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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가쉐

김종근

고흐의 “해바라기”도 ‘가쉐박사의 초상’도.
아를르의 여인도, 도비니의 정원도 가짜 ?



1997년 5월 무려 100여점 이상에 달하는 반 고흐의 작품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감정을 실시 그 조사결과가 공개 된 바있다 . 이 결과가 공개되자 이후 ‘고흐 사건’이라 불리는 위작그림 시비는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 이 가짜그림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채 다시 신년부터 프랑스 미술계는 물론 일본, 네덜란드, 미국등 고흐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마술관으로 확산되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고흐 그림이 이처럼 전세계 미술계를 통채로 흔들고 있는 이유는 세계각국의 유명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흐 그림의 상당수가 가짜 일것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 뿐이 아니라 이미 소장하고 있는 그림에 조차도 때 아닌 의혹의 눈초리들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 특히 그의 가짜작품에 대한 시비는 컬렉션 장소가 권위있는 프랑스와 미국등 유명 미술관 등의 소장품이어서 더욱 미술관계자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

‘해바라기’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반 고흐의 그림이 또 가짜 논쟁에 휩싸인 것은 오는 4월26일까지 파리 그랑팔레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가셰 박사의 소장품전이 기폭제가 됐다. 세잔느와 고흐의 친구, 가셰 박사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암스테르담 고흐미술관과의 협조로 이루어졌으며 순회 전시 된다 .

여기에는 유족들이 기증한 당시의 가쉐박사의 모든 자료와 소장품은 물론 그가 모사했던 그림들이 나란히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 그림을 보려는 인파들로 샹제리제 거리에 길게 줄을 서야하는 이 전람회에는 가쉐박사의 모든 그림들이 시대별로 전시되고 있다 . 또한 서로 베끼고 베꼈던 고흐나 가쉐박사, 세잔느의 그림들이 원본과 함께 전시되고 있어 볼꺼리와 더불어 당시 화가들의 교류 분위기를 확연하게 볼수 있다 .

이 전시가 열리자마자 가뜩이나 온갖 루머속에서 위작 시비를 벌여온 그의 작품들은 피가로 매거진과 파리 마치 등은 가장 빠르게 해바라기도, 오르세이 미술관의 ‘가쉐 박사의 초상’도 ,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의 ‘아를르의 여인’ 도, 히로시마 미술관의 ‘도비니의 정원’ 도 가짜라고 도장을 찍었다 .

고흐그림에 대한 가짜사건은 그가 죽은 후 1928년 베를린의 폴 카시러 (Paul Cassirer ) 화랑에서 열렸던 고흐의 미발표 작품의 전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름하여 ‘Wacker 스켄달’로 불리는 이 가짜그림 사건으로 Wacker 는 1년 7개월의 감방생활을 했으며, 이후로 모든 반고흐의 전시기획자들은 반 고흐의 미발표작 전시에 엄청난 위험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수차례에 걸쳐 고흐의 도록이 수정 재판 간행 되었지만 위작 시비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 그의 그림에 가짜 시비는 단연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해바라기’ 로 집중된다 . 이 그림에 가짜시비는 1993년 이태리의 안토니오 드 로베르티에 의해 제기 되었다가 , 1997년 프랑스의 베노아 랑데에 의해 구체적으로 위작자는 물론 그 과정과 경로를 제시 논쟁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 이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한 잡지는 영국 스페인 이태리등 각국판을 내고 있는 프랑스의 국제적인 미술잡지 “르 주르날 데쟈르” 이다 .

이 잡지에 따르면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 되어 있는 고흐 작품은 물론, 고흐 작품이라고 화집에 소개된 28여점의 작품도 가짜 작품이거나 그의 제자 또는 화상들이 그린 것으로 의심 된다고 주장함으로써 가짜그림 시비에 불을 댕겼다 . 이로서 그의 작품으로 알려진 수십여점의 작품들이 진위 시비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세계 유명 미술관의 소장품이 포함되어 있다 .


