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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터·덕수궁 동관 미술관 활용을” 미술계 조직 구성―여론화 작업 나서


미술계는 요즘 두 가지 숙원 사업이 있다. 하나는 오는 10월 이전하는 서울 소격동 기무사터에 현대미술관을 짓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3년째 비어 있는 덕수궁 동관을 미술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술계의 주장은 현재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 건국60주년기념사업단은 지난달 기무사 부지를 경복궁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문화재청 역시 덕수궁 동관을 조선 고종 집무실로 원형 복원하기로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술계는 이에 반발, 미술관을 짓기 위한 운동 및 조직 구성에 착수했다.

◇기무사 부지를 현대미술관으로='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일 오후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발기인 150여명은 작가 박서보 하종현 윤명로 최만린 박광진, 평론가 오광수 정준모, 전·현직 협회장 이현숙 노재순 서성록 등 미술계 인사들이 주축이다.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 시인 장석주 등 다른 분야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힘을 보탰다.

이 모임을 주도한 미술 평론가 정준모씨는 '이 사업은 1995년 12월에 시작된 미술계의 숙원 사업으로 기무사가 이전하기까지는 미술계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미술 거리로 알려진 사간동 일대를 찾지만 상업화랑들만 있고 정작 현대미술관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의아해할 때 낯이 뜨거워진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김대중 정부 때는 기무사 부지를 옮기기로 하면서 현대미술관 분관으로 이곳을 활용하기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표로 뽑힌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기무사를 비우고 미술관으로 채우자'며 '이 운동은 21세기 문화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소비자 운동차원에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덕수궁 동관도 미술관으로=미술계와 문화재청은 덕수궁 석조전 동관을 놓고 수년째 맞서 왔다. 미술계는 미술관을, 문화재청은 역사박물관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미술계는 '2004년 이래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늦어도 2007년 이후 동관을 인수하기로 돼 있다'고 주장한 반면 문화재청은 '기관장 차원의 약속은 아니었다'고 일축한다. 논란 끝에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이곳을 조선 고종의 집무시설로 원형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미술계 입장에선 수년째 꿈꿔왔던 미술관 전용의 꿈이 무산된 것이다.

이에 권순형 민경갑 유희영 전뢰진 등 예술원 회원 원로 화가 15명은 지난달 29일 덕수궁 석조전 본관인 동관을 미술관으로 활용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들은 문화부에 제출한 건의문을 통해 '덕수궁미술관은 국립근대미술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현재 석조전 서관만 활용하는 덕수궁미술관이 동관까지 인수해 한국 근대 미술의 전용 공간으로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애란 강태성 김근중 김영호 등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14명의 교수도 '덕수궁 석조전 국립근대미술관 창설을 소망하며'라는 성명을 냈다. 문화부와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은 하겠으나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반응이다.

한승주 기자 | 국민일보 200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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