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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 전: 블랙 피에타Black Pieta-검은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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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작가 이광 Kwang Lee의 개인전 [블랙 피에타]



현재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독일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재독작가 이광의 국내 첫 개인전이 오는 2022년10월 4일부터 14일까지 국민대학교 정문 건너편에 위치한 아트 스페이스 플라스크(서울 성북구 정릉로6길 47, 대표: 이고경)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광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8년 독일로 이주하였다.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 마커스 뤼퍼츠 교수에게 회화를 공부하고 2006년 마이스터슐러-수제자 인증을 수여 받았다.

스승의 맥을 이어 신표현주의의 사조와 기법을 익힌 그녀는 유럽 회화 전통과 동양 철학 그리고 한국인의 기질을 접목시키는데 관심이 있었다. 

전시회 [블랙 피에타]는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연민이란 뜻이 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성모 마리아가 무릎에 안고 있는대리석 조각상은  로마 성 베드로 성당에서 볼 수 있다.예수의 죽음을 우아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작품은 피가 흐르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고통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이광 작가에게고통과 연민이라는 키워드는그녀의 작품세계 전체에 깔려있는 핵심 정서이다. 그녀는 자식의 죽음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인간적 고통에 주목한다. 예수와 마리아를 백인에서 흑인 모델로 교체하여 ‘검은연민’이라는 한글 제목을 붙인 이유는 그녀는 오늘날까지 오랜 억압과 착취로 불평등하게 취급되고 있는 약자들의 대표 이미지로 흑인을 선택한 것이다. 흑인을 통해 피지배 계급, 사회의 약자, 소외된자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것이다.

모든 사회에 내재한 보이지않는 불평등과 폭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짓누르는 집단무의식의 어두운 힘으로 작용한다. 

이광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모든 종교의 근본인 ‘사랑과 용서’와 다르지 않다.

그녀의 [블랙 피에타]는 고통받는 약자를 위로하고 불안한 집단 무의식의 정화를 위한 살풀이처럼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아이콘이 될 것으로 본다.





약자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현대 종교화

최광진 | 미술평론가

근대 이전까지 미술의 주제는 대부분 종교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성전을 장식하거나 포교를 위해서 경전의 이야기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았다. 그래서 일반인과 다른 성인들의 거룩한 모습을 도상을 통해 구분하거나 그들의 일화를 미화하여 표현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종교적 도상이나 일화로 사랑이나 자비 같은 종교의 본질을 표현할 수 있을까? 기독교 내부에서 한때 성상 파괴령이 내려진 것은 자칫 성상이 본질을 왜곡하는 우상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 작가들은 미술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작품의 주제를 사회 현실이나 자신의 내면으로 전환함으로써 종교에 봉사해 온 종교화의 전통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이광의 작품은 기독교의 오랜 주제인 <피에타>를 통해 종교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녀의 종교화는 기독교의 교리를 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종교적 감정을 감각적으로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표현주의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그녀가 추구하는 종교적 감정이란 나와 남의 구분이 사라진 상태에서 가능한 사랑과 용서, 그리고 약자에 대한 연민 같은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

그녀가 이러한 종교적 감정을 예술의 주제로 삼게 된 것은 운명적으로 대학 시절에 경험한 인도 여행에서 비롯된 듯하다. 인도에서 그녀는 길을 잃고 우연히 빈민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길바닥에 시체처럼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의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인도에서 힌두의 신들과 붓다의 유적지들을 돌아보면서 그녀는 인간의 고통과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그녀는 지배자들에게 착취당하며 미천하게 살아가는 흑인 노동자들이나 고향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도는 난민들, 그리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남다른 연민을 갖게 되었다. 이 같은 연민은 자신의 불행했던 가족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녀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평생을 노동자로 생계를 꾸려온 어머니에 대해 깊은 연민을 느껴왔
다. 불행한 가족사에서 비롯된 극심한 심리적 고통에서 그녀는 사랑과 용서를 통해 비로소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작품의 주제로 삼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배경은 유대인 학살을 경험하고 고통받는 타자의 문제를 철학의 주제로 삼은 프랑스의 유대인 철학자 레비나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에게서 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연민의 마음으로 고통받는 타자를 향해 ‘나’를 넘어서는 것이 윤리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레비나스가 고통받는 타자의 얼굴에서 신의 모습을 발견하듯이, 이광은 착취당하는 아프리카 흑인을 피에타의 주제인 성스러운 마리아와 예수로 대체하였다. 여기에 꿈틀대는 용의 꼬리나 반인반수 같은 자신의 무의식적 환상을 가미했다.

고통과 환희, 죽음과 부활, 의식과 무의식이 공존하는 이러한 작품은 고구려 벽화처럼 신명나는 열기와 에너지로 충만하다. 이러한 작품에서 주목되는 건 어떤 종교적 일화가 아니라 고통과 상처받은 마음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강렬한 에너지다. 그녀는 마치 굿을 하는 샤먼처럼 사회의 폭력성과 살기를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 그것을 정화하고 치유한다. 이러한 이광의 작업은 마음에 응어리진 한과 트라우마를 풀어내어 치유하는 살풀이춤과 같은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뿌리 깊은 샤머니즘의 전통과 맥을 같이한다.






제목: Black Pieta 블랙 피에타-검은연민
작가: 이광 KwangLee
작가 홈페이지: www.kwanglee.de

장소: 아트 스페이스 플라스크 Art Space Plasque
주소: 서울 성북구 정근로 6길 47
기간: 2022년 10월 4일 - 14일 (11:00-18:00)
초대: 2022년 10월 4일 17시

입장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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