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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연: 서예표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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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는 문자·기호·필획을 미술의 조형 언어로 재정의하며, 동서양 회화의 교차지점에서 세 계 최초로 ‘문자 표현주의’와 ‘서예 표현주의’를 본격적으로 제시하는 시도이다.

이는 단순한 장르의 확장이 아니라, 문자와 서예를 ‘새로운 표현주의(Neo-Expressionism of Sign and Stroke)’의 지평으로 편입시키려는 미술사적 재구성에 가깝다. 문자 예술은 오랫동안 의미 전달의 도구로 이해되어 왔으나, 동양적인 표현주의의 최초의 근 원을 원시 한자로 본다면 본 전시는 문자를 전(前)기호적 조형성(pre-semiotic formality)과 신체적 흔적(embodied trace)을 동시에 갖는 독립적 조형 단위로 다룬다. 갑골문·금문 등 원 시 문자 체계의 상형적 구조는 이미지와 기호, 미술과 언어의 경계를 초월하는 초기의 시각적 사고를 보여준다. 이러한 기원적 문자 조형은 표현주의 회화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정동·제스 처의 즉시성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문자 자체가 표현의 핵심 매체로 전환되는 지점을 만든 다. 

서예 표현주의는 이러한 문자적 조형성을 동아시아 서예 전통의 필획 구조(brushwork grammar)와 결합하며, 표현주의 미학을 아시아적 시각 언어로 재해석한다. 서예의 필압·속도 의 전개는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라 규율에 의해 조절된 운동 역학이며, 이는 추상표현주의와 달리 구조적 규범성과 신체적 발화가 공존하는 이중적 제스처를 만들어 낸다. 이 지점에서 서 예 표현주의는 표현주의 회화의 연속선상에 있으면서도, 그 계보를 확장하는 새로운 조형 논 리를 제시한다. 

나아가 본 전시는 문자와 필획이 색면추상(Color Field)과 결합할 때 발생하는 시각적 지층을 주목한다. 광활한 색면은 필획의 에너지를 수용하는 공간이자, 기호의 잔향을 확장하는 감정 적 장(場)으로 기능한다. 문자–제스처–색면이 중첩된 화면은 단순한 추상 회화를 넘어, 기호 의 조형성과 색의 심리적 공간이 맞물린 복합적 조형 체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시도는 문자·서예를 ‘전통’의 범주에 고정해 온 기존 미술사의 관습적 구획으로부터 해 방시켜 자유케 한다. 

본 전시는 문자와 필획을 표현주의의 연속성 속에서 다시 위치시키며, 문자 예술을 단어·언어의 영역에서 미술사의 중심적 담론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문자 표현주의’와 ‘서예 표현주의’라는 개념은 특정 장르를 넘어, 문자가 가진 조형적 잠재력과 서예의 신체적 에너지를 통해 표현주의의 지평을 확장하는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 을 제안한다. 본 전시는 그 서막을 여는 장(場)으로서, 미술사적 재해석을 요구하는 동시대적 사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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