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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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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뭍으로 걸어가》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25-07-01 ~ 2025-08-29

  • 참여작가

    정현

  • 전시 장소

    아트스페이스 카고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32-751-2019

  • 홈페이지

    http://https://www.artspacecargo.com/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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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카고는 2025년 첫 번째 기획전으로 정현x신종훈 《뭍으로 걸어가》전을 연다. 카고는 설립부터 기획자 중심 실험적 예술 공간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영종도를 중심으로 인천이라는 지역의 예술을 꾸준히 탐색해 왔다. 《뭍으로 걸어가》전은 이와 같은 공간의 정체성과 지역적 미션을 연결한다. 1부에서는 인천 연고로 한국 현대 조각을 대표하는 정현의 청동 조각과 1990년대 콜타르 드로잉을, 2부에서는 떠오르는 젊은 작가 신종훈의 풀어헤친 마닐라삼 조각과 설치물을 총 네 달간 릴레이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뭍’의 의미를 재탐색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뭍’이란 지구의 표면에서 바다를 뺀 나머지 부분을 뜻한다. 순우리말로서 통상 육지와 같은 의미로 이해되는 뭍은 정의를 파고들수록 불러오는 질문들이 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질 수 있다. 바다를 제외한 면 위의 모든 물질이 포함된다면, 어디까지가 뭍이고 어디까지가 뭍이 아닌 건가? 바다와 바다가 아닌 표면, 두 가지 개념의 대립 속에서 정의되는 뭍은 그 속을 부유하는 수많은 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전시는 이처럼 정형화되지 않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뭍만의 성질을 조형의 면에 빗대어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특히 단어가 말하는 ‘나머지 부분’에 집중하는데, 바다와 같이 거대한 전체에서 떨어져 나간 ‘나머지’의 물질들을 재료로 다루는 작가의 작업을 소개함으로써 뭍이 그리는 물성의 경계를 흔들어본다.
제1부 정현의 《뭍으로 걸어가》전은 작가의 1990년대 조각과 드로잉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중앙의 <무제(untitled)>(1990)는 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인 인간을 청동으로 빚은 작품이다. 형상을 이루는 조형 물질은 두껍고 날카롭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덩어리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들쑥날쑥 솟아오른 골조와 그 사이로 헐벗은 듯 뚫린 틈들이 보인다. 육중한 청동에서 발산되는 역동적인 에너지는 관람자의 공간으로 여지없이 침투한다. 그로부터 관람자는 시각적인 자극은 물론, 물질의 거친 질감과 울리는 진동음까지 경험하게 된다. 
조각을 둘러싸는 벽면의 평면 작업은 정현의 90년대 전반 콜타르(coal tar) 드로잉이다. 콜타르는 석탄을 증류하고 남은 찌꺼기로 고동색을 띤 반고체 물질이다. 작가는 당시 유학을 마친 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신문지, 골판지, X-Ray 필름, 달력 뒷부분과 같은 면 위로 콜타르를 실험하였다. 일상 속 감정과 인상을 소재 삼으며, 표면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흐르고 번지는 재료를 마음껏 연구하였다. 이와 같은 실험정신은 침목과 아스콘, 산업용 폐기물 등 콜타르처럼 쓸모를 잃은 물질에서 생명력을 끌어내고자 한 이후의 작업과도 연결된다. 
정현의 《뭍으로 걸어가》전은 작가가 물성을 적극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작품세계를 키워간 시기에 직조한 조각과 드로잉을 조망한다. 콜타르 속 일렁이는 열기는 얇고 예민한 표면을 벗어나 금방이라도 우리를 향해 툭 튀어나올 듯하다. 그것이 향하는 방향은 청동 조각의 것과 맥을 달리하지 않을 것이다. 공간을 채우고 울리는 정현의 조각과 드로잉을 경험하며, 표면으로부터 걸어 나오는 물질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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