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미술시장 조사설계 연구에 대한 의견서

윤진섭

Ⅰ. 들어가는 말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소위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점차 높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 마악 시행단계에 돌입한 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예술진흥위원회로의 전환 문제를 비롯하여 공공미술위원회의 설립 등 한결같이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안들이다. 구시대의 잔재를 털어내고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자 하는 정부의 청사진에 굳이 반대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은 사람이 하는 만큼,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뜨거운 나라 사랑과 공중을 위하는 애정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미술시장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예술정책을 수립ㆍ집행하고자 한다면, 미술시장에 관여하고 있거나 미술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애정이 바탕에 깔려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겉보기에는 그럴 듯한 많은 정책들이 실제에 있어서는 다수의 공중이 아닌,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은 경우를 경험적으로 느낀 바 있다. 따라서 정책의 수립은 합리성과 현장성, 그리고 현실성을 근거로 하되, 그 집행에 있어서는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에 관한 조사연구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마치 뿌연 안개 속을 걸어가듯이 그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믿을 만한 통계나 지표도 없고 자료 또한 신빙성이 희박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가령, A라고 하는 유명작가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 작가의 작품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화랑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을뿐더러 미술시장의 시황(市況) 즉, 불황이냐 호황이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미술시장도 하나의 시장인 이상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등락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나, 합리적인 요인도 없이 가격이 춤을 추는 것은 결국 미술품에 대한 고객의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전후하여 반짝 특수를 누린 바 있는 우리의 미술시장은 그 이후로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 년 간에 걸쳐 실랑이를 벌여온 양도세 부과 문제는 정부와 화랑업계 간에 반목과 불신만을 키운 채 결국은 법안의 폐지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당시 정부는 조세형평의 원칙을 들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고수했고, 화랑업계는 고사위기에 처한 미술시장을 부양은 못 할망정, 아예 말려버릴려고 한다는 시장 현실론의 입장에 섰는데, 결국은 현실론이 여론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반목과 오해가 왜 생기는가? 결국은 합리적이며 신뢰할 만한 통계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세금을 물리고자 한다면 정부 당국은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어디에도 그런 자료는 없다. 공공부문, 즉 조각공원 조성이라든지 국가가 시행한 조형물 조성사업 등은 자료의 신뢰성을 지니고 있으나, 민간 부문은 투명성이 부족하여 통계자료에 대한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특히 미술시장의 경우는 신분과 세원(稅源)의 노출을 꺼리는 우리나라 고객들의 특수한 심리로 인하여 전체적인 미술품의 거래 내역이라든지 거래량, 매출의 총액 등의 파악이 어렵다. 게다가 암시장의 소위 ‘나까마’ 가격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중가격으로 인한 혼선도 극심한 편이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미술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파악과 통계를 가로막는 암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술시장에 대한 올바론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조사연구의 방법론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불신의 늪을 극복하는 일이다.

Ⅱ. 미술시장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1. 미술시장의 범위
우선 미술시장이라고 할 때, 그 범위를 어디까지 잡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것을 단순히 작품을 파고 사는 상행위가 일어나는 화랑업계와 정부나 민간이 발주하는 공공조형물의 범위에 국한한다면, 그 범위는 너무 협소할 소지가 있다. 미술과 관련된 각종 학원, 미술관 및 화랑의 관람료, 미술재료 시장 및 화랑의 임대료 등등으로 그 범위를 넓히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나 관례상 미술시장이라고 할 때, 그 범위는 미술품의 거래에 따른 년간 총매출액을 말하며, 그 규모는 대략 4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추정치에 불과한 것이며, 정확한 통계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화랑에서 거래되는 매출액, 공공기관 혹은 민간기업에서 발주한 조형물, 경매에서 거래된 가격, 또는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미술은행, 국공립/사립미술관의 미술품 구입 등등을 합친 금액이다. 여기서 단순한 미술품 거래 외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학원 수강료, 관람료, 미술재료, 화랑 임대료 등을 미술시장에 포함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 문제는 보다 다각적인 검토와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공연예술의 경우 관람료가 수익을 따지는 지표가 되듯이, 미술시장 역시 작품의 거래량이 수익을 따지는 유일한 지표이자 최종적인 종착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밖의 것들은 부수적인 것이어서 미술시장의 범주에 넣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2. 미술시장 규모의 파악을 위한 과학적 통계조사 방법론의 필요성
따라서 미술품의 거래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를 통하여 미술시장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미술시장의 규모를 파악할 것인가 하는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조사연구 방법론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분의 노출을 꺼리는 고객의 심리적 특성상 거래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화랑에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화랑의 거래가 실거래 가격으로 카드에 의해 포착되지 않는 한, 전국의 화랑에서 일년에 거래되는 거래액을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설문에 의한 조사 방법은 그 실효성과 신뢰성의 측면에서 볼 때 효과가 없다고 판단된다.
반면에 공공조형물 부문은 그것이 관에서 발주한 경우 파악이 비교적 손쉬운 편이며, 신뢰도도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공공조형물은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각종 조형물, 조각공원 조성에 따른 조각품, 건물을 장식하기 위한 회화(벽화 포함) 및 공예품 등과 민간기업에서 행하는 건축물의 조형물 조성비(대락 건축비의 0.7%에 해당) 등으로 대별된다. 이 경우에는 관련근거가 있기 때문에 투명성이 높은 편이다. 경매도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판매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국공립미술관이나 사립미술관의 작품 구입비도 관련자료가 있기 때문에 거래량의 규모나 거래액에 대한 통계가 비교적 손쉬운 편이다. 이 경우에는 설문조사와 함께 관련자료를 확보하는 방법이 선행된다면 근사치에 가까운 통계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Ⅲ. 미술의 장르별 분류체계
1. 장르별 분류에 따른 현실적 측면
현대미술의 특성상, 어떤 작품을 기존의 장르 분류체계에 적용하는 것은 때로 어려움을 수반한다. 이는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에 나타난 탈장르 현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설치미술은 이제 회화도 조각도 아닌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굳이 한 장르에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현재 거래되고 있는 많은 작품들이 기존의 장르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현실적으로는 별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미술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조사에서 장르에 대한 분류는 다음과 같은 것이 합리적인 분류가 아닐까 생각한다.
*회화(한국화/서양화), 조소, 사진, 판화, 공예, 서예, 설치미술, 뉴미디어(영상 포함)
이들 각 장르에 대한 하위 범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조소: 목조, 석조, 브론즈, 철조, 스테인레스 스틸, 테라코타, 합성수지 등등(재료에 따른 분류)
2) 판화: 에칭, 리도그라프, 세리그라프, 드라이포인트, 메조틴트, 아쿼틴트, 목판 등(기법에 따른 분류)
3) 공예: 목공예, 목칠공예, 유리공예, 금속공예, 섬유예술, 타피스트리, 도자공예, 염색공예 등등.

