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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람 / 욕망하는 기계문명

이선영

욕망하는 기계문명

  

이선영(미술평론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최우람의 ‘스틸 라이프’ 전은 7살 때 그린 로봇그림을 포함하여 최근작까지를 망라한 거의 회고전 급으로 열린 대형 전시다. 인사동의 갤러리 보다에서 열린 첫 전시 ‘문명∈숙주’전(1998)의 작품을 떠올려 볼 때, 20여년 세월이 흘렀어도 기계와 문명의 관계라는 기본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10년 전 고즈녁한 연희동 주택가에 3층짜리 옛날 양옥집을 공장 형 작업실로 개조하여 작업을 위한 본격적인 전진 기지로 자리 잡은 후, 스케일도 더 커진 듯 하다. 최근 작품에는 기계와 문명 사이에서 작동되는 권력이나 욕망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인간이 권력과 욕망을 위해 기계를 이용한다는 이원적 가정이 아니라, 인간 또는 자연 그자체가 기계이고, 기계를 추동하는 것은 욕망과 권력이라는 일원론으로의 수렴이다. 작품 해설이나 어떤 물건의 매뉴얼처럼 붙어있는 상상의 서사들이나 드로잉은 예술과 기술의 가교를 보여준다. 




대구 미술관 전시 전경, (이하 모든 사진 이미지는 작가가 제공함)



대구 미술관 전시전경



드로잉은 대충 그려진 듯하나 그 안에 탑재될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대의 문화 생태계와 긴밀하게 얽혀있는 서사적 상상력은 통상적인 미술가가 가지고 있는 이상의 기술력에 가려지곤 하는 예술적 영감을 예시한다. 기계 또는 구성주의적인 예술작품이 그러하듯이, 분절화 된 구성단위들이 조합된 골격계 중심의 형태들은 영감의 근원이 자연의 구조에서 왔음을 알려준다. 권력과 욕망의 문제가 강조되면서 황금빛 화려함 또한 가세한다. 구조 자체가 장식적일수도 있고 장식은 어떤 기능을 맡을 수 있다. 모더니즘 시기에 장식과 기능은 대척점에 있었지만, 소형화 기술의 발달은 양자 간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가령 2013년 작품인 금색 은색 곤충 모양의 램프들은 장식과 기능을 결합시킨다. 2012년 작가는 어둠 속에서 빛나며 움직이는 램프들의 설치만으로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공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해외전시가 더 많았기에 한국의 관객으로서는 한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일 것이다. 


2000년대 이후의 작품들을 전시로 구현하기 위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작업실의 동료들과 꼬박 1년을 보낸 결과물은 대작 중심의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예술적 밀도를 동시에 갖춘 드문 예다. 주요 작품들과 함께 제시된 다양한 텍스트, 드로잉, 도면 등은 기술적 스펙터클이냐 예술이냐 하는 부질없는 선택을 뒤로 하고, 강력하게 보여 진 것의 내용을 제시한다. 생물 분류학의 책처럼 라틴어 풍의 고풍스러운 학명이 붙어있는 작품들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영역에 서식하는 미확인 생물체를 과학적 추리와 예술적 상상력으로 복구한 듯하다. 각 개체가 유래한 신화적 서사들이 병기되어 있는 작품들은 독특한 생김새 뿐 아니라, 움직임을 가진다. 기술력이 발휘되는 대목은 형태와 연동되는 움직임의 구현이다. 그것들은 대개 바닥이나 벽, 공중에 고정되어 움직인다. 작품 [Unicus-Cavum ad initium](2011)은 어두운 배경 속에서 빛나는 형태와 움직임으로 날거나 헤엄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Urbanus Female,2006

Scientific name : Anmopista volaticus floris Uram
metallic material, machinery, metal halide lamp, electronic device(CPU board,motor)
closed 103(h) x 103(w) x 241(d)cm, open 389(h) x 389(w) x 233(d)cm



Custos Cavum, 2011
size : 220(h) x 360(w) x 260(d)cm
material : metallic material, resin, motor, gear, custom CPU board, LED


부분



[Urbanus Female](2006)은 마치 꽃처럼 방사형으로 배치된 6개의 입들이 열리면 중심부분에 심장이나 두뇌처럼 빛나면서 돌아간다. 마치 꽃처럼 피고지고 하는 형태인데, 그 앞에 마주한 관객과 대화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거대한 형태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은 다소간 위협적이다. 소통에는 늘 비대칭적인 권력의 문제가 내재해 있는 것이다. 그의 전시에는 테크놀로지 관련 전시에서 흔히 보여 지는 상호작용적인 작품이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에도 상호작용형 작품을 실험했던 최우람에게 그런 기술이 없다기 보다는 필연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말한다. 사물이 사물과 소통하는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섣부른 도입은 상호작용적 예술을 초보적 수준의 장난감으로 전락시키는 경우가 많음을 경계한다. 움직이는 부분부터 테스트에 테스트를 거쳐서 점차 업그레이드 되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한 실험적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은 유희 보다는 집중적 감상을 요구한다.


