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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인물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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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직선) 인물사진의 무한한 은유



카메라와 세계가 결정적으로 조응하는 순간을 포착해, 어떤 회화적 기법이나 장치의 가감 없이 이름 그대로 ‘스트레이트’ 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스트레이트사진의 한 정의라면, 박정훈의 인물사진은 오랜만에 만나는 ‘스트레이트 사진’ 이다. 요 근래 사진의 변주가 지나치게 다채로운 때문인지, 이 직설의 직선이 반갑기만 하다. 


재미난 것은, 이 일직선의 스트레이트사진들이 무한한 여러 선들을 함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가 박정훈의 카메라 앞에서, 작가 윤흥길은 턱을 고인 채 먼데 시선을 두고 있다. 대상이 된 이 인물의 얼굴 사진에는 어떤 인위적인 ‘조작’도 가해지지 않았다. 배경도 없고 사진 전체에 달랑 얼굴만이 있을 뿐이니, 사소하게도 인물이나 상황을 설명해주는 친절이 없다. 그런데도 사진 속 대상의 아이덴티티가 읽힌다. 아니, 아이덴티티를 넘어 한 인물이 그의 얼굴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숱한 은유들이 다층적인 의미구조로 다가온다. 그래서 사진 속 대상은 작가 윤흥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작가 윤흥길일 때가 대상의 아이덴티티와 만나는 순간이라면, 작가 윤후명이 보이지 않을 때 관람자는 한층 깊고 풍부한 사유의 세계와 통섭하게 된다. 그것은 대상이 무대미술가 이병복이든, 연극배우 김지숙이든, 혹은 영화감독 장예모이든,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사진을 전공한 박정훈은, 국내에서는 전시작가로서의 활동이 드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아다니는 전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진에 무게를 둔 아시아나 기내지 <아시아나> 등의 매체 활동을 통해서 - 특히 수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인터뷰한 심도 높은 글 옆에 나란히 놓이던 한 장의 흑백사진들 - 그의 이름은 이미 ‘사진 좋은 사진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리는 그의 인물사진전 ‘between'에서는, 지면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의 강렬한 인상과 함께 사진가 박정훈을 인지시킨 작품들과, 일과 일의 행간 사이에서 얻은 개인 작업의 결과물들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제목 'between'은 사진가와 대상의 사이이기도 하고, 대상의 드러난 얼굴과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사이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그 무수한 ‘사이’를 거니는 것이 첫 번째 관람 포인트라면, ‘유명인물 사진’전이 아니라 ‘인간의 초상’이라는 점에서, 전시작에 대상이 된 인물들의 ‘정체’를 직접 표기하지 않은 것 또한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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