이러한 장르 구분은 관례상 미술관 내지는 화랑에서 취급하는 품목에 따른 것이다. 주지하듯이 회화는 거래나 소장품의 주류를 이루는 아이템이며, 조소는 공공조형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들어서 사진이 국제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비엔날레를 비롯한 각종 국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또한 사진만을 취급하는 사진 전문화랑이 늘고 있는 추세이며, 그 매출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진이 각광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위 현대미술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탈장르 현상에 있다. 이제 사진은 사진 특유의 예술적 가치에 따른 기존의 장르적 특성을 고집하기에는 개념상 도전을 심하게 받고 있다. 사진은 개념예술 이후에 현대성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록 또는 사진 그 자체의 매체적 특성이 강화되고 있다. 회화나 조각 전공의 작가들이 사진을 중요한 매체적 수단으로 여기는 풍조가 그것이다.
설치미술은 최근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전이 대중의 인구에 회자되면서 비중있는 소장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실험적 측면이 강한 까닭에 미래지향적인 소장 방향을 수립한 국공립 내지 사립미술관의 관심을 끄는 추세에 있다. 또한 현대의 건축물들이 설치미술 작품을 수용할 만한 공간적 특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에 들어가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는 편이다. 공예와 서예는 명백한 미술의 장르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을 약한다.
그 다음에 거론할 것은 최근 급격히 증가 추세에 있는 뉴미디어 분야이다. 게임아트를 포함하여 컴퓨터 아트, 싱글 채널 비디오, 레이저, 홀로그램, DVD와 같은 형식의 신매체들은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전에서 주요 매체로 각광을 받으면서 그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하여 현재 국제적인 지명도를 지닌 작가들의 DVD나 비디오 작품들이 미술관의 구입 작품 목록에 빠짐없이 첨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나 디자인 분야는 문화산업 분야에 더욱 적합한 장르로 여겨져 여기서는 제외하고자 한다.
판화는 국내의 일부 미술대학에 판화과가 회화과와는 별개의 것으로 개설이 되고 판화미술제가 따로 열릴 만큼 높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이다. 판화는 회화의 어느 분야에도 포함되지 않는 매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평면 위에서 이루어지는 평면예술이면서도 복제성과 복수성을 특성으로 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장르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판화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아트 뱅크 제도에서도 별도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2. 장르별 분류 체계의 한계
앞서 미술의 장르를 다소 섬세하다 할 정도로 세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그것은 현대미술 혹은 보다 포괄적으로 말해 장르의 혼융(hybrid) 현상과 맞물려 있다. 가령 퍼포먼스는 공연예술의 분야인가, 아니면 시각예술의 분야인가. 이는 비디오 아트를 영상예술의 범위에 포함시킬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와도 같다. 비디오는 현재 시각예술 분야에 포함되어 있지만(세계의 미술관들이 앞 다퉈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퍼포먼스 또한 비디오 테잎이나 DVD에 담겨 미술관의 아카이브에 소장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도조(陶彫)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장르의 혼융 현상은 분명한 장르의 가름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현상은 보다 탄력적인 분류체계의 운영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골동품 미술시장에 관한 것이다. 가짜 고서화 내지 골동품 사건으로 가끔씩 신문의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골동품 시장은 그 자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서 전모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골동품은 성격상 암거래의 가능성이 높고 또한 가짜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정상적인 미술품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의 경매 사례에서 보듯이 골동은 진품일 경우 고가품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포함시켜야 하느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미술시장의 규모에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고서화나 조각품의 경우 골동품도 엄연히 미술작품이기 때문에 거래가 되고 있는 한, 이 분야도 미술시장의 범주에 넣어야 함은 자명한 듯 하다.





