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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

김영호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이 매년 증가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2003년 이래 경제지수의 파상곡선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문화예술 지원액이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그 비율은 소폭이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 사회의 인식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예술은 종교나 철학처럼 그 성과가 수량화되기 어려운 분야다. 이 세 분야가 지구촌의 이데올로기를 지배하는 담론을 형성하면서 역사속에 거대한 힘을 발휘해 왔음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와 시장의 논리에 눌려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대학의 기업식 경영시스템 도입이나 이와 관련된 인문학의 위기상황은 이를 대변한다. 예술의 본성을 왜곡하는 국내 미술시장의 기형적 팽창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12위의 경제순위를 기록하는 현실에서 예술은 국가나 기업이 키워야할 책무를 지닌 활동이 되었다. 선진국의 국가와 기업들이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정책과 지원을 강화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루이 알튀세르가 지적한 것처럼 예술은 일국의 문화적 자존을 높이고 공동체 결속을 증대하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기 때문이다. 예술과 기업의 융합구조는 아직도 불균형 상태에 머무는 정신문화와 물질경제 사이에 거리를 좁히기 위한 대안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문화기반시설이 늘어나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이벤트가 봉홧불 터지듯 확대되고 있다. 그 문화기반시설 중에 국공립 기관이 실행하는 문화행사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몫이지만 사설단체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는 전적으로 문화예술 지원기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홛동이 확대되어야 하는 당위성은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윤리적 차원을 넘어, 물질경제에 정신문화가 융합해 살만한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 증가세 소식은 이제 우리가 선진국의 대열에 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반증하는 증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출처: <메세나>, 한국메세나협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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