이 조사는 3명의 프랑스인과 한명의 이태리 전문가 넷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은 이 보고서에서 고흐의 대표작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으로 구입한 “14송이의 해바라기” 작품이 포함되어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 이 그림은 안전 화재해상보험 회사가 창립 100주년 사업으로 1987년 뉴욕의 크리스티의 경매에서 2475만 달라에 구입, 현재 야스다 간사이 미술관이 자랑하고 있는 애장품이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고흐의 “자화상”은 물론 “오베르의 정원”등 수십여점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주장, 앞으로의 추가 결과에 따라 소장한 미술관측과 경매회사들과도 큰 시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이 가운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해바라기” 시리즈 . 고흐는 해바라기를 즐겨 먼저 작은 해바라기 두점을 그렸다. 그리고 1888년 그는 30호 짜리 “12송이의 해바라기 ” 1점을 제작 했다 (뮌헨박물관 소장). 그러나 화가 고갱이 이 작품을 원해 한점 더 똑같이 그려 그의 그림과 바꿨다.( 필라텔피아 미술관 소장 ) . 이듬해 그는 “14송이의 해바라기”를 두점 똑같이 그렸는데 이 작품들은 현재 런던의 내셔날 갤러리와 암스테르담 고흐의 미술관에 각각 소장 되어있는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의혹을 남기고 있는 작품은 일본 보험 회사가 소장하고 있는 “ 14송이의 해바라기” . 감정사 베노아 랑데는 여러 가지 점에서 이 작품은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가 아니라고 주장 하고 있다.

그 이유로 , 먼저 고흐는 모든 작품을 제작할 때 거의 빠짐없이 그의 동생 테오나 친구들에게 데쌩과 함께 편지를 통해 그의 작품수나 제작기법 , 크기, 대상 등을 충실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점을 제시했다. 그래서 그 편지들은 언제나 그의 작품 연구에 가장 결정적인 문헌으로서 보증서 역활을 해 왔다. 예를들면 “해바라기”에 관한 언급만도 30여 차례에 걸쳐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일본 보험회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섯 번째(?) 해바라기” 작품에 관해서는 유족의 리스트는 물론, 어떤 유통의 흔적을 찿을 수 없고, 작품의 제작기법에 있어서도 그의 다른 해바라기 작품과 전혀 상반된 제작기법으로 되어 있으며 , 거기에 싸인도 없고 , 그에게 크기를 달리 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데 작품의 크기 또한 다르며 , 더욱이 이 작품이 그가 죽은지 10여년이 지난 1901년에서야 고흐의 작품으로 거래 되기 시작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작품에 가짜라는 도장을 찍었다 .



그러면 과연 이 “해바라기”는 누가 그린 것일까 ?

이 조사를 시작한 감정가 가운데 질 엘리스 그로스 보젤은 과학적 방법을 통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감정 해 오고 그들의 전시를 기획한 전문가이다 . 그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1980년부터 고흐와 동시대를 살다간 화가이자 화상인 끌로드 에밀 슈페네커(1851-1934)를 그 문제의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 슈페네커와 그의 동생 아메데 형제는 당시 반 고흐작품의 첫 번째 컬렉터로서 그의 중요한 작품은 물론 고갱 , 세잔 등의 작품을 소장했던 고흐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다 .

아이러니칼하게도 그가 소장한 많은 수의 그림이 가쉐박사가 가짜 그림을 그린 당사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 그는 화가들과 가깝게 지냈으며 꾸르베 ,꼬로, 도미에 , 고갱등과도 폭넓은 교우를 가졌으며 그 때 그는 많은 그림을 수집 할수 있었다 . 그 그림들은 지금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 릴 미술관 루브르등에 가쉐박사의 아들이 기증, 소장 되어 있는데 그랑팔레에 전시된 것은 바로 이 작품 들이다 .

