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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와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활성화 전략

윤진섭

1995년 광주비엔날레의 창설과 함께 문화중심도시의 조성은 광주를 아시아 문화예술의 허브로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이미 오래 전부터 비엔날레의 성격을 아시아 문화예술에 관한 담론 창출 기구로 설정, 주력해 온 것은 선견지명이 있는 처사였다.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이후에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비엔날레를 개최하였지만, 타이페이비엔날레, 샹하이비엔날레, 요코하마트리엔날레, 북경비엔날레를 비롯하여 최근에 창설된 싱가포르비엔날레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비엔날레도 명시적으로 아시아성을 표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문화 발신 기지로서 아시아지역에서 차지하는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하여 문화중심도시로서의 광주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인재 육성이다. 비근한 예로 지금까지 12년에 걸쳐 광주비엔날레가 열렸지만, 광주는 광주 출신의 세계적인 전시기획자나 작가를 배출해 내는데 실패했다. 이런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체계적인 인재 육성 계획의 부재에서 찾고 싶다. 비엔날레의 창설 초기부터 꼼꼼하게 작성된 로드맵에 의해 인재 육성 계획이 실천에 옮겨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술총감독을 비롯하여 그때그때 필요한 전문 인력을 서울이나 외국에서 충당하다보니 광주지역의 전문 인력이나 작가들은 비록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화전략의 부재는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비엔날레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 원인이 되었으며, 비엔날레 개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요구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최근에 대동문화 주최를 열린 <광주비엔날레 12년 평가와 새로운 비전>이란 세미나에 대한 광주 미술인들의 뜨거운 관심은 비엔날레의 주도권을 광주가 가져야 한다는 광주시민들의 여망을 대신한 것이었다.

광주비엔날레건 문화중심도시건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이를 실천에 옮기고 운영해나가는 주체도 사람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지역의 인재 육성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비평가, 큐레이터, 문화기획전문가, 예술교육전문가 등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에 포진해 있으면서 장기적인 플랜에 의해 각종 문화사업을 추진해 나갈 때 멀지 않은 장래에 광주는 아시아 문화예술의 허브로 자리를 잡아 가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우수 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AIR:Artist-In-Residence)에 대한 인식이 국내에서도 증대되고 있다.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적합한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집단 창작 스튜디오에 작가들이 머물면서 작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입주를 원하는 작가들 간의 경쟁이 점차치열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문예진흥원에서 논산과 강화 두 곳에 있는 폐교를 개조하여 창작 스튜디오로 활용한 이래,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창동 스튜디오를 개관, 본격적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시대를 열었다. 그 후 역시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고양 스튜디오의 개관과 함께 많은 사립 창작 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는데, 이를 대략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가나아뜰리에(www.ganaartgallery.com):매년11-12월 모집, 1월 중 발표/모집인원:평창동 8명, 안성1명, 장흥 8명/입주자격:신진, 중견작가

2)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창동/고양)(www.artstudio.or.kr):매년 11월 모집/기간:장기 1년, 단기 3개월/모집인원:창동 장기9명, 단기 12명, 고양 장기 11명, 단기12명/입주자격:만25 세 이상 49세 이하의 국내의 미술 전업작가 중 주 4일 이상 스튜디오 이용가능자

3) 금호창작스튜디오(www.kumhomuseum.com):매년 4월중 모집/1년에 9명/금호 영아티스 우선 지원(만 33세 이하의 국내외 거주하는 대한민국 작가

4)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http://seoulmoa.org):매년 2-3월경/입주기간:1년(일정 기준 적격자에 한해 1회 연장가능/입주자격:대한민국 국적의 만 40세 이하의 국내의 거주 미술가로서 전용 스튜디오를 사용(운영)하고 있지 않는 사람

5) 쌈지스페이스(http://www.ssamziespace.com):매년 1월경/모집인원:장기:1년(국내 한국작가) 단기:3개월(외국작가, 재외 한국작가 및 국내의 프로젝트팀)/1년 입주작가 6-7명, 단기 작가 8-15명)

6) 경안창작스튜디오(http://www.youngeunmuseum.org):매년 4월중/모집인원:장기 2년(국내 입주작가), 단기 3-6개월이내 기간 조정가능(외국작가, 해외체제작가/입주자격:만 25세 이상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국내의 신진, 중견 원로작가
※ 구체적인 지원내용과 자격요건 및 입주조건은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알차고 내실있는 창작스튜디오의 입주는 국제적인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관건이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경우는 국내건 국외건 일생에 한 번쯤은 꼭 경험해 보길 권한다.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유명 창작스튜디오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춘 기획 및 교육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에 국제적 진출이 용이하다. 창작스튜디오가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은 비엔날레나 아트페어를 비롯한 각종 국제전이나 전시기획자에 의해 조직되는 국내 기획전에 초대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나 또한 기획전을 위한 작가 발굴을 위해 창동과 고양스튜디오를 자주 찾는 편이라 창작스튜디오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다.

창작스튜디오가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국제 교환 입주 프로그램이다. 기금을 받아서 해외의 유명 창작스튜디오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재능은 있지만 재정적인 바탕이 탄탄하지 못한 작가들의 경우 국제교류기금을 받아서 해외로 나가 외국의 작가, 비평가, 큐레이터, 저널리스트와 교류를 튼다는 것은 국제미술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고 있는 김수자 씨의 경우, MoMA PS.1 창작스튜디오의 입주 경험과 상파울루비엔날레의 참가가 계기가 되었던 점을 상기할 때 기회를 잡는 것이야말로 야망을 지닌 작가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음은 국가별 연계가 가능한 기금에 대한 간략한 소개이다.

1) DAAD(독일:http://www.daad.or.kr)
독일의 고등 교육기관과 연합된 독일학술교류처를 일컫는 기관으로 상호 교환을 통해 국제적인 학문 공동작업을 증진시키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재정적 뒷받침은 독일정부에 의해 이루어진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경우 외국에서는 지원사례가 있어 향후 협업의 가능성이 있는 기관이다.

2) Japan Foundation(일본:www.jpf.or.jp)
일본문화의 대외적 소개를 위해 쌍방향 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교류기관이다.

3) Asia Link(호주:www.asialink.unimelb.edu.au)
아시아 링크의 레지던스 지원은 3-4개월 단위로 연수기금을 지원하는데 특징이 있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홍콩,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스리랑카, 대만, 베트남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기관과 매년 협약을 맺고 지원하고 있다.

현재 광주에도 광주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양산동 스튜디오와 팔각정 스튜디오, 그리고 의재미술관이 운영하는 의재미술창작스튜디오가 있어 이 지역 작가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의재미술창작스튜디오는 현재 국제작가 입주 프로그램을 가동 중에 있어서 국내 입주작가들과의 친선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광주 미술계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광주가 비엔날레를 12년 동안이나 개최해 왔으면서도 이렇다 할 국제작가를 육성하지 못한 현실을 감안할 때 비엔날레, 국제창작스튜디오, 국제 아트페어 등 삼각구조의 상호 연대 및 교환은 광주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업을 미래지향적으로 다각적으로 펼쳐가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부문의 싱크 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일종의 종합적인 미술문화정보센터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하여 마치 인체의 뇌처럼 광주의 미술 발전에 관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그런 기관 말이다. 이 기관을 장차 세워질 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의 한 부속기구로 배속시켜 광주 미술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자료 협력 : 조주현│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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