Ⅳ. 외국의 미술시장 파악 사례

보다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사고와 시스템의 역사를 지닌 서구 사회는 각종 통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않될 정도로 높은 신뢰성과 지표를 확보하고 있다. 서구사회는 카드 지불제도의 정착에서 보듯이, 각종 세수 과표의 확보면에 있어서도 투명도가 높다. 그러나 미술시장에 관한 한, 서구사회도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가령, Art Business.com에 올려진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질문: 미술시장에 대한 미국과 세계 혹은 국제적인 통계에 대해 알려주시겠습니까? 어떤 산업적인 표준시장 조사보고서나 조직이 있는지요. 자세할 수록 더 좋습니다. 저는 지금 구매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차원의 데이터를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리지널 대 복제품에 대한 판매나 갤러리, 중개상, 경매 하우스 등등에 관한 것입니다.

답변: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미술시장의 규모를 측정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와 유사한 질문을 많이 해 옵니다. 그러나 미술시장은 그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우선 미술은 딱부러지게 규정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누구든지 그/그녀를 가리켜 미술가로 부를 수 있고, 누구든지 자신이 창작한 것을 미술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누구든지 어디서건, 언제건, 어떤 상황에서건 미술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미술은 야외 미술품 판매장을 비롯하여 갤러리, 부동산 세일, 대도시 경매, 뮤지엄 세일, 대관 화랑 등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시골 구석의 경매장, 자선 바자회, 길거리 아트 페어, 작가의 스튜디오, 골동품 가게, 화방, 액자가게, 커피 숖, 온 라인, 기업체의 로비 등등에서 알게 모르게 늘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의 예에서 보듯이, 미술품 거래의 총체적인 양을 파악하는 것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는 것처럼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003년 11월 28일 자 비즈니스 위크지의 한 기사는 인터넷 미술품 판매와 경매가 전통적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 분야에 투명성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프랑스의 상원의원인 얀 가이야르(Yann Gaillard)씨는 프랑스 미술시장에 관한 한 조사 보고서에서 “미술품 가격과 관련된 계수는 희귀하며, 낡고, 해석하기에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가격과 예술작품의 특징에 대한 객관적인 연계성(link)의 결여는 미술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전체적인 과정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발언은 어떠한 경우든 미술시장에 대한 통계 조사가 난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사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다음의 발언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하다.

“유럽 미술 시장의 규모는 대략 120억 유로(160억 달러), 여기서 독일만 따지면 8억 유로(12억 달러) 규모이다. 독일은 영국(67억 유로/85억 달러)과 프랑스(20억 유로/26억 달러)의 뒤를 어어 3번 째로 큰 규모이다. 이중 거래만 4억 8천만 유로(5억 달러)의 규모이며 경매회사는 약 3억 유로(3억 9천만 달러)의 규모를 가진다. 미국 미술시장의 규모는 아시아 특히 단일민족인 한국과 중국, 일본을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보다 약간 적은 5억 유로(7억 5천만 달러)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술시장은 산업시장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미카엘 슐츠, 독일에서의 미술품 거래, <<2005 한국국제아트페어 포럼 <독일 현대미술과 미술시장> 자료집, 2005년 5월 24일, 코엑스 인도양 홀, 한국화랑협회 간>>에서 인용)-

Ⅴ. 나오는 말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는 국내의 미술시장 조사방법론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이다.
1)공공조형물 부문: 현재 문광부에서 집계하고 있는 국내 국공립/사립미술관의 년간 미술품 구입과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 기타 민간기업이 발주한 공공조형물, 조각공원 조성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실제 예산과 실 구입 가격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이나 개인이 발주한 조형물 조성사업비는 해당 지자체의 미술장식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 자료를 입수할 수가 있다.
2)화랑의 미술품 거래내역은 세무서에 신고된 거래내역이 객관적인 지표다. 이 부문은 익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대략적인 추정치를 산출할 수 있다.

3)국공립/사립미술관의 입장료 수입에 대한 파악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미술관 및 화랑의 입장료를 미술시장의 영역에 편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별도의 연구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작품의 흥행에 따른 입장수입이 궁극적인 상품가치를 가지는 공연 예술과는 달리 미술품은 작품가격이 미술시장의 규모를 파악하는 결정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관례적으로 볼 때 미술관 및 화랑의 입장 수입을 미술시장의 한 부분으로 보기에는 어색한 구석이 있다.

4)전기세를 부과하려면 가입자의 미터기를 검침원이 조사하면 되지만, 국내 미술품 거래 가격의 총량을 조사하기 위하여 미술인의 스튜디오나 화랑을 매달 한번 씩 방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이 경우 신뢰도는 물론이고 효율성도 의심스러우며 또 그런 자격이 있느냐 하는 법적 시비의 문제도 따른다. 따라서 합리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