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정물(Still-life)' 이라는 용어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Still-life’ 어원은 ‘Stilleven’에서 비롯된 것으로, ‘stille’은 ‘정지된, 고정된’, ‘leven’은 ‘생명, 생명력’을 의미하며 그림 속 사물들의 정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정물화란 ‘미술에서 꽃, 과일, 그릇, 책 등 움직이지 않는 사물이나 생명이 없는 물체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이는 세기에 걸쳐 다양하게 변천했다. 특히 다양한 시대와 물질문화의 상징성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친숙한 대상을 묘사하기 때문에 관람자에게는 사색과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먹거나 쓰거나 하는 사물을 묘사함으로써 다양한 세대와 문화를 넘어 사람들과 공감하게 한다.
박송희 작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담겨있는 정물, 특히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그는 책가도의 책장이라는 공간 프레임을 만들어 회화가 아닌 꽃, 책, 도기 등 흙으로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구성한다. 표현기법은 고려시대 나전상감과 청자상감 기법에 근간을 둔 흙나전상감 기법이다. 이는 ‘흙’이라는 전통재료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살려 작가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자연적이고 소박한 풍경을 구사한다.
작가는 책장에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내며 마치 일기를 쓰듯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며 그녀의 오브제들을 흙을 빚어 표현한다. 그녀의 다양한 스토리가 담긴 일기장 같은 <Still Life ; 비밀일기>는 오는 4월 1일부터 5월 3일까지 병원 安 갤러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