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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어떻게 하면 미술을 알 수 있는가?

하계훈

미술 안목 키우기


미술작품을 효과적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술품을 이해하는 자신의 현재 능력범위를 제대로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상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신뢰도 필요하다. ‘나는 미술을 잘 모른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아는 미술, 내가 익숙하게 느끼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미술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충분히 즐기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한 분야에 대해서 좋은 안목과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거의 동일한 것 같다. 좋은 미술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는 방법이나 좋은 와인, 혹은 좋은 악기를 감별해내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할 것이다. 그 방법이란 것은 결국 자신이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깊은 흥미와 관심을 갖고 그것을 자주 접하고 경험해보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전문가가 아닌 바에는 모든 종류의 미술을 다 이해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편한 미술작품에서부터 조금씩 그 관심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현명한 미술 감상 방법일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자기 스스로 이해하며 감상할 수 없는 종류의 미술은 전시장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도움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시기간 동안 일정한 시간에 설명안내자와 함께 전시장을 돌아보는 안내 투어 행사를 활용한다든지, 전시에 출품한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직접 설명하고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이용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고 나서 혼자서 다시 한 번 전시장을 조용히 관람해보는 것도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안목의 깊이를 더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작고 작가의 경우에는 그 작가의 전기를 읽어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전시회와 관련된 강연회나 학술연구 발표회가 열리는 수가 있는데 이러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본다면 전시작품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정도 단계까지 발전하다 보면 우리는 점점 미술에 대해서 하나 둘씩 궁금한 것들이 늘어나게 되고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미술사나 미술이론을 접하게 될 것이다. 아주 전문적인 미술이론을 접하기 전 단계에서 미술 잡지나 신문의 미술기사를 꼼꼼하게 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미술잡지 등은 온라인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를 가지고 있으며 관람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질문과 답변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 단계까지 이른다면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볼 수도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당 전시회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직, 간접적으로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담당 큐레이터의 입장에서는 일일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수고스러운 일이겠지만 관람자들의 진지한 질문과 대화 요구를 거절할 큐레이터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미술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하는 방법으로는 내 스스로가 작품을 그려보거나 만들어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평소에 작은 수첩이나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간단하게 그림을 그려본다거나 방금 감상한 작품에서 연상되는 아이디어를 적어보는 것도 미술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전문 작가들처럼 거창하게 모든 재료와 도구를 갖출 필요는 없겠지만 이렇게 해봄으로써 작가들의 생각과 작품에 대한 감각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대상에 대한 깊은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것이 대한 수집과 소유 욕구로 발전한다. 그러다 보면 비슷한 수집가들 사이에 상호교류와 유대감이 발생하게 될 것이며, 발전과 성장을 자극하는 선의의 경쟁심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당황스런 초보운전자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미술품 감상에서도 누구나 초보시절을 거치게 된다. 그 시절이 슬기롭게 극복되면 어느새 우리는 숙련된 운전자처럼 여유 있는 미술 감상을 누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비록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일어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과 연습을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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