형태는 물론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어야 설계에 들어간다. 서사 또한 제멋대로의 상상력이 아니라, 최대한의 개연성으로 설득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최우람은 과학자였던 할아버지와 화가였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고 청계천에서 어깨 넘어 기술을 배웠으며, 대학원 졸업 후에 로봇 관련 회사도 수년간 다녔지만, ‘나는 미디어 아티스트가 아니다, 조각가다’라고 말한다. 그는 기술적 경이로움을 예술성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형식은 어떤 내용의 형식일 뿐이다. 물론 그가 주로 관심이 있고 할 수 있는 방법론이 어떤 이야기를 끌어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최우람의 작품은 단순히 오래된 화석이나 기계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작동중이다. 그것이 화석이라면 살아있는 화석이고, 기계라면 기능을 발휘한다. 그것이 살아있는 화석이라면 격세유전적인 형태와 기능을 내재하고 있으며, 기계라면 상징적이고 심미적인 기능을 가진다. 




Ultima Mudfox, 2003
Scientfic name : Anmoropral Delphinus delphis Uram
metallic material, machinery, acrylic, electronic device(CPU board, sensor,motor, small lightbulb)
65(h) x 160(w) x 55(d)cm. 2003



Jet Hiatus, 2004

Scientific name  : AnmorostaCetorhinus maximus Uram
steel, acrylic, machinery, synthetic resins, acrylic paint, electronicdevice(CPU & LED board, motor)
88(h) x 222(w) x 85(d)cm

 


2012년 갤러리 현대에서의 전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촘촘한 서사망의 지원이 돋보였다. 대구미술관에서도 선보인 작품 [Custos Cavum](2011)은 서로 다른 세계들의 소통이 막히자 죽어가던 존재가 ‘다른 세상과 통하는 구멍이 다시 열렸을 때’ 다시 자라나는 존재들을 표현했다. 본체의 체절들과 몸통에서 나온 또 다른 개체들의 실감나는 모습에는 타자와의 소통을 하면 살고 그렇지 못하면 쇠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설득력 있는 구조와 움직임이다. 작품 [Custos Cavum]은 애벌레 형상이지만,  ‘진흙 속에서 자유로이 유영하는’ 존재인 [Ultra mudfox](2003), ‘심리적인 흐름을 물리적 에너지로 변환 시키는’ 존재인 [Jet Hiatus](2004), ‘대도시 근처에서 질소화합물을 흡입하고 산소를 내놓는’ 존재인 [Nox Pennatus](2005) 등은 많은 날개들이 붙어있는 힘찬 추진체의 모습이다. 그것들은 우주선(宇宙船)처럼 공중에 떠서 노를 젓듯이 날개들을 움직인다. 


이러한 미지의 생명체들은 있음직한 존재에 대해 작가의 탐구의 일환으로, 작품은 일종의 모형으로 제시된다. 최우람은 전지전능한 창조자로서의 입장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불가사의 한 부분이 남아있는 미지의 실재에 대한 탐구자같은 자세를 취한다. 신화적 서사는 특정 형태와 기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고풍스러운 학명을 본 딴 작품 제목은 전혀 엉뚱한 단어들의 나열은 아니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과 관련된 라틴어 단어의 변이형이다. 그래서 그의 전시장은 장구한 시간의 축을 가로지르는 자연사 박물관 같은 면모가 있다. 화려한 생김새와 움직임을 가진 작품들은 전시장을 막 돌아다니거나 관객의 움직임에 즉시적으로 반응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박물관의 사물처럼 탐구적인 매뉴얼을 동반한 채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다. 작품을 오래 주시하다 보면 움직임은 고정된 범위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형태는 날로 더 복잡해지고 화려해지는 듯하다. 




