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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의 미술투자 정석 / (2) 좋은 미술품 고르기

이명옥


일부 애호가와 수집가들의 전유물이었던 미술이 대중에 가깝게 다가서면서 아트테크의 총아로 떠올랐다. 하지만 미술 투자에 대한 바른 정보와 미술시장에 대한 접근은 아직도 일반 대중에게는 어렵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이 10여 차례 연재를 통해 초보 투자자를 위한 미술투자 정석이라는 가이드를 마련한다.

◆이명옥의 미술투자 정석 / (2) 좋은 미술품 고르기


이명옥 | 사비나미술관장


미술품 '첫눈에 끌린 작품 선택하세요'

미술품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예술성이 뛰어난 미술품을 간파하는 능력, 즉 안목이다. 안목이란 중세 연금술사들이 꿈에서도 열망하던 현자의 돌이다. 왜? 하찮은 금속을 황금으로 변성시키는 현자의 돌처럼 안목만 있으면 미술시장에서 냉대받는 작품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꿀 수 있으니까.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듯 미술품 투자의 알파요 오메가는 작품 수준이고, 수많은 미술품이 있지만 탁월한 작품은 극히 드물며, 같은 미술가 작품일지라도 예술성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진다. 자, 좋은 작품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미술비평가 허버트 리드에 따르면 감상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공감하게 만들고 심지어 작품 안으로 빨아들이는 힘을 지닌, 즉 미술품과 감상자가 혼연일체가 된 작품을 말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감동적인 예술관도 정작 미술품을 고를 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론은 가슴에 새겨두고 실제적인 조언을 들어보자.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2단계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는 작품 외적요소인 정보입수 및 분석, 둘째는 작품 내적요소인 현장경험이다.
◆ 먼저 정보 입수ㆍ분석
= 미술품을 사기 전에 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것은 작품의 질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전시도록 혹은 경매도록이다. 전시도록은 미술관이나 화랑, 경매도록은 경매회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 도록이 중요한 것은 작가, 작품에 관한 정보가 그 안에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개인전 전시도록은 작품사진, 제목, 연도, 크기, 재료, 소장처 등 사실 정보와 작가 이력이 적혀 있다. 도록에 수록된 도판은 구매 목적에 적합한지 여부를 점검할 때 요긴하고, 작가 이력은 미술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시경력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전시경력이란 전시 실적을 말하는데, 주요 미술관 전시에 참여한 경력이 많은 작가일수록(특히 개인전) 작가적 역량을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화랑 전시경력도 눈여겨 보자. 메이저 화랑, 작가 발굴에 앞장 선 화랑에서 개인전을 연 횟수가 많다면 작품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진다. 권위 있는 미술상 수상, 세계적인 미술행사(비엔날레 등) 참가, 작품 소장처도 작가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자료다. 기본정보를 익힌 후에는 점찍은 미술가의 평론(전시 리뷰ㆍ작품론)을 탐독하자. 평론가의 글은 매우 중요한데, 예술성과 투자가치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비평가에게 평론을 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작가라면 미래의 대가일 확률이 높다. 유의할 점은 미술비평과 전시서문을 혼동하지 말 것, 전시서문이란 전시도록에 실린 글을 말하는데 화랑 혹은 미술가가 평론가에게 돈을 지급하고 받는 글이니 만큼 객관성이 떨어진다. 미술계에서는 주례사로 비웃을 정도. 자, 예습을 끝냈으니 현장으로 나가보자.
◆ 현장실습ㆍ체험
= 현장체험이 중요한 것은 미술품 특성상 작품을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미술품은 손상되면 제값을 받기 힘들다. 흠집, 물감의 균열, 변색, 변질 등 작품 상태를 꼼꼼히 살피자. 현장에서 미술품을 처음 대면했을 때 느낌도 고려하자. 미술품을 처음 보는 것과 사람의 첫인상은 신기할 만큼 닮았다. 처음 2~3초 안에 마음을 끄는 미술품과 인연을 맺자.
끝으로 미술계의 공개된 비법을 보너스로 제공하면 도록표지에 실린 작품은 일급작품일 확률이 높으니 강력 추천. 전시개막식 이전에 전시장을 찾을 것, 왜? 세상에서 단 한 점뿐인 미술품은 누가 먼저 사가면 그만이니까.
이렇게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실전에 나서면 자신만의 고유한 감식안이 생긴다. 하지만 진짜 비법이란 그대들의 직관력과 감성, 지성을 믿는 것. 미술품 투자에도 홀로서기가 필요하다.
다음 시간은 가격기준 이다.
-매일경제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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