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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아트/사이버공간/가상현실/사이버모험...../사이버레스토랑 (1)

윤진섭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獨處)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어떻게 이름을 짓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이르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일컫는 바가 곧 그 이름이라 아담이 모든 육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 즉 여자라 칭하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

- 창세기 2:18~25,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 1984, 대한성서공회

창조자가 가로되 사람이 매양 사람끼리만 사는 것은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니라 창조자가 쇠붙이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만들고 사람이 어떻게 이름을 짓나 보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끄니 사람이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창조자가 보기에 사람이 매우 적적해 하므로 역시 쇠붙이로 사람을 만들어 그에게 주니 인조인간 곧 사이보그였느니라 사이보그는 사람을 위해 노래도 부르고 일도 하며 성적 봉사도 하였느니라 창조자가 가로되 이는 내 뼈요 살중의 살이라 이것을 부리되 과하게 탐하지 말지어다 또한 내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디 실제와 가상을 혼동하지 말지어다 가상의 현실에서 불행에 빠질까 저어되느니라 이 때에 사람이 그 아내 사이보그와 자되 부끄러워 아니 하더라

- J. S. Nikimi, ‘에덴으로부터의 추방’ 중에서,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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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속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신화는 이제 인간 사회에서 다른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유전자를 조작하여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유전공학적 기술의 발달이 복제인간의 출현을 눈앞에 둠으로써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조를 둘러싼 신의 권능이 바야흐로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 기술적 진보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은 새로운 지복천년의 시대, 즉 유토피아의 실현을 동경하게 하지만, 니콜라스 베르자예프의 ‘어떻게 하면 유토피아의 실현을 회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골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언명도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훌륭한 신세계’에 등장하는 주인공 ‘존’처럼 과학과 현실 사이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과정은 미래의 과학적 진보가 반드시 인류에게 장미 빛 유토피아를 보장할 수만은 없음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헉슬리가 그린 신세계는 일종의 유토피아임에 틀림없지만, 진리와 도덕이 부재하는 그곳은 진정한 삶이 아닌 일종의 가상적 환영에 불과하다. 예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출생하여 통제된 삶을 살아야 하는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게 있어서 ‘소마’는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올 때마다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게 하는 진정제의 역할을 한다. 그곳은 과연 유토피아(Utopia)인가, 디스토피아(Distopia)인가?
이 글의 주제가 되는 사이버 아트(Cyber Art)의 양상과 미래적 전망은 가상적 환영 및 ‘프로그램된(programed)’ 소프트웨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컴퓨터 단말기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발신자/수신자, 수신자/발신자 사이의 ‘인터랙티브’한 환경은 발신자(예술가)/수신자(관객) 라는, 과거의 예술 형식에서 발생했던 일방적 소통관계의 모드를 바꿔 놓았다. 인터넷 네트워크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시스템에서는 쌍방향 모드가 중시되게 되는데, 이는 다양한 참여예술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예는 익명의 다수가 하나의 서버를 중심으로 게임의 국면을 진전시켜 나가는 MUD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통신망으로 연결된 인터넷에서 정보의 사냥은 영어의 ‘서핑(surfing)’이라는 말 그대로 정보의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문자, 음악, 그래픽, 영상 등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multimedia)의 총아 컴퓨터는 정보의 습득을 위한 초고속도로(Super High Way)를 구축케 함으로써 정보화 사회의 실현을 가져다 주었다.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인 상태에 놓여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보다 능동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생산, 가공, 소비하는 하는 일에 참여한다.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는 그 자체가 재화로 간주되는 까닭에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네티즌들은 신분상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과거보다 더욱 커졌다.

