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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그림의 마력 - 크리스티의 스타 김동유.

김종근

김동유 하면 우리는 먼저 홍콩의 크리스티에서 있었던 경매에서의 치솟는 그의 그림 값과 열기를 떠올린다. 2004년에 이어 쉬지 않고 올해도 그의 작품은 홍경택과 더불어 추청가 1억 4천을 훌쩍 넘어 3억 5천여만 원에 낙찰되어 세계미술시장에 한국작가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홍콩 크리스티가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에서 국내 작가로는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하면서 ‘크리스티의 스타작가 또는 영웅’ 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지방출신 작가인 그는 충남 대전 목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2003년 홍콩크리스티에 소개되면서 국내외 화단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 시작은 1986년 얼굴습작 시리즈에서 처음 <얼굴>에 대한 회화적 관심에서 출발하였다. 당시 그의 작품은 지금처럼 세련 된 것이 아니라 , 한 흑인 이미지의 인물을 중심으로 주변에 다양한 인물이 포치된 작품으로 사람얼굴에 대한 기본적인 그의 관심을 보여주는 단계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1993년 또 다른 얼굴습작 소품에서 그는 인물을 동일한 톤으로 화면에 배치하는 형식으로 현재 작품으로 나아가는 초기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가 주목 하는 작품은 1997년 <더블이미지>와 1999년 이후 현재의 독특한 구성법을 가진 인물 표현들이 시도 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일반적으로 김동유의 화면 구성법은 두 가지의 형식에서 출발, 완성 된다. 먼저 그는 한 사람의 인물을 선정한다. 그 선정한 인물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작가들이 모델로 등장한다. 예를 들면 유명한 화가 반 고흐라든가 이중섭, 정치인 마오쩌둥이나,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마릴린 몬로 등이 모델로 등장한다. 그 자신의 표현을 빌면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인물이 그의 그림에 모델들이다. 그 모델들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아주 작은 픽셀의 인물로, 또 하나는 화면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인물로 태어난다.
즉 서로 다른 인물의 이미지가 모여 퍼즐처럼 정교하게 배치되어 또 다른 인물을 탄생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일정한 얼굴 이미지로 반복되어 만들어진 회화는 대부분 초상화 사진처럼 정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작가의 감정도 배제 된 듯 침묵적이다. 마치 그것을 찍은 사진작가의 감성을 철저하게 살려둠으로써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김동유 작품의 본질과 특성은 구성과 모티브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빛난다. 한 화면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바라보는 마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회화를 바라보는 시각 중에 반복적인 테마의 한계를 지적한다. 지나치게 반복적인 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작품에서 보여주었듯이 전통적인 화조화나 대나무 등의 모티브를 볼 때 그는 지금 인물테마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 편협성이나 반복은 아니다. 물론 그 인물들은 흔희 팝아트의 전설인 앤디워홀 다루었던 인물의 흐름과 연결되어 팝아트의 시각에서 논의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김동유는<해바라기>나 <두개의 얼굴> 같은 오브제를 꼴라쥬 한 퍼즐 스타일의 작품이나 , <대나무> <부채꽃>등에서 현재의 작업으로 나가게 되는 근원적인 이미지를 그린 것을 기억한다면 그런 우려는 더욱 기우에 불과하다. 나비나 꽃 벌들을 테마로 인물을 표현한 경우를 보더라도 그에게는 다양한 변용의 가능성이 있다. 나비로 배치 된 고흐의 얼굴과 꽃으로 수놓은 여인들은 작품에서처럼 그의 회화적 출발이 특정한 사물의 퍼즐이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의 효과에 근거하고 있음을 명료하게 확인 해준다. 특히 그의 원형적인 스타일은 폴락적인 시각적 이미지와 고흐의 붓질이 합쳐진 테크닉을 떠올릴 만큼 계획적으로 완성되어 있다. 이것들은 김동유의 작품세계에 향방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되며 그의 회화에 적지 않은 힘으로 작용한다. 아마도 김동유를 유명하게 해주는 요소가 등소평이나 마오, 그리고 마릴린 몬로등의 대중적인 모델임이 분명하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그만의 시각적 회화의 즐거움 때문이다.
2004년 작품인 얼굴- 먼로 또한 하나하나의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의 작은 이미지가 모여 거대한 마릴린 몬로의 초상을 만들어 내는 이중적인 그림의 효과와 영상 이미지는 더욱 그의 그림에 절정을 보여준다. 캔버스 전체에서 몰려오는 마치 사진의 솔라리제이션 기법처럼 돋보이는 음영 처리, 작은 이미지의 반복적 묘사로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해내는 이미지의 변술 을 통하여 그는 현대회화의 다른 디지털적 가능성을 던지고 있다. 여전히 그의 회화에 대하여 사람들은 반복적인 구성과 패턴이 가져다주는 단순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작은 이미지가 모여 만들어 내는 거대한 이미지와의 절대적이고 깊은 연관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박정희 얼굴을 만들어 내는 작은 김일성의 이미지 ,그리고 오드리헵번의 이미지와 클라크 케이블과의 변주가 만들어내는 조화와 극적 대조는 김동유 회화의 이런 단순성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가장 시위 적으로 제시한다.

최근 그가 커다란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않아 기존의 표현 형식과 모티브 사이를 매너리즘적인 시각에서 보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회화적 팝의 세계에서 본다면 그것은 매너리즘이 아니라 의도적 집중성으로 해석된다. 오히려 김동유는 그동안 사실주의 회화가 가져오지 못한 현대미술에 있어 이미지의 복권문제를 그가 다르게 열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 화단에 최고의 인기 작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유는 데미안 허스트가 끊임없이 화제를 뿌리며 세계적인 작가로 군림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는 예술가에게 있어 새로움이 어떤 것인가를 알고 쉬지 않고 제시하기 때문이다. 유에 민쥔을 비롯한 중국작가의 평가에 대한 상승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스쿠프 연재 / 세계를 향한 20명의 한국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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