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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리·송수민: 혀끝에서 맴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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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리, 송수민 : 혀끝에서 맴도는
Kim Mary, Song Sumin : On the Tip of my Tongue
2024.05.22.-06.22.


갤러리 지우헌은 5월 22일부터 6월 22일까지 김매리, 송수민이 함께 한 전시 《혀끝에서 맴도는(On the Tip of My Tongue)》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건축과 자연 이면의 모호한 이미지를 탐구하는 김매리, 송수민의 작업 언어를 조명한다.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제목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을 차용한 전시 제목은 불명료한 미지의 기억을 각성시키고 일깨우는 행위를 은유한다.

뉴욕에서 회화와 건축을 전공한 뒤 독일 뮌헨에서 16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매리는 건축 구조에서 착안한 모듈형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작가이다. 해외에서의 오랜 경력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직 이름이 낯설지만 2018년부터 국내 갤러리 ‘수애뇨 339’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활동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김매리의 주요 작업인 ‘오드라덱 구조물’ 시리즈는 정확한 수치의 설계에 기반하는 건축양식에 반전을 가해 식물의 가지가 뻗어 나가는 식의 산발적 경우의 수로 발상의 전환을 꾀한다. 
60°로 일정하게 기울어진 평행사변형 모양의 얇은 판형 유닛이 증식하여 작업의 전체를 구성해 내는 형식이 특징인데, 유닛의 크기와 비율 그리고 색상과 질감에 고유한 차이를 주면서 기하학적인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보는 방향에 따라 입체와 평면을 오가며 착시를 유발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가장의 근심」에 등장하는 괴생명체 ‘오드라덱’이 끊임없이 규정을 벗어나는 존재인 것과 마찬가지로, 규칙과 반규칙을 왕복하며 탄생한 김매리의 작업은 언어가 미처 가 닿지 않은 변주의 상태를 암시한다.

한편 송수민은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토대로 자연 풍경을 그려내, 익히 알고 있는 대상의 실체와 모호함을 동시에 담아내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왔다. 

화려한 꽃으로 캔버스를 수놓은 작품은 언뜻 보기에는 풍성한 풀숲을 연상케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멍이 뚫린 듯 삭제된 부분에 더해 화산 폭발의 연기, 캔버스 전면을 덮는 스크래치 등 인위적인 조작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 반전을 갖고 있다. 상반된 요소들을 충돌시키며 평소 자각하지 못하는 기억을 다시금 끌어올리는 그의 작업은 일상적인 자연 풍경으로 간주할 법한 장면 가운데 전쟁이나 재난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돌연 출현시킴으로써 현실의 모호함과 아이러니를 끌어낸다.

이 같은 아이러니는 작가의 개인적 체험에 기반하여 이번 전시에서 한층 더 깊게 구성된다.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화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그리고 작가 본인이 육아를 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한 일상은 모호한 현실을 더욱 증폭시킨 계기가 되었다. 

재난과 전쟁 그리고 평화로운 화단의 이미지가 한데 뒤섞인 풍경 위로 아이가 그린 순수한 낙서가 덮인 작업은 불투명한 상황의 부조리와 난해함을 증폭시킨다.

본 전시는 모호한 조형 언어를 비틀며 작업한다는 점에서 수렴하지만 그 스타일에서 구별되는 두 작가의 작업 형식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미완의 형상이 희뿌연 현실의 불안을 가리키는 동시에 현실의 열린 가능성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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