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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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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안윤모는 주로 동물을 주요소재로 하고 그 대상들을 의인화하여 우리일상 속에 겪게 되는 에피소드 혹은 사회적 문제를 풍자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담는 작가이다. 

또한 우화한편을 보는 듯한 동화적 이미지는 감상자에게 회화(그림)에 대한 이해를 쉽고도 유쾌한 감흥을 느끼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 전시 때마다 특정주제를 선택하여 그에 걸맞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이번 선화랑 전시는 "커피홀릭(Coffeeholic)"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아래 바쁘고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속에 잠시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선사해주는 존재, '커피' 이야기를 담은 재미난 작품들로 구성된다. 


커피는 우리나라에선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음식문화는 아니지만 요즘 우리의 도시 속을 지나치며 셀 수 없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소와 향이 카페와 커피향이 되었다.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치부될 수 있는 커피라는 실체가 우리의 문화 속에 쉽게 확산될 수 있는 이유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텁텁한 목을 물 한잔을 마시며 시작하는 것처럼 실은 커피는 외국의 여러 나라에서 예로부터 아침을 시작하는 문화였었지만 이제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늘 가까이 향유하게 된 대상이 되었다.

길을 걷다보면 과거와는 다른 색다르고 특색있는 카페들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고 브랜드화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100m안에도 즐비한데다 또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음료가운데서도 다양한 커피음료의 생산과 선호도가 대단히 높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작가 안윤모의 커피에 관련한 주제의 전시는 이번전시가 세 번째이다. ‘커피’라는 대상이 작가 안윤모에게 생활과 창작의 자극적 요소가 되는 것은 벌써 세 번째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에서 극명해진다. 


이렇듯 이번전시 타이틀 "커피홀릭(Coffeeholic)"은 앞서 말한 사회적 분위기외에도 작가 안윤모 본인 또한 커피를 즐기면서 자신의 작업생활을 이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착안해낸 주제이기도 하다. 예술과 커피는 밀접한 상관관계에 놓여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이를 자신의 작품 속에 접목시켜 커피의 멋과 향기를 전해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아를르 카페2층, 낡은 방에서 살았던 화가 고흐도 그의 작품 '밤의 카페'의 무대인 아를르 카페에서 자신의 전시회가 열리기를 갈망했을 정도로 커피는 특히나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과 위안을 주는 대상이 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안윤모 작가의 삶과 작품에도 강한 영향을 미쳐 전시회까지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을 만큼 커피가 주는 한잔의 여유는 현대인의 삶의 하나의 큰 유혹의 대상이 되었다.


작가 안윤모는 자신의 삶, 창작생활 그리고 현대인의 삶 속에 은근히 퍼져있고 즐기게 된 커피라는 문화를 우리일상의 이야기들과 연결지어보면서 자신의 화면에 주로 등장하는 여러 도상(부엉이,호랑이,닭,양,개.)들에 새로운 이야기를 부여하여 흥미로운 화면을 선사해준다. 

이번 전시는 작품이미지 자체에서의 유머와 해학이 있지만 작품들이 존재하는 전시장도 그 이미지들과 더불어 딱딱한 갤러리의 분위기를 탈피한 흥미있는 카페로의 변모를 통해 한층 미술작품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것이야말로 작품과 현실, 대중이 상호 소통하는 유쾌한 팝아트임을 표현하고 있다. 





커피와 전람회


   ‘커피 소사이어티’ ‘커피와 상상력’ 그리고 이번에 열리는 ‘커피홀릭’ 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커피에 관련된 전시를 계획했다. 처음 ‘커피 소사이어티’ 의 전시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 모여 있는 여의도 증권가의 서남 아트 센터에서 열렸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보내야 하는 많은 샐러리맨의 유일한 휴식은 달콤쌉싸름한 커피 한 잔이다. 그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나 취향을 넘어선 마음의 위안이고 슬픈 여유였기에 커피 소사이어티는 그들이 함께 공감한 전시로 기억한다. 


  두 번째 ‘커피와 상상력’ 전에서는 느림에 대한 미학을 지향하고 싶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대사회는 커피 한 잔을 편안히 앉아서 마실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게다가 90년대 후반부터 전파된 테이크 아웃의 문화는 커피를 카페에서 거리로 내몰았고, 커피의 여유 또한 바쁜 걸음에 밀려나게 되었다. 한 손엔 커피를, 다른 한 손엔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는 풍경들이 익숙해진 세상.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커피를 통해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좀 더 천천히 사색하는 시간을 갖자고 역설한 전시였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커피홀릭’ 이다. 지난 두 전시가 커피를 즐겨하는 사람들과 공감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면 ‘커피홀릭’ 전은 커피를 사랑하는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이른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오롯이 그 여유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동시에 그 각성 속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다. 비어 있는 캔버스와 마주하는 순간, 그 긴장을 놓칠세라 그리워지는 커피의 향기. 그 유혹을 뿌리치지 않고, 기꺼이 커피와 사랑을 나누고  삶의 긴장감을 살짝 풀 수 있는 위안까지 얻는 내 모습 또한 어느새 커피홀릭이다. 


   커피를 모티브로 한 전시를 통해서 6,70년대의 작가들이 사용하던 마를린 먼로나, 모택동등의 시대적 이미지 재탕이 아닌 2008년 현재 우리사회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팝 아트를 말하고 싶다. 어느새 우리사회에 커피가 들어 온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어떤 의미로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커피를 매개체로 친근하게 그림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2008. 6

                                          

                                                                         안 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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