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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어 힐데브란트 개인전 《스쳐가는 두루미》, 페로탕 서울

편집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 개인전 《스쳐가는 두루미》
2024.5.14.-6.29
페로탕 서울






페로탕 서울은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16년 페로탕 서울에서 선보인 첫 개인전 이후 8년 만에 마련된 전시다. 전시에서는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한 연작, 바이닐(LP판) 기둥 조각 등이 포함된 작가의 최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힐데브란트의 작품은 음악,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작품들은 재료의 아날로그적 특성을 통해 관람객의 기억과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1974년 독일 바트 홈부르크에서 출생하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는, 카세트테이프와 바이닐을 주재료로 삼는다. 이들을 콜라주하거나 조립하며 미니멀하면서도 낭만성을 지닌 회화, 조각, 설치 작업을 선보여왔다. 작가가 사용하는 아날로그 저장 매체의 표면 너머에는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인 음악과 영화가 숨어있다. 그의 회화와 조각 작품의 제목은 음악이나 영화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데, 이런 대중 문화 매체의 사용은 관람자의 집단적 기억과 개인적 기억을 모두 불러일으킨다.






매일 아침, 그레고어 힐데브란트는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집 침실 천장에 그려진 두루미를 맞이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두루미는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한다. 그들의 비행은 여름 서식지에서 겨울 서식지로 이동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로를 따르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1957년에 개봉한 러시아 감독 미하일 칼라토조프의 영화 <학은 날아간다>에서 차용한 것인데, 이 영화는 사랑에 빠진 젊은 커플이 이른 아침 모스크바의 황량한 거리에서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두루미 떼를 보려고 잠시 멈춰 선 두 사람은 때마침 지나가는 청소차가 흩뿌리는 물에 놀라고 만다. 하지만 이 연인의 기운은 꺾이지 않는다.






그레고어 힐데브란트는 사랑에 빠진 연인이다. 그는 삶과 예술, 영화, 음악을 사랑하며, 예술을 통해 이러한 사랑을 세상과 아낌없이 나눈다. 작가는 테이프, 레코드와 같은 음향 매체를 작품 창작에 활용할 뿐 아니라 템포, 리듬, 강조, 멈춤, 반복, 운율을 아우르는 음악의 모든 영역을 활용한다. 음악은 시간에 따라 전개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그림과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청중은 귀를 기울이고 그 전개를 면밀히 따라가야만 한다. 여기에는 되돌릴 수 없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정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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