인 미술관’ 코너를 보면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온라인 상에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으로 되어있다. 김태호, 박서보, 신현중, 이석주, 한운성, 윤명로, 한만영 등 미술대학 교수급 화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이중근, 정세라등 젊은 작가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아트앤 뮤지엄]의 종이 잡지에 한 페이지씩 작품사진을 실었다. 작가와 비평가의 짤막한 코멘트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누가썼는지 알수 없는 멘트도 삽입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에 아무런 언급이 없이 작품사진과 작가 이름만 나와있다. 모든 작품에 작품 제목 및 크기, 재료 등 기본 정보에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다. 다음호인 7월호에서는 다행히 캡션은 붙어있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글은 단 한줄도 보이지 않는다. 대화하기 위해 마주했는데,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 앞에 앉은 것같은 불편함이 느껴진다.
[아트앤 뮤지엄]의 주요 갤러리, 전시장의 주소와 전시일정 코너에서 다른 미술정보지와는 달리 커피샵 광고, 잡지 광고, 백화점, 항공사, 호텔 광고가 로고로 삽입되어 있다. 미술이면서 광고라기 보다는, 광고 그자체처럼 보여진다. 귀퉁이에 있기는 하지만, 전시일정과 같은줄에 레이아웃 되어있는 스파게티집이나 카페 광고, 전시일정 사이사이에 홈페이지 제작문의나 작품렌트 문의 전화같은 자사 광고가 배치되어 있다. 다른 페이지에서는 널널하게 편집하다가, 정작 중요한 정보제공 지면을 광고로 침해하는 것은 거부감이 든다. 미술관련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전시일정 안에 갤러리 로고가 실린 광고가 있는데, 그 달에 하는 전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그것은 그냥 특정 갤러리에 관한 광고인가?
전시일정에서 박스로 강조점을 준 화랑들이 몇 개 있으나, 그 중에서 구체적인 전시일정이 있는 곳은 인사동과 사간동 지역에서 갤러리 현대 뿐이다. 전시 일정 끝머리에 작가 사진이 실려있는데, 전시 중에 있는 작가인지, 단순히 후원자인지지 모호하다. ‘아트앤 뮤지엄이 선택한 갤러리’ 코너에는 박영덕 화랑, 박여숙화랑, 현대화랑, 리즈 갤러리, 카이스 갤러리, 가나아트 스페이스, 국제화랑, 아라리오 갤러리 등이 나와있는데, 주소,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만 댕그라니 있다. 미술관이라는 단어가 잡지의 제호에 들어갈 정도면, 어떤 미술관이 왜 선택되야 하는지 정도는 제시해야 하는 것아닌가? 바로 옆페이지의 편집된 중국집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 맛집 소개도 그보다는 구체적이다.
마찬가지로 ‘아트앤 뮤지엄이 선택한’ 음악, 뮤지컬, 오페라, 연극, 춤의 일정이나 아트 앤 뮤지엄이 선택한 몇몇 카페, 레스토랑, 바 등이 상호명만 죽 나열된 페이지도 정보라면 너무 빈약하고 광고래도 너무 썰렁한 페이지였다. 뮤지컬, 연극, 오페라, 음악 등의 일정이 실려 있으나, 각각 10개 이내의 일정에 불과한 것을 보니, 전체를 포괄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마치 수첩 뒤에 형식적으로 붙어있는 문화행사장 전화번호같은 임의성이 보인다. 그 다음페이지는 공간을 중심으로 문화행사 일정이 소개되어 있는데, 사진, 뮤지컬, 클래식, 발레, 합창, 아트페어, 대중가수 콘써트, 연극, 무용 등 여러 가지가 맛보기 식으로 나열되어 있다.
미술의 경우 예술의 전당 대관전시인 ‘대영박물관 한국전’, ‘카르티에 브레송’전 등 입장료가 비싼 전시가 끼어있다. 미술관 관련 잡지를 표방한다면, 공공미술관에서의 대관전시 관행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세계 유명 미술관의 로고로 도배된 7월호에서 미술관이 나오는 방식은 더욱 기괴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건물 사진이 나와있고 7월 중 진행되고 있는 전시나 행사에 대한 소개를 짧게 덧붙여 놓았다. 대개 그 건물들 모르는 사람 없는데, 적어도 한달을 주기로 새로 나오는 잡지에서 행사와 관련된 이미지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전경이 포함된다면 미술관과 작품이 동시에 소개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미술관 건물을 비교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뒷페이지에 실린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LG 아트센터, 국립극장의 내외부 사진이 실린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오페라나 뮤지컬 사진은 없다. 텅 빈 객석과 막내린 무대 사진과 행사일정 안내의 병치는 뭔가 초현실주의적인 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아트앤 뮤지엄]은 글자가 별로 없는 편인데, 7월호에는 마치 사설처럼, 유일하게 긴 텍스트가 하나 끼어 있었다. 외국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필자가 쓴 글인데, 두페이지 가량의 영문이 수록되어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첫 번째 이야기’ 라는 두페이지 분량의 긴 글이다. 한국 미술을 외국에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에 대한 한개인의 감상적인 글이 굳이 영문으로만 나와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지. 수수께끼 풀이의 답처럼 한참 뒷페이지에 같은 글의 번역문이 실려있는 것도 황당하다. 다소 시시콜콜하게 문제점을 들먹거리는 것은 기왕에 ‘미술과 미술관’을 표방하면서 새롭게 출범한 매체이고, 잘 살아남아서 미술정보지도 보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고 싶은 바램에서이다.

