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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BI_LINK》, 피비갤러리

객원연구원

PIBI_LINK

2021.8.19-10.9

피비갤러리



갤러리 입구


지난 8월 19일 피비갤러리에서 열리는《PIBI_LINK》 전을 다녀왔다. 《PIBI_LINK》는 피비갤러리에서 2018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피비만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작업을 하는 작가의 작업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다채로운 기획 전시 프로그램이다. 3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사진 작업을 진행하는 전명은 작가와 금속 공예 작업을 진행하는 김현성 작가의 작품을 연결(link)하고 있다. 전시는 8월 19일에 시작해서 10월 9일에 막을 내린다.



전시 전경


김현성은 전통 공예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이나 조형적인 부분에서 현대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새로운 공예 작업을 진행하는 금속공예 작가이다. 테이블 웨어부터 규모가 큰 가구와 오브제까지 아우르는 김현성의 작업 속에서는 김현성만의 조형 언어를 느낄 수 있다. 세공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금속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작가는 구리가 주는 따뜻한 감각에 주목한다.  김현성 작가의 대표작 <구리 드리퍼>는 외부 환경에 민감하고 높은 열전도율을 가졌다는 구리의 재료적 특성에 기반한 작품이다. 




김현성의 <의자> 위에 있는 <촛대> 

<의자>, 황동, 165x35x47cm | <촛대>, 황동과 나무에 우레탄 페인트, 36x36x38cm


한편 김현성 작가는 구리 이외에도 강철, 주석, 은과 놋쇠 등을 이용해 각종 테이블 웨어를 작품화한다.  이러한 김현성 작가의 작업은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추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촛대 작업이 대표적이다. 초의 지지대로서의 지극히 단순한 기능을 가진 촛대는 김현성만의 조형 언어로 다양한 형태 실험을 한다. 한 인터뷰에서 김현성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멍청한 형태'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다른 인터뷰에서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우라'라고 하기도 했다. 어딘가 투박하지만 귀여운 김현성 작가의 작품은 금속이라는 소재와 테이블 웨어가 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재미를 준다. 




김현성의 <의자>와 <사이드 테이블> 위에 있는 <촛대> 

<의자>, 황동, 38x48.5x96.5cm | <사이드 테이블>, 황동, 40x40x43cm. <촛대>, 황동과 나무, 16x15x33cm


이러한 경향은 김현성의 가구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브제틱하면서도 기능성을 놓지 않은 그의 작업들 속에서 오브제와 가구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은 김현성만이 낼 수 있는 조형성일 것이다.




전명은, <베클램트 #20>, 42x56cm



전명은, <베클램트 #4>, 72x90cm


<베클램트 #4>는 작가가 소장 중이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담은 엽서가 우연히 불에 그을린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전명은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공간' 과 '서사'이다. 전명은의 사진에서는 사진 속 피사체에 흐르는 서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소리도 들리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으며 사진을 통해서 어떤 물질성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사진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고 감정이 전이될 수 있는 것처럼 사진은 프레임 바깥을 무한히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사진의 확장성은 전명은 작가의 작업에서 잘 나타나는 데  전명은 작가의 작업은 보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미지 밖의 영역까지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명은 작가는 과거 작가가 시각장애예술협회 ‘우리들의 눈’과 약 3년간 시각 장애를 가진 학생과 예술가와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경험을 통해서  프레임이 상징하는 한정된 매체의 가능성과 상상력을 더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명은의 사진에서는 피사체가 응축하고 있을 상황과 그 환경에 몰두해서 사진 속 눈에 보이는 표면적 형상을 넘어 공감각적인 심상에 눈뜨도록 이끌어준다. 




(위)전명은, <베클램트#18>, 42x56cm (아래) 전명은, <베클램트#7>, 42x56cm


<베클램트 #7>에서 보이는 'XOXO'라는 단어는 영미권에서 친근한 사이에 편지를 주고받을 때 '사랑을 담아'라는 뜻으로 사용되곤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베클램트(beklemmt)> 연작 속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간직했던 오브제들, 파리 벼룩시장에서 산 빈티지 오브제들을 담고 있다. 세월을 담은 물건들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각각의 오브제에 얽혀 있는 이야기와 공간감, 그리고 노스텔지어까지 담고 있다. 전명은의 사진에서는 전명은만의 따뜻하고 담백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전명은 작가가 포착한 세계에 깃든 그 만의 따뜻한 시선은 그의 작품을 관람하는 우리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전시장 전경 


김현성의 <의자>와 김현성의 의자를 만들기 위해서 만든 마케트를 찍은 전명은의 <김현성의 형태 #3>(좌) <김현성의 형태 #9>(우) 가 보인다.



전시장 전경


김현성의 <의자>와 전명은의 <김현성의 형태#5>가 보인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전명은 작가의 사진 중에는 전시를 같이하는 김현성 작가의 작업을 과정을 담은 작품도 소개된다. 바로 김현성 작가의 작업 과정 중 중간 단계인 마케트(maquette)를 담은 사진이다. 김현성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기 드로잉을 한 후에 하드보드를 이용해 마케트를 제작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2차원이었던 드로잉을 3차원의 공예 작품으로 만드는 첫 단계이다. 그러나 전명은 작가의 마케트를 찍은 사진은  다시 3차원의 입체 작업을 2차원으로 만든다. 또한 김현성 작가의 최종 결과물에서 보이는 물성이 아니라 기초 작업에서 쓰였던 하드보드라는 재료의 물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품이 전시된 공간을 통해서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드는 유희와 동시에 전명은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인 '시간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김현성의 형상>연작을 통해서  전시에 참여하는 두 작가의 교감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현성 작가와 전명은 작가는 조각과 사진이라는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작품 세계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서로 달라 보이는 두 작가의 작업은 2차원과 3차원을 대하는 작가들의 실험성, 즉 기존의 작업의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호흡한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link)되어 있다. 



전명은, <김현성의 형태 #1>, 150x100cm



전시장 전경


임선미 ysm3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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