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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품 감정 실태와 미술품 감정 진흥방안(2)

윤범모

미술품 감정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생각
윤범모 한국미술품감정발전위원회 부위원장, 경원대 미술대 교수
한국 미술계의 당면과제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부분의 하나로 미술품 감정문화를 들 수 있다. 초보 수준에서 맴돌고 있음은 물론 그 개선책이 아직도 막연하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절실해지는 부분이 감정분야이다. 하지만 국내의 미술품 감정문화는 아직 체계화 내지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한국 미술품 감정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의 생각을 적어보기로 한다.
(1) 미술품 소장문화의 재인식
우리 미술계 안팎의 이상한 습관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미술품 소장문화에 대한 편견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작품의 이동 과정이 은밀하면서도 소장자의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는 풍토를 일컫게 한다. 일반인은 우리 미술품 소장가의 면면을 전혀 알지 못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어떤 사람이 소장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작품의 이동에 따른 소장내력 이른바 작품의 족보를 만들 수 없다.
미술품 소장 행위는 결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아니다. 작품 소장도 하나의 문화 창조행위와 같다. 비록 미술품 수집이 투자목적에 의한다 해도 작가 혹은 미술계에 도움이 되는 행위임은 물론이다. 소장가는 애호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훌륭한 소장가는 훌륭한 작가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토양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미술품 소장자를 대우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안목 있고 귀감이 될 만한 훌륭한 미술품 소장가를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소장품을 공개 전시 혹은 출판하도록 지원하고 사회적 공유의 풍토 조성이 중요하다. 소장품의 투명성은 미술품 감정문화에도 커다란 도움을 준다. 미술품 감정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전초단계로 미술품 소장문화의 재인식 즉 투명한 미술품 소장문화의 조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2) 국립 미술품감정 연구기관의 설립
미술품 감정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접근, 감정문화의 활성화에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기관으로서의 미술품 감정 진흥원 혹은 미술품감정연구소 같은 기관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 연구 기관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은 다음과 같다. 사실 다음의 사안은 연구기관의 유무와 관계없이도 추진해야할 중요사안이기도 하다.
* 감정 관련 試料의 수집
장르별, 재료별, 시대별, 작가별 등으로 작품의 시료를 수집하여 과학적 감정의 표본을 구축해야 한다. 특정 작가의 선호했던 캔버스 혹은 물감 등의 표본을 확보하고 있을 때, 우리는 해당 작가의 작품 감정시 하나의 데이터로 활용하여 보다 과학적 감정에 임할 수 있다. 시료의 수집과 체계적 연구는 결코 개인이나 단체의 차원에서 성사시킬 사안이 아니다.
*미술품 수복실의 운영
감정의 중요성 못지않게 미술품 수복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본격적 미술품 수복을 위한 전문가 양성, 첨단 기자재의 도입과 활용 등을 통한 감정문화의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학교 개념의 후진양성 기관을 겸하면서 개인 신청의 작품 수복 사업도 가능하다. 미술품 재료학이 취약한 한국 실정에서 수복 문제는 보다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수복 기능은 감정의 일차 자료인 시료 확보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이미지의 데이터베이스
주요 작가의 전 작품을 촬영하여 컴퓨터에 입력,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야 한다. 기법상 작가별 특징이나 서명 부분을 확대 촬영하여 자료 파일을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 이 같은 자료는 미술사 연구자들에게도 기여도가 적지 않을 것이다.
*주요 작가 전작도록의 출판
주요 작가의 전작도록 출판이 아쉽다. 소장자의 신고를 받아 한 작가의 전생애에 걸쳐 제작한 모든 작품을 담은 도록 출판의 효용성은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주요 작가의 전작도록은 장기 계획 아래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가능하다. 이 또한 민간의 사업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감정 담당 연구원의 양성
미술품 감정은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특수하고도 지난한 작업이다. 실질적 감정가를 비롯 이론적인 감정학자, 과학적 실험에 의한 연구자 등을 양성해야 한다. 연구소에서 유급 연구원 다수를, 이는 다다익선이다, 배치하여 분야별 전문가로 육성해야 한다.
*연구논문집, 일반 출판물 등의 간행
연구소 주도의 논문집이나 관련 단행본의 출판을 통하여 감정문화를 보다 체계화시키면서 심화시켜야 한다. 관계 학자나 감정가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또 출판을 지원하여 주먹구구식의 차원에서 벗어나도록 힘써야 한다. 궁극적으로 미술품 감정학의 정립에 따른 토대구축을 목표로 해야 한다.
*미술품감정학회의 지원
미술품 감정학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학회의 창립과 연구 활동에 지원해야 한다. 국내외의 학술활동을 통하여 감정문화의 차원을 향상시키는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진작과 위작의 비교전시 추진
진작과 위작을 모아 비교전시를 개최, 감정문화의 대중적 제고와 학문적 연구의 마당으로 활용해야 한다.
(3) 감정기구의 지원
통합된 미술품 감정기구의 출발을 독려하고 이 기구의 감정 활동을 지원한다. 국가 기관에서 미술품 감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민간 중심의 감정 기관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무난하다고 본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미술품 감정의 수요는 증가될 것이다. 미술품의 담보 능력, 상속에 따른 세금 부과, 보험료 책정 등의 이유로 미술품의 감정 업무는 폭증될 것이다. 게다가 미술시장의 활성화는 당연히 미술품 감정문화를 활발하게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 감정가가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의 바람직한 대처는 정부의 관계 부처는 물론 미술계와 사회적 관심제고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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