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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청담미술제 : 류호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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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열전
Baum Series
Video Media & Photography
11.27 - 12.16
쥴리아나갤러리



Baum, Video, LCD, Plexiglas, 30x30(h)x7cm, 2014


쥴리아나 갤러리에서 2014. 11. 27~12.16까지 미디어 영상 & 사진전이 열립니다.

이번에 보여주는 미디어 영상은 나무 시리즈로써 류호열(1971- )의 마스터 피스를 보여드립니다.
류호열은 독일의 브라운슈바이크 조형미술대학(HBK) 마이스터슐러를 및 디플롬(HBK)을 졸업하였으며 수상으로는 2006년 미디어아트 안산 대상 Preis des kunstvereins를 받은바 있습니다. 류호열은 이미 독일이나 전세계에서 인정받은바 있으며 2014 SH Contemporary에서 많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은바 있습니다. 현재 중앙대학교 미디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의 세계를 향한 하얀 상상력

파란색의 하늘을 이고 한 그루의 하얀 나무가 서 있다. 부는 바람에 몸을 실은 나무가 화답하듯 나뭇잎을 하나 둘 흩날린다.
바람 소리, 그리고 가끔씩 고요를 깨트리는 새들의 소리.
류호열이 이번 개인전에 선보이는<나무(Baum)>(2010- )라는 제명의 시리즈 영상 작업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일상적으로 보아왔던 이미지이지만, 한편으로는 생경한 이미지가 된다. 이미지의 외형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탈각된 텅 빈 가상의 공간 속에 그려진 비현실적인 나무이기 때문이다. 온통 하얀 색의 피부를 가진 나무도 그러하지만, 바람결에 흩날리는 사각형의 반짝이는 나뭇잎들도 그러한 우리의 인식을 앞당긴다.
김성호 | 미술평론가


Baum, digital c-print, 100x150cm, 2013

Baum, digital c-print, 100x150cm, 2013

Baum, digital c-print, 100x150cm, 2014


Baum, digital c-print, 100x150cm, 2014


Baum, digital c-print, 100x150cm, 2014


상상의 물활론
그의 영상 작업은 사물이 작가로부터 수혈 받아 꿈틀대는 생명체로 태어나는 물활론(物活論, hylozoism, animism)이 눈앞에 현시되는 듯한 착각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킨다. 힐로조이즘(hylozoism)이 그리스어로 ‘질료’라는 뜻의 ‘hylē’와 ‘생명’이라는 뜻의 ‘zōē’가 만나 만들어졌고, 애니미즘(animism)이 라틴어로 ‘영혼’이란 뜻의 ‘아니마(anima)’로부터 유래했듯이, 물활론은 물질과 생명, 사물과 영혼의 불가분의 관계에 대해서 탐구해왔다. 사물 혹은 동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이 오늘날 대중예술의 영역에서 실현된 것이 ‘미키 마우스’류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면, 가상으로 빚어낸 나무에 생명과 영혼을 부여한 류효열의 영상작품은 애니미즘의 이상을 순수미술의 영역에서 실현한 것이라 평할 수 있겠다. 그의 영상 작품이 분량은 짧지만 강력한 내러티브와 메시지를 던지는 까닭은 그의 마술적 상상력 안에 내포된 ‘삐딱하게’사물을 보는 관점, 즉 ‘다르게 보기’의 창작 태도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술적 상상력은 그가 사진, 영상이라는 기록을 전제로 한 조형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사물이나 대상을 재현하는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이미지의 이면에 내포된 사물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가운데서 극대화된다. 그럼으로써 현실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다른 실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화두를 우리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
이번 전시 출품작들인 <나무(Baum)>시리즈로 돌아가 보자. 영상 뿐 아니라 사진 작품들이 포함된 이것들은 사물과 대상에 대한 시각적 ‘재현’(representation)이기보다는 ‘표현’(expression)이라 할 만하다. 그가 실재를 모방하려는 태도를 드러내기보다는 자신만의 ‘해석’(interpretation)을 통해 실재의 이면을 들추어내는 ‘가능성의 세계’를 탐구했기 때문이다.
역사철학자 화이트(Hayden White)는 ‘실재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여러 현실 중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류호열은 그런 면에서 실재로부터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탐구하는 시각철학자라 할만하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초현실주의의 전망마저 지닌다. 류호열의 작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는 미래의 실제적인 실현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는 단지 자신의 예술적 상상력이 창출하는 ‘가능성의 세계’에 대한 ‘메타포’를 관객과 공유하고자할 뿐이다. “이런 식으로 보는 가능성의 세계가 흥미롭지 않는가?”라면서.그의 스크린 안쪽의 세계에는 우리가 막연하게 그려봤던 상상계가 그에 의해서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되어 펼쳐지고 있다. 파란 가상의 하늘 아래서, 흰색의 나무 피부로, 사각형의 나뭇잎으로, ‘비현실의 모습이되 마치 현실처럼’말이다.


Baum, HD 1920x1080 pixels, 44100 Hz 16 bit stereo, 00:03:00:00, 2014



Baum, HD 1920x1080 pixels, 44100 Hz 16 bit stereo, 00:03:00:00, 2011





하얀 상상력
우리의 눈에 감지되는 하얀 색이란 “태양광선을 모든 파장(波長)에서 같은 세기와 모양으로 반사함으로써 보이는 색”이다. 따라서 백색(白色)에는 빛이 머무를 틈이 없다. 모든 가시(可視)광선을 지속적으로 반사해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색은 모든 색이 반사하고 남는 텅 빈 결여의 공간이다. 그러나 빛으로서의 백색이란 모든 가시광선이 혼합된 충만의 공간이다. 백색광(白色光)이란 빛의 삼원색이 섞여서 명도를 높이는 ‘가산혼합(加算混合)’의 절정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프리즘의 구속을 풀어낸 백색의 빛은 자신의 고향이, 태양 광원(光源)임과 더불어 모든 색의 빛을 다 가지고 있는 충만의 공간임을 암시한다.
류호열은 이미 4개의 프로젝터로 벽면에 백색광만을 투사하는<설치(installation)>(2000), 여러 개의 프로젝터로 가상실험하는 <그림자프로젝트(Schattenproject)>(2001)와 <레이저프로젝트(Laserproject)>(2000)라는 작품을 통해 빛의 의미를 실험한 바 있다. 분명코 그가 미디어로 만들어내는 백색은 자연의 백색광과는 다르다. 그것은 충만의 공간이기보다는 비움과 결여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색이 빠지고, 현실이 결여된 무엇이지만, 그림자가 살아 움직이고, 투명한 가능성의 세계와 그 효과가 빛을 발하는 공간! 그것은 마치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면서도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이는‘하얀 달’의 반영(反映)의 정체성과 닮아 있다. 그의 작품이 일견 현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반영체임을 드러내면서 비현실의 세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듯이 말이다. 즉 그의 작품에 나타난 ‘현실처럼 보이는 비현실’의 세계는 관객으로 하여금 ‘달 속 토끼의 전설’을 살아있는 현실처럼 제시한다. 상상(imagination)의 어원이 이미지(image)를 만드는(-ation) 것으로부터 유래하고 있듯이, 류호열이 이번 전시에, 나무 작업을 통해서 ‘하얀 상상력’ 위에 올려놓는‘가능성의 세계’는 관객의 상상작용을 통해서 생명력의 이미지로 꿈틀거리게 한다. 그런 면에서 장문의 내러티브를 내심 기대했던 관객을 배반하는 그의 간결하고도 선명한 단문의 내러티브는 이번 전시에서 그가 관객을 위해 마련한 하나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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