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전시의 첫 인상은 밝고 화사한 색들의 작품과 귀여운 벽 드로잉으로 인해 마치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작가는 추상미술이라는 보편적 모더니즘 미술 양식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표현과 서사를 담아내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예를 들어 기하학적 추상으로 보이는 주된 조형 요소에 브래들리 인형(Bradley Doll)의 특징인 만화 캐릭터 같은 동그란 눈을 그려 넣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1970년대 이후 여자 인형의 눈으로 많이 보인 것이다. 이 특정 성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요소를 자기 작품 속에 표류시킴으로써 작가는 자신의 주된 사회적 관심사인 젠더 개념을 끌고 들어온다.
<Fairy with Mustache>,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00x100cm
Courtesy PERES PROJECTS, Berlin, Seoul, and Milan
자신의 작품을 설명 중인 작가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모든 생물과 무생물에 내재하는 상호의존성을 설명하기 위해 전통적인 정체성 개념의 수정을 주장한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사상에 일정 부분 기대어 있다고 설명한다. 해러웨이는 『사이보그 선언(A Cyborg Manifesto)』(1985)에서 유기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통합한 비유적 존재인 탈-인간 사이보그의 개념을 환기한 바 있다.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전경
페레스프로젝트는 하비에르 페레스(Javier Peres)가 2002년 설립한 갤러리로 베를린과 서울, 밀라노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의 환상적이고 다채로운 남미 미학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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