Cakra-2552-a, 2008

metallic material, machinery, electronicdevices (CPU board, motor)
80(h) x 80(w) x 35(d)cm




Unicus –Cavum ad initium, 2011

 size ; 108(w) x 45(d) x 82(h)cm

material; metallic material, motor, gear, custom CPU board




Pavilion,2012

 Material ; resin, wood,crystal, 24K gold leaf, plastic bag, metallic material, fan, motor, custom CPUboard, LED

Size ; 244(h) x 132(w) x112(d) cm




Merry-Go-Round,2012

Material ; handmademerry-go-round, sound system, metallic material, motor, gear, custom CPU board,LED

Size; 190(h) x 110(w) x 110(d)cm

                                                        


그것들은 기계생명 그자체가 아니라, 미지의 존재에 대한 모형이고 샘플이다. 미지의 부분이 더 많기에 역사학적 대상이기 보다는 고고학적 대상이다. 존재들 간에는 간극과 불연속이 더 많으며, 새로운 상상은 그 사이에서 생겨난다. 이렇듯 역사와 신화, 종교와 과학 등을 아우르는 풍부한 맥락이 있기 때문에 최우람에게는 잘 알려진 하나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도 매번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반복과 차이의 순환 속에서 조금씩 진전한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순환적이다. 즉각적인 피드백에 의거한 기계의 방식이 그렇기도 하지만, 자연이나 인간의 사고도 그러하다. 작품 [Cakra-2552-a](2008)이나 [Ouroboros](2012)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작품에서 순환적인 메커니즘은 작품의 내용과 직결된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여러 층의 지절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얽히는 일 없이 촘촘하게 돌아가는 작품 [Cakra-2552-a]는 동양의 만다라나 서양 고전과학 시대 뉴튼같은 과학자를 사로잡았던 시계장치로서의 우주를 떠오르게 한다. 


과학과 종교의 관련에 대한 논쟁적인 책 [눈 먼 시계공](리처드 도킨스)을 본 딴다면, 이 둘의 결합은 도닦는 시계공 같은 모습일까? 작품 [Ouroboros]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등장하는 꼬리를 무는 뱀이라는 테마가 흐른다. 끝없이 제 꼬리를 물고 나아가며 원운동을 하는 뱀의 거대한 아가리가 있는 머리는 황금색이다. 그것은 끝없는 욕망이라는 주제를 전한다. 역사의 순환을 추동하는 것은 욕망이다. 꼬리가 꼬리를 무는 형상은 무한하므로 욕망도 무한하다. 공(空)처럼 욕망의 실체는 없다. 근대의 과학기술이야 말로 그러한 순환적 사고를 원시적 사고로 간주하며 선적 진보를 추동해 왔지만, 그 또한 ‘스스로를 먹고 스스로를 소비하는 것을 반복하는 문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 작품에서 움직이는 형태는 서사의 뼈대를 가시화한 것이다. 자연에 토대를 둔 신화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이다. 한편 회전하는 또는 둥근 형태가 역사적인 형식과 결합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문명에 대해 말하는 작품들이 [Pavilion](2012), [Merry-go-round](2012), [URC](2014, 2016)이다. 




[회전목마] 부분



Ouroboros,2012

 metallicmaterial, resin, 24K gold leaf, motor, machinery, custom CPU board
12(h) x 130(Ø)cm. 2012



[우로보로스] 부분



작품 [Pavilion]에서 황금빛 신전같은 구조 안에서 부질없이 펄럭이는 것은 비닐봉지다. 그것은 물신 숭배의 정점에 있는 것은 어떤 희귀한 대상이 아니라 물신적 체계 그자체임을 보여준다. 최우람의 작품에는 황금색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은 ‘절대적인 힘과 권력’을 말한다. 최근 작업에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출력한 복잡한 3차원 구조물에 금박을 한장한장 입힌 매우 정교한 작품이 많이 보인다. 권력은 나방을 끌어 모으는 불빛처럼 억압적이면서도 유혹적이다. 권력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결코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작품 [Merry-go-round]는 마치 등대처럼 멀리서도 화려하게 빛나는 구조물이다. 그것은 친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드러나게 하는 기괴한 작품이다. 회전목마는 천천히 돌다가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그것은 팽팽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시스템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유혹적인 회전목마에서 실제 느꼈던 그 지루함과 멀미를 회고한다. 