3. 특화된 미술정보지
[리뷰]지는 2003년 중순에 창간된 월간지 [아트 프라이스]의 자매지이다. 아트프라이스는 국내외의 미술시장 및 작품가격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특화된 월간지로 출범했다.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에 배포되며, 주요 콜렉터 3000명에게 개별 발송된다고 하는데, 전국 단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미술시장과 관련된 주요인사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는 점이 특화된 정보지라고 할 수 있다. 작품 가격의 공시도 특화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역 편집장 제도를 통해 서울을 비롯 10개 지역의 전시 소식 담당 필진이 있어서 각 지역별로 전시 및 미술계 소식들이 수록된다. 전시일정 속에는 스폰서 화랑의 강조되어 있고, 페이지 가장자리에 스폰서 화랑 및 전시작품 사진이 같이 배열되어 있어, 정보와 광고의 균형감각을 살리고 있다. 지방전시의 경우 지역의 미술계 소식과 전시일정, 그리고 자세한 화랑지도가 있다.
해외 전시소식도 한페이지 정도 할애되어 있어 축소된 미술잡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리뷰]지는 정보이자 광고인 전시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어 편집진의 노력을 통해 정보에 질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광고를 제외하고 제일 먼저 나오는 ‘이달의 우수전시’코너가 그러하다. 평론가 27명을 포함하여 작가, 화랑관계자 등 50여 명이 넘는 미술관계자들의 앙케이트 결과물로 이루어지는데, 익명적인 채점 방식이 평가의 사각 지대를 만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리뷰를 쓸만한 가치가 있는 전시를 선택하는데 있어 편집인의 자의성이 아니라,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렇게 주목된 전시에는 간략한 소개기사가 곁들여진다.
[서울 아트가이드]는 미술계의 정보통이자 마당발인 발행인의 이력에 걸맞게 가장 알차게 만들어지고 있다. 너무 알차져서 미술잡지처럼 두꺼워질까봐 걱정이다. 나날이 두꺼워지는 듯하지만, 중요 정보가 수록되는 페이지들은 금쪽같이 아껴서 편집하고 있다. ‘서울 아트 가이드는 미술관, 화랑 전시회 일정, 전시장 위치와 주소, 전화, 홈페이지를 알 수 있으며 작가와 대중을 연결하는 휴대용 매체’라고 밝히고 있듯이, 미술정보지의 원형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제일 오래되고 두툼하고 정보와 더불어 미술관련 광고도 많다. 부대 사업도 미술정보와 관련된 것--미술인명사전, 주소록 스티커 판매(언론기관, 화랑, 단체, 미술대학, 평론가 등), 미술가 홈페이지 제작으로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전시일정 지도도 가장 입체적이고 보기 쉽다. 전시일정 안에는 아주 작게 화랑 로고가 들어가지만, 화랑광고는 따로 없다. 지역 전시일정란도 두페이지 정도 할애하고 해외미술관 전시일정도 수록되어 있는 등, 정보가 될만한 모든 것을 최대한 모아서 담아내려는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단순한 정보제공 뿐아니라, 나의 발언’, ‘한국 미술계의 과제’, ‘지금 한국미술의 현장’같이 미술계의 당면이슈를 담으려는 꼭지들도 있다.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일 먼저 보는 코너는 ‘미술평론가가 평가한 지난달 전시’이다. 전시의 선택에 필자의 취향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원고지 2-3매 분량으로 짤막한 단상을 풀어내는, 그야말로 필자로서는 쓰기 힘든 형식이다. 우표만큼 작은 사진이 곁들여지지만 독자의 집중도는 매우 높을 것이다. 편집부에서 정한 전시를 평론가에게 청탁하는 미술전문지의 관행이나 작가에게 서문을 청탁받는 전시서문 쓰기에 급급한 미술평론의 현실에서, 평론가에게 자유 선택권이 주어지는 거의 유일한 지면처럼처럼 느껴진다. 재미있는 점은 6월호 서울 아트 가이드 ‘미술평론가가 평가한 전시’에서 추천된 16개의 전시와 6월호 [리뷰]가 추천한 11개의 전시 중에서 겹치는 전시는 단 한개, 7월호에도 단 두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공통의 취향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리뷰]든 [아트 가이드]든 표지에 실리는 작품은 가장 비싼 광고료를 받는 경제성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엄연히 광고지임에는 틀림없다.

문화예술 2005.8월호 '문화현상읽기-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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