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는 ‘콜로수스’를 그리지 않았다.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1746~1828)의 그림 중 크기와 예술성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혀온 ‘콜로수스’(거인)다.
나체의 거인이 구름을 뚫고 나와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과 동물을 가로질러 행진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19세기 초 스페인이 프랑스의 나폴레옹에게 짓밟혔을 때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비평가들은 시대를 앞서간 그림으로 평가했고, 이 작품은 최초의 모던 미술로 여겨져왔다.
‘콜로수스’를 소장 중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은 28일 “그림에 사용된 기교가 고야의 기법에 못 미친다”면서 “오른쪽 조명으로 그림을 비춰보면 채색이 얼마나 볼품 없는지, 색과 빛의 사용이 얼마나 조잡한지 알 수 있다. ‘콜로수스’와 고야가 그린 그림들을 비교하면 그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프라도미술관은 고야 작품 수십 점을 보유하고 있다. 고야 그림 복원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고야의 작품으로 알려진 ‘콜로수스’는 아마도 그의 수련생 중 한 명이 그린 작품일 것”이라며 “그림에 그의 수련생인 ‘아센시노 줄리아’의 사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콜로수스’는 1931년부터 프라도미술관에 걸려 있다. 그림 속 고야의 빛 사용법을 분석하기 위해 복원절차를 밟던 1992년부터 다른 사람의 작품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미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뉴시스 2009.1.28 / 이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