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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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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초대전
-폐기된 기억의 화려한 부활-

2014.1.6(월) - 2014.1.29(수)
하나사랑갤러리(하나은행 평창동지점 내)



폐기된 기억의 화려한 부활

장정란 | 미술사, 문학박사

이성영은 매우 다양한 그림 세계를 가지고 있다. 실경의 수묵 산수도 그리고 풍경 같은, 채색산수 작품도 있으며 오브제를 이용한 추상 그림들도 있다. 포스트모던 시대인 지금, 미술의 장르도 구분이 모호하고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시대에 이성영의 다양성은 당연한 행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수묵과 채색은 서로 독자적 영역을 존중하며 구분이 비교적 뚜렷한 동양화단에, 여러 가지 방법론을 구사하고 있는 이성영의 작품들은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점점 다양해지고 각기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대중의 기호와 소통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고, 변화무쌍한 이 시대의 화가로 모든 방법론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의도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조형 능력이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성영의 작품들은 수묵 산수에서는 치밀한 사실성이 돋보이고, 풍경 채색 산수는 산뜻한 색채 감각이, 오브제 작품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주목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 요즘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오브제 그림들에 대해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오브제 재료들은 모두 캡슐형 약들이다. 그 속에 담겨 있었던 가루약들은 없어지고 이성영은 껍질인 공캡슐을 오브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공캡슐을 눌러서 화면에 붙이고 그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채색을 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캡슐약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선 치료약으로의 효용성이다. 누군가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렸던 약들이다. 그러나 간혹 그 약들은 치료자에게 중독성으로도 존재했을 것이다. 중독은 또다른 질병이다. 두 번째로 캡슐약의 유통기한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유통기한을 넘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약들이 가지고 있는 치료성과 해독성의 이중적 아이러니다. 한때 생명을 살렸던 약들도 시간이 지나면 폐기된다. 


캡슐 속에 있었던 하얀 가루들은 모두 쓰레기로 버려진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때로는 폐기되고 유통기한을 다할 것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공캡슐을 모아 이성영은 화면에 붙이고 아름답게 채색하고 그 위에 꽃과 나무, 산이나 강들을 그린다. 폐기될 뻔한 공캡슐들은 이성영의 화면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우리의 선입견이 고정시켰던 사물들의 규정된 존재성이 다르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약이었던 캡슐이 이제는 예술이 되었듯 흐르는 계곡물은 간혹 나무들 속으로 들어가 생명이 된다. 우주  만물은 모두 본성이 있으나 또 다른 환경을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한다.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이성영의 의문들이 그가 만든 공캡슐의 작품들에서 새로운 의미로 피어나고 있다. 한때 우리를 치료했던 캡슐약들이 단호히 버려졌듯이 현재의 우리도 새로운 것들에 지나치게 열광하면서 간혹 중요한 것들을 마구 버린 것은 아닌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유통기한을 적용한 것은 아닌지, 오늘의 나는 약물 중독자처럼 이 순간의 황홀한 기회만을 탐닉하는 것이 아닌지 - 이제는 그 소임을 버리고 화면에 화사하게 물들여진 공캡슐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성영의 캡슐 작품들은 한편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처방전일 수 있다. 



단순히 그가 그려낸 산이나 나무, 꽃들의 아름다운 모습의 시각적 만족만이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성영은 버려지는 공캡슐을 화려하게 회화로 전환시켰다. 버려지고 잊혀졌어야 하는 대상들을 새롭게 기억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가 정말 잃어버려야 했던 것, 폐기되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이성영의 채색된 공캡슐은 또 다른 치유의 상징일 수 있다. 공캡슐은 하나하나 공들여 붙여진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노동 같은 작업이다. 비어있는 공캡슐은 간혹 세상에서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 같기도 하다. 화사한 채색은 그러므로 문득 처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하나하나 공캡슐의 존재성을 주장하듯 꼼꼼히 눌러 붙이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낸다. 공캡슐의 또 다른 소임이 주어진다. 그 위에 그려지는 꽃이나 나무, 산들의 또 다른 들판이 되어 그들을 담아낸다. 화려한 부활이다. 이런 이성영의 회화적 방법론은 동양미학의 목표가, 단순히 물질에 대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들에게 우주나 삶에 대한 이야기, 현재 상황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그림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태도와 동일한 대목이다. 즉, 다양한 조형 형식을 구사하고 있으나 내용의 방식은 매우 동양미학적 관점이다. 이것이 한편 이성영의 오브제 추상이 이 시대의 팝아트류와 차별화 되는 지점이기도 할 것이다. 








이성영(李成泳)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일반대학원 졸업
· 단국대학교 미술학 박사
· 전 홍익대 미술대 동양화과 겸임교수 
· 전 경남대 사범대 미술교육과 강의전담교수, 전임강사
· 전 홍익대, 고려대, 세종대, 서울산업대, 충남대, 서원대, 군산대,
  춘천교대, 청주교대, 민족사관고 강사 
· 개인전 32회 (서울, LA/뉴욕/싼타모니카, 동경, 북경, 쿠알라룸프르 등)
· 한·중 수묵화전 외 국내외 전 다수
·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다수
· 경남도전, 겸재진경미술대전, 목우회공모전, 문신미술상, 성산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소사벌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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