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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 │아듀! 2015바다미술제

김성호


                아듀! 2015바다미술제


김성호(미술평론가) 


2015년이 다 지나가요. 성호는 몸속을 헤집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폼나게 겨울 바다에 다시 나왔어요. 한 해의 일들을 떠올리고 추억하려고요. 그는 올해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던 《2015바다미술제》라는 행사와 줄곧 함께 보냈다고 하네요. 봄부터 전시감독을 맡아 일을 시작했고 예정된 행사를 마친 후, 결과보고서를 최근에 작성하고 나서야 일을 마무리했으니까요.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 달간의 여정을 마쳤던 올해 행사에는 20만 명이 훌쩍 넘는 관람객들이 다녀갔죠. 고단함 뒤 짜릿한 성취감! 이제 그는 또 다른 일들을 기다려요. 마치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새해를 기다리는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이 말이죠.   
바다미술제는 1987년 시작되어 2000년 이후 부산비엔날레에 통합되었다가, 2011년부터 독립 개최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자연환경예술제’예요. 올해의 행사에서, 전시감독이 초대한 16개국 34인(팀)-한국 19인(팀), 해외 15인(팀)-의 작가들은 다양한 장르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출품작들을 선보였어요.  
올해의 전시 주제는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이었어요. ‘씨〔si:〕, 씨〔si:〕, 앤〔&;n〕, 씨드〔si:d〕’라고 상쾌하게 발음되는 전시 주제가 멋진가요? 사실 그건 소금기 가득한 해변에서 문화예술의 ‘씨앗이 발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녹여낸 하나의 은유예요. 다대포(SEA)의 수평적( ― ) 전시 공간에 예술의 씨앗(SEED)을 뿌리는 축제를 통해 미술가와 시민이 함께 하고(&), 예술 향유의 기쁨을 나누는(&) 나눔의 장으로 초대(SEE)하는 것이니까요. 네트워크, 나눔, 소통이라는 ‘그리고(&)’의 따뜻한 관계 지형이 상상만으로도 멋져요. 
전시는 감독으로부터 초대된 참여 작가들이 만드는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한 기업의 특별 출연작인 ‘거대한 연 날리기 퍼포먼스’가 만드는 특별전으로 구성되었어요. 본전시는 어디선가 씨앗들이 날아와 자리를 잡고 발아하여 식물로 자라는 ‘자연 성장’의 내러티브가 ‘1)산포하는 씨앗 → 2)발아하는 씨앗 → 3)자라는 씨앗 → 4)자라는 바다’라고 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었죠. 


여기에는 미술가와 또 다른 미술가, 미술과 인문학, 미술가와 관객 간의 나눔과 소통을 도모하는 콜라보레이션 작품들이 다수 선보였어요. 특히 시인 고은과 미술가 오태원(한국)의 협업 작품, 전국 어린이들이 만든 바람개비를 공모하여 협업한 노주환(한국)의 <사랑해요_천 개의 꿈>, 러시아, 프랑스, 미국, 한국의 4개국 작가들의 작가 간 협업 작품 <상상 염전>은 대표적이었어요. 오노 요코(미국)의 유명한 작품 〈소망나무〉도 출품되었어요. 많은 관객들이 종이쪽지에 저마다의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거느라 나뭇가지가 휘어질 정도군요. 텐징 리그돌(미국)의 노마딕프로젝트도 멋졌어요. 작가는 미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인천으로부터, 내륙을 거쳐 동해를 지나 남해에 이르기까지 10곳의 장소를 지나면서 200개의 흙더미를 담아와 다대포해수욕장에 펼쳐 놓았는데, 이 작품은 그가 한국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의 협업과 나눔으로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어요. 한편 이 행사에는 관객과 함께 하는 총 103회의 퍼포먼스가 있었다니 정말 나눔의 축제였죠? 아듀! 2015년의 끝! 이제 이와 같은 예술 속 따뜻한 나눔을 우리의 현실에서도 눈물이 나게 보고 싶습니다.●  

출전/
김성호, 「아듀! 2015바다미술제」,『매거진 허브』 스페셜 컬럼, 예장문화법인 허브, 2015.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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