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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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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문화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25-07-01 ~ 2025-08-31

  • 참여작가

    박정일

  • 전시 장소

    복현어울림센터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53-939-3550

  • 홈페이지

    http://www.bok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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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글

지금은 사라진 복현동 고분군과 함께 복현1동은 1950년대 이전 가파른 언덕의 농경지였고, 이후 마을이 형성되면서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만디, 만데이(언덕 사는 사람들)’라 고 불렀다고 한다. ‘언덕 위의 추억을 나누는 마을, 복현이다. 이곳은 6.25전쟁 때 내려온 피난민들이 잦은 수해로 피해를 보자 대구시에서 이주를 권유해 이재민들이 경북대학교가 확장 이전하면서 주변으로 이동하여 남겨진 사유지에 무허가 건축물을 짓고 정착하면서 형성된 곳이다. 노후 불량 건축물이 많은 지역으로 대구도시공사와 대구시 북구가 도시재생사업에 공모하여, 20189피란민촌의 재탄생, 어울림 마을 으로 선정되었다.

피란민촌은 대구시 북구 복현1484-34번지 일원으로 비교적 소규모의 주거지역이며, 건축물은 전체 289동 중 주거용이 93.77%로 대부분 단독주택이다. 40년 이상 된 건축물이 135동으로 노후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골목길을 다니는 행인이 위험할 정도로 담장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4m 미만 골목길 64.6%는 지진 및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안전 우려 지역이다. 또한, 137가구가 재래식 및 공동화장실을 사용했을 정도로 생활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지금은 주민들 대부분이 이주하고 그 자리에 신축 아파트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남아있는 주민들의 일부는 거주하는 주택이 개인의 사유지와 시유지가 함께 붙어 있어 향후 보상의 문제가 복잡해질 거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럼 에도 이곳은 하늘이 맞닿을 것 같은 지붕의 처마들, 금방이라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모여 담소를 나눌 것 같은 골목의 벤치, 집 앞의 고무통에서 자라는 붉은 고추와 상추, 잠기지 않은 대문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 골목 안 우뚝 서 있는 석류나무의 떨어진 꽃잎들은 붉은빛의 강을 만들고, 많은 세월에 칠이 벗겨서 색깔이 바랜 골목의 담장들만이 오랜 시간의 흔적을 말해준다.

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기록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서로 다른 과거, 현재, 미래가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굽어진 리만공간 속에서 함께 표현하고 싶다. 사진 속 앞의 전경에는 세월을 먹어 곧 사라질 것 같은 청색의 녹슨 철 대문, 중경에는 현재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 그리고 원경에는 앞으로 완성될 신축 아파트를 짓기 위한 하늘 위의 노란색의 타워크레인이다. 나는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담은 텅 빈 선험적 형식이 아니라 그것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고 자연의 결과로 해체되는 사물들로 표현하고 싶다. 주로 폐허가 된 장소, 기능이 정지된 사물, 그 속에서 파묻힌 관계 그리고 장소와 사물이 놓인 공간을 기록하고, 장소 사물 사람을 엮던 의미는 사라지고 시선의 저 멀리 밀려난 관계들을 찾는다. 그래서 당장 눈에 보이는 밀도보다는 시간과 함께 쓸려나간 의미의 부재와 그에 따른 관계의 몰락이 분명한 장소들에 집중한다. 나는 사라지는 삶의 흔적들을 기록하면서 생성과 소멸이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서 순환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 프레임 속의 기호와 상징들은 시각적인 무의식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서 감상자는 순환으로서의 영원성을 기억하길 원한다.

복현을 기록하면서 이곳 문화의 뿌리인 복현동 고분군의 존재를 개인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낌없이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촬영에 도움을 준 경북대학교박물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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