이 전시는 오르세이미술관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 고흐의 싸인이 들어있는 작품으로 되어있는 40여점과 세잔느 피사로모네 르느아르등 으로 꾸며졌다. 그리고 이 소장품들은 이미 오래전 프랑스 미술관 연구소에서 감정을 거친 것이고 이 전시 기획자인 Anne Distel이자 ‘인상파화가들의 컬렉터’ 라는 책을 1985년에 간행한 인상파 화가의 전문가여서 시비는 쉽게 내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제는 정신과 전문의인 가쉐박사의 인격 까지 의심받고 있다 . 짖굳은 한 미술잡지는 그가 성인인가 아니면 악마의 얼굴인가로 물으며 그를 지킬박사와 하이드에게 까지 비교하고 있다 .

이 가쉐박사 전시를 위해 실질적으로 감정 조사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Jean Pierre Mohen 프랑스 미술관 복원및 신연구 센터 실장 , 연구및실험실 소장 Daniel Giraudy, 그리고 화학 실험실 기술자 Jean - Paul Rioux 들이다. 이들에 따르면 본 전시를 위해 약 30여점을 감정했고 20 여점 중 8점을 선정 전시 했다고 밝히고, 알려진데로 세잔느 라고 싸인된 것은 세잔느 것이고 고흐의 작품도 고흐의 작품이라고 이들의 검사 결과를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

그러나 진위를 가리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은것은 유사한 그림도 많고 그 자신이 너무 해바라기처럼 반복적인 작품도 많이 제작 했기 때문이다 . 거기다가 일부에서는 두달동안에 78점이라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지적한다 . 지금 가짜로 의심되고 있는 오르세이 미술관 소장의 고흐가 그린 ‘가쉐박사의 초상’ (68 x 57 Cm . 1890년 6월)에 대해서는 고흐 자신이 상세하고 아주 구체적으로 가쉐박사의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있다고 편지로 명백하게 밝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가짜논쟁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

이 문제 그림의 문헌과 자료로는 1905년 앙테팡당전의 흑백사진이 남아있고 , 이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또 다른 어쩌면 진짜 ‘가쉐박사의 초상’을 그린 그림으로 보이는 작품은 소장처가 확인 되지 않고 있다. 이 그림에 관해서는 1908-10년에 촬영 된 것으로 보이는 칼라사진이 남아있다 . 또 동시대 작가인 블량슈 데루스는 가쉐박사의 초상은 물론 고흐의 거의 전 그림을 베낀 다수의 그림을 남겨놓고 있다 .

그러나 이 모든 모사든 복사든 그림 논의에 고흐 자신도 그렇게 자유롭지만은 않다 . 얼마전 오르세이 미술관에서 전시 되었던 ‘밀레와 반 고흐’의 전시 작품들을 보면 고흐가 얼마나 밀레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고, 그의 그림에 얼마 만큼을 거의 복사 해다시피 했는가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

이 전시에 출품된 가쉐박사가 ‘소’를 그린 동판화를 보고, 고흐도 똑같은 ‘ 소 ’ 그림의 유화를 복사 작품화 했다 . 가쉐박사는 이 그림을 야콥 요르뎅의 사진을 보고 동판으로 옮긴 것인데 ,블랑슈 데루스는 고흐의 소 그림을 보고 또 이 소들을 그렸다 . 이런 저간의 상황으로 고흐의 자화상 오베르의 교회등 대부분의 그림이 두점 이상은 된다 . 특히 이 조사결과는 수 많은 미술관계자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을 상상할수 없는 거액에 사들인 미술관 개인 소장품들이 적지 않아 놀라움을 주고 있다 또한 만약 가짜라는 결정이 나면 그동안 가짜작품을 보고 감동적인 순간을 가슴에 간직 했던 고흐의 팬들에게 실망을 동시에 안겨 줄것이기에 이 역시 전전긍긍 하고 있다.

아마도 이 고흐의 스켄달은 세계의 유명 미술관들이 아직도 감정을 보류 한채 그냥 전시 소장 하고 있는 제2의 “가짜 렘브란트”나 ‘루벤스’ 사건 처럼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또 하나의 흥미 있는 다른 시선도 있다 . 베노아 랑데는 작품 기증시에 프랑스 미술관측과 가쉐박사의 아들 사이에 모종의 비밀스런 합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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