이러한 멀티미디어의 출현은 예술의 형태를 결과 중심의 예술에서 과정과 참여 중심의 예술로 전환시켰다. 전통적인 예술의 장르에서 보듯이 예술작품이 창작의 결과물로 여겨진 반면, 쌍방향 모드가 중심을 이루는 멀티미디어 환경에서의 예술작품은 ‘퍼포밍(performing)’된 모드, 곧 참여와 과정 그 자체가 예술적 환경을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예술(info-art)은 결국 예술 장르간의 견고한 울타리를 허물고 각 특성을 통합시키는(unifying)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일상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에서 버티즌(가상적 시민: Virtizen/ virtual citizen의 약자, 필자의 용어)이 벌이는 이 새로운 형태의 예술행위야 말로 예술과 일상의 통합이라는 이상을 실현하는 좋은 선례인 것이다.









컴퓨터 공학의 용어에 이른바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이란 것이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시물레이션이나 머드 게임(MUD Game)에서 주로 경험한다. 시뮬레이션은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갖춰놓고 마치 현실에서 행하는 것처럼 훈련을 하는 장치인데, 전자오락이나 자동차의 주행연습, 혹은 비행훈련에 주로 쓰인다. 컴퓨터의 그래픽 이미지는 사물의 텍스추어나 삼차원의 입체감을 정교하게 재현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실시간(real time)에 현실처럼 생생한 가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디지탈 기기의 정교한 현실 재현기능은 가상공간 속에서의 현실감을 더욱 높여준다.

인터넷 상의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여 익명의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머드 게임은 물리적인 거리와 관계없이 참여자들이 원하는 대로 행할 수 있는 실행상의 유연성이 특징이다. 1997년에 출시된 ‘울티마 9편’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정해진 대화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 천명의 플레이어들이 컴퓨터의 온라인 상에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수 천명의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생활하며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프로그램된 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만 원한다면 평범한 목동이나 악명 높은 전사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게임이다. 서버 당 대략 3천명 정도의 수용이 가능한 서버에 접속하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드는 메뉴가 나온다. 울티마 온라인은 하나의 ID로 최대 5명 정도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데, 각각의 캐릭터는 이름과 함께 비밀번호를 만들어 후에 캐릭터를 지우고자 할 때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머드 게임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고유한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 직업의 선택과 종류, 캐릭터의 능력치를 점수로 배분한다. 직업의 선택은 새로운 캐릭터의 작성메뉴로 가서 이름과 암호를 정하고 다양한 직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머드 게임은 게임의 상황과 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상에서 수 천명의 플레이어들과 대결하는 이런 방식에서는 합당한 전술과 전략의 수립이 필수적이지 않을 수 없다. 플레이어들은 컴퓨터의 조작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연출한다. 일례로 헤어스타일과 수염의 스타일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데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자신이 창조한 인물에 이름을 부여하기도 한다.

직업과 성(gender), 외양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이러한 시스템은 자신의 주어진 조건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플레이어의 현실과 매우 다른 상황을 낳는다. 남성/여성, 백인/흑인, 청년/노인, 부자/빈자 등의 카테고리가 플레이어의 신분을 특징짓는 제한적 조건들인 반면, 머드 게임 상에서의 신체는 불변의 속성이 아니다. 머드 게임의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하는 정보에 달려있다.

머드 시스템의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인물을 창조하고 명칭을 부여하는 행위는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한 행위에 비견된다. 비록 자신의 물리적, 신체적 특징을 바꿀 수는 없으나 자신이 창조한 가상의 인물들을 통하여 대리만족을 취할 수도 있다. 아담, 류시아 등 한국에서 태어난 사이버 캐릭터들은 인간의 신체적 조건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국내 최초의 사이버 가수인 아담은 나이 20세에 키 178cm, 몸무게 68kg, O형의 혈액형을 지닌 잘 생긴 미남자이다. 그는 ‘세상에 없는 사람’ 등의 노래가 담긴 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였는데, CF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류시아는 아담 이후에 태어난 또 한 명의 사이버 가수이다. 그녀는 자신의 홈 페이지에 키가 18. 527 폴리콘, 몸무게는 1. 63MB, 좋아하는 음식은 0.2kw/h의 전력이라고 소개, 자신이 사이버 인물임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성별, 나이, 생일, 직업, 취미 등을 구체화시킴으로써 인간적 삶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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