현대인은 보이지 않는 일상의 신화에 얽혀 살며 괴로워하면서도 정작 거기서 내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한 역설이 그 체계를 유지하고 더욱 가속화시킨다. 전조등과 후미등으로 이루어진 구체 [URC-1, 2](2014, 2016)에 깔리는 사운드는 회전목마보다 더욱 낯설다. 그것은 NASA에서 받은 음향으로, ‘회전하는 지구의 소리를 인공위성에서 녹음 한 소리’이다. 폐차장에서 수집한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미등은 이글거리는 듯한 별로 다시 탄생했다. 오일을 빼낸 기계 부품들은 체액이 빠진 장기같다. 죽음의 결과물인 단편들이 재조합되어 또다른 생명을 얻었다. 작품 내부에는 수많은 전자회로들이 깔려 있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원소들이 격렬하게 들끓는 별을 형상화한다. 최우람의 작품은 부품들을 일일이 깍아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기존의 오브제를 활용한 경우이다.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사용되었다가 버려졌다는 의미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URC-1

Year ; 2014

Material ; Hyundai Motors Headlights,Steel, COB LED, Aluminum radiator, DMX controller, PC   

Size; 296(h) x 312(w) x 332(d) cm


URC-2

Year ; 2016

Material ; Hyundai Motors Taillights,metallic material, LED, custom CPU board, PC

Size; 350(h) x 200(w) x 200(d) cm

 


Scarecrow,2012

 electric wire, metallic material, motor, hydraulic cylinder,custom CPU board, metal halide lamp

370(h) x 500 (w) x 240(d)cm. 2012



Una LuminoCallidus-Spiritus
material ; metallic material, machinery, electronic device(CPU board, motor,LED), polycarbonate
size ; 776(w) x 263(h) x 43(d)cm. 2016



부분



높이 367cm의 거대한 작품 [Norm](2016)에도 줄자라는 기존 오브제가 시용되었다. 나무를 닮은 거대한 인간 형상의 축에서 100여개의 줄자들이 촉수처럼 뻗어 나오는 이 작품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할 때 자신의 기준을 강요함을 표현한다. 생산력이 비슷해지는 시점에서는 표준을 선점하는 자, 또는 선포하는 자가 지배자가 된다는 메시지이다. 기준의 선정 또는 선점은 권력의 문제이다. 권력자가 기준을 만들고 또는 변형시키는 것이다. 높이 370cm로 [Norm]보다 더 큰 거인적인 작품 [Scarecrow](2012)도 인간의 실루엣을 가지고 있지만 무게중심이 위에 있어 흔들흔들 위태로운 형태이다. 검은 전선 뭉치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위협적인 시선과 자세로 관객을 내려다본다. 실체가 없이 전선으로만 만들어진 인간/신/기계/악마는 기계문명에 대한 어두운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완전한 지배는 불가능 하다. 그가 곧잘 모델로 삼는 자연 자체가 그러한 일방적 지배를 허락하지 않는다. 


작품 [Una Lumino Callidus Spiritus](2016)는 물밖에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물속에서는 입을 열고 섬모들을 내어 마치 군무를 추는 듯한 따개비들로부터 왔다. 군체는 나무같은 수직적 모델이 아니라 중심이 여러 군데 퍼져있는 리좀적인 모델, 즉 탈 중심화된 권력의 그물망으로 이루어졌다. 밤하늘의 별처럼, 또는 들풀처럼, 또는 광장의 촛불처럼 보이는 그것들은 하나의 중심에서 연원한 중앙집중식 소통이 아니라, 횡단적으로 소통한다. 그것은 단자(單子)나 다중(多衆)처럼 각자이면서도 하나일 수 있는 조화로운 군체의 모델이다. 1977년 꼬마 최우람이 그린 로봇들은 전쟁이 나면 잘 싸우는 그런 전사가 아니라 평화로운 곳으로 피난가기 위한 장치였다. 역사 속에서 기계는 경쟁과 전쟁을 위한 지배적 도구로 사용되곤 하였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예술가는 그 반대편에 선다. 최우람은 저 멀리의 자연, 우주, 신화, 역사를 말하는 기계 생명체의 창조자를 넘어서, 요즘처럼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빛을 발하는 시대에도 울림을 주는 살아있는 작품의 생산자로 다가온다.   

 



  Title ; Self-Portrait. 1977

size ; 95(h) x 76(w)  x 3 (d) cm

  Material ; charcoal and oil on canvas, 1977

출전; 아트 인 컬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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