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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와 디노스 채프먼 형제: ‘해괴한 신체’ 잔혹한 욕망 폭로

김종근





1997년 런던 로열 아카데미에서는 ‘센세이션(Sensation)’이라는 타이틀 아래 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대규모 전람회가 열렸다. 노먼 로젠털 기획의 이 전시는 세계적 미술품 콜렉터로서 영국 젊은 작가들을 집중 후원했던 찰스 사치(Charles Saatchi)의 소장품전이기도 했다.

그는 일찍부터 영국 청년 작가들을 세계 미술계에 부상시킨 공로자이며 광고 재벌이기도 했다. 역시 ‘센세이션’은 말 그대로 미술계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악명 높은 유아 살인범의 거대한 초상화 그림에 대해 작가들이 항의의 표시로 미술원을 탈퇴했고, 영국 언론도 들고일어났다. 뉴욕으로 옮겨진 브루클린 미술관 전시 때에는 포르노 잡지와 코끼리 배설물을 붙인 ‘성모 마리아’ 작품이 뉴욕의 가톨릭교도들을 모독 했다 하여 뉴욕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사치 콜렉션의 소장품은 왕립미술원의 정체성과 대중주의를 표방한 예술의 선정성 등으로 대대적인 논쟁이 제기됐지만, 이로써 영국의 현대미술은 팝아트와 프랜시스 베이컨 이후 지지부진했던 영국미술을 부활시켰다.

1억원짜리 그림을 1백8억여원에 팔기도 한 데미안 허스트는 바로 여기 제이크(1966생)와 디노스 채프먼(1962년) 형제의 동료 작가였다.

이들은 둘 다 영국의 로열 컬리지를 졸업하고 한때 영국의 형제 작가로 유명한 길버트와 조지의 조수로서 일했다. 이들의 출발은 19세기 스페인 내전을 다룬 ‘고야’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잔인하게 찢긴 나무에 매달린 인간의 모습을 플라스틱 모형으로 만든 것에서 시작했다.

엄청난 충격과 더불어 엽기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 형제는 독창적인 생각들을 기괴한 소녀인형으로 제작하거나 대량 생산된 마네킹을 유전공학과 성에 대한 끔찍한 변형으로 발표했다.

예를 들면 코 대신에 성기가 부착되고, 생식기 부분에 얼굴이 있는 등 기이한 몸체의 소녀들은 극도로 변형되고 왜곡된 소녀상들로 태어났다.

또한 전쟁에 참여한 병사의 모습을 실물 사이즈의 마네킹에 색을 입혀 참혹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장난감 병정과 미니어처 형식으로 학살의 현장을 끔찍하게 연출하기도 했다.

성적 구분이 없는 기괴하고 뒤틀린 모습으로 더욱 주목받은 그는 절단된 신체들과 기이한 인형으로 인간에게 내재돼 있는 욕망과 잔혹함을 극한적으로 폭로했다.

특히 생식기 모양의 얼굴을 가진 소녀의 인형 작품으로 노골적이며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엽기적인 장면들을 선보였다.

이것으로 제이크와 디노스 채프먼 형제는 왜곡된 우리 사회의 휴머니즘과 획일화된 인간관과 모든 것을 상업화하는 자본주의를 기이한 인형 모습으로 꼬집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향해 ‘우리 시대 삶에 대한 묵시록적 비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출처-2006.03.26 스포츠칸 [미술속의 에로티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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