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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시대의 미술교육

김영호

융합시대의 미술교육


화가를 꿈꾸며 예술대학에 들어온 신입생의 10% 정도가 졸업 후 화가의 길을 간다. 30명이 정원이면 3명 남짓이 평생 작가로 남는다는 말이다. 여기에 두개의 성급한 질문이 뒤따른다. 나머지 27명의 졸업생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고, 이러한 통계에 비추어 학과에서는 어떤 목표를 위해 커리큘럼을 운영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는 대학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회의가 바탕에 깔려있다.

실상은 이렇다.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한 대부분은 미술의 지평에서 일생을 살아간다. 화가 외에도 전시기획자(큐레이터), 무대미술가, 미술행정가, 웹디자이너, 미술사가, 미술평론가, 대학교수, 미술학원경영자, 일러스트레이터, 화상, 경매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직업을 갖지 않을 경우 적어도 미술문화의 활성을 위한 튼실한 지반으로서 사회나 가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학과의 커리큘럼은 어떤가. 이 역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인력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회화과에서는 채색화나 수묵화 그리고 데생뿐만 아니라 판화, 사진, 컴퓨터 등의 미디어를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평면조형 뿐만 아니라 입체조형, 설치미술, 디지털페인팅 등의 과목들도 개설되어 있다. 또한 창작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미술사, 미학, 비평론, 조형론 등의 과목도 예외 없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타과와 연계한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그리고 학생설계전공을 고려하면 4년의 재학 기간동안 한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의 폭은 대단히 넓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대적 요구라는 미명하에 대학에 다양한 학과들이 생겨나고 있다. 애니메이션, 만화, 영상미술, 큐레이터, 웹디자인 학과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열거한 다양한 직종들이 대학에 독립적인 학과로 설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의 본질이나 운영과 관련해 문제를 야기 시킨다. 지나친 학과의 세분화는 중복된 학과목을 양산하고 교육의 질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융합시대에 예술대학이 우선 할 일은 기초예술 분야의 학과를 재정비하고 그 정체성을 강화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융합적 커리큘럼을 개발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 미술대학에서 설치된 시각예술분야의 학과들은 크게 회화, 조소, 공예, 사진, 디자인, 미술이론으로 크게 통괄할 수 있으며 이 안에 다양한 전공들이 학교의 특성에 따라 따로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융합시대의 실용 학문으로서 예술공학, 예술경영, 문화컨텐츠, 박물관미술관 등은 대학원의 학과로 설치 운영되는 추세다.

최근 중앙대학교의 학문단위 구조조정안이 발표되었고 다섯 개 예술관련 대학이 한 울타리에 모이게 되었다. 그러나 해당 대학 모두가 학부 단위로 축소되어 그 위상이 추락되었다는 지적에 따라 독립적 체제로 예술단위를 재편하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이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융합시대의 미술교육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전제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출처 | 중대신문 / 강단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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