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태생의 하이퍼 리얼리즘 화가 프란츠 게르취(1930)의 전시이다. 각 325 x 480 / 490 cm 대형 캔버스에 사계절의 모습이 담긴 연작 „계절(Jahreszeiten)“ (2008-2011) 과 „실비아 II(Silvia II)“ (2000)초상화 작업이 보여진다. 게르취는 서랍장에서 무심코 발견한 가을의 풍경사진으로 이 연작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장소의 풍경을 담은 듯 비슷한 구도를 가지지만,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색상과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게 다가온다. 이 연작 중 여름, 가을, 겨울을 담은 세 작품들이 처음으로 전시되었던 2009년 전시에 대해 독일 예술잡지 아트지는 „회화적 기념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사진과도 같은 세밀함과 사실적인 표현이 주는 놀라움을 떠나, 사계절이라는 시간의 흐름과 반복을, 어딘 가에 존재하는 숲의 모습을 통해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변지수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