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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국

하계훈

도예가 조영국은 우리의 생활이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믿음을 기초로 하여 작가활동의 출발기로부터 꾸준하게 작업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처음부터 그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였던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라는 커다란 주제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관찰되는, 자연이 주는 다양한 모습과 그 속에 내재된 질서와 조화 등을 우리 인간의 생활에 도입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도예라는 예술 장르를 선택하고 있다.

어린시절 생활무대였던 지리산 자락의 자연으로부터 느꼈던 경험들, 예를 들면 집 근처의 산에서 보았던 바위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경관과 그 속에서 자연의 섭리와 질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들이 그의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오늘날의 작업을 통해 예술적으로 승화된 모티브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조영국은 특히 동물들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오늘날처럼 우리 생활이 자연과 점점 분리되는 사회에서 작가는 의도적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특히 동물들을 관찰하기 위하여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그는 또 자연관찰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책이나 필름 등을 통해 동식물들을 관찰하여 창작의 영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작가에 의하면 자신이 이러한 동물이나 식물의 모티브를 묘사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의 신비함과 함께 그들이 자연에 순응하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순리적인 생존의 모습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자연과 대척점을 이루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비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자연과 인공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보다는 우리의 삶에서 자연의 신비와 조화를 생활과 사고에 투영하고, 그로부터 창작의 영감을 얻고, 자연을 느껴 마침내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기를 소망하는 지도 모른다.
필자가 조영국과 만난 것은 IMF로 한국사회가 한창 어수선하던 1997년 영국의 런던에서의 일이었다. 당시 영국의 명문 미술학교인 왕립미술학교(Royal College of Arts)에서 유학하고 있던 작가는 현지에서 전시회를 갖고싶다며 나를 찾아왔었다. 런던에서 한두 달 뒤에 전시를 하기 위하여 공간을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조영국의 작업태도에서 보여주는 순리적인 숙명같은 것이 작용했는지 우리는 런던 시내에 때마침 전시가 취소된 화랑을 하나 얻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분주하게 작품을 준비하고 팜플렛을 만들고 개막식을 치렀다.

이때 출품된 작품들 역시 조영국이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동물에 관한 모티브로 일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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