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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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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춘천에서 과수원에 살던 유년기의 추억을 화면에 담아내는 이광택의 개인전이 갤러리 담에서 열린다.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아가는 작가의 일상이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유채와 연필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사천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면 이번 전시에는 신작 20여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작가의 글
작가의 글새가 날아가는 것만 봐도 추위를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일까? 지난 겨울도 2층 작업실은 비워둔 채 거실에 달린 작은 방에서 그림을 그렸다. 교도소는 가보지 않았지만 0.7평이라는 독방보다 조금 큰, 분갑만한 방이었다. 

두 해 전 고향집이 헐렸다. 세 살 때부터 살았으니 50년을 훌쩍 넘긴 집이었는데, 그야말로 내겐 온갖 추억이 지층처럼 켜켜이 쌓였던 곳이었다. 그리운 것은 가랑비 같이 찾아온다고 하더니. 나도 모르게 자꾸만, 마음의 뿌리에까지 깊게 스며든 그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그리고 싶었다. 고향집의 낡고 해지고 기울었던 흙벽에 묻어 있던 적막함과 고독, 앞 뒷산의 솔수펑이에서 수꿍수꿍 울던 산새들, 스러져가는 노을을 배경으로 차곡차곡 내리던 장독대의 어슬막, 어웅한 감청색 하늘에 고슬고슬 떠오르던 별들의 무리, 함박눈 내리는 겨울 새벽 촉수 낮은 전등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으시던 아버지, 형들을 내친 채 막둥이로 어머니의 품을 독차지했던 잠자리, 허리띠를 풀어놓은 듯 유난히 구불거리는 에움길을 돌아 걸어가던 이웃마을 친구의 집, 동산 위로 남실거리며 돋아 오르던 절편 같은 반달, 그 달을 보면서 마디를 똑똑 끊으며 짖던 아랫마을의 강아지 소리......

먹을수록 허기만 더해 가는 나이가 되니 알겠다. 왜 마르크 샤갈이 <와인 잔을 든 두 사람>에서 아내 벨라의 오른쪽 눈을 슬쩍 가리고 있는지를! 그것은 러시아 전설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 즉 사람의 눈이 두 개인 이유는 행복과 불행을 모두 보라는 신의 배려 때문이라는데...... 그러하기에 샤갈은 사랑하는 아내가 불행은 보지 말라고, 행복만 보라고 한쪽 눈을 그렇게 가린 것이겠다. 
살기를 그렇게 살아서였겠다. 그림을 시작한 이후 나는 줄곧 차가움보다는 따스함을, 분노보다는 연민을, 슬픔보다는 기쁨을, 투쟁보다는 사랑을, 불행보다는 행복을 그려왔다. 아름다움이야말로, ‘착한’작품이야말로 상처받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의 더 없는 치유제가 아닐까. 보면 볼수록 마음이 고요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1층이 없는데 2층이 있겠는가. ‘거짓 위에는 오막살이 하나 못 세운다’고 칼라일도 얘기하지 않았는가. 
증오가 부글거리고 손가락을, 얼굴을 거친 사포에 대고 문지를 때의 통증처럼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부디 내 그림들이 힘겨운 사람들의 어깨를 다독거려 주면 좋겠다. 목이 탈 때 물 한 바가지가 되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지치고 가슴에 구멍 뚫린 사람들의 추위와 슬픔을 덮는 이불이 되었으면 고맙겠다. 사랑도 마주보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랑이 이 땅에 충만하면 좋겠다.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긍지와 고뇌, 외로움을 껴안고 세월을 견디겠다. 그리고 계속 공부하면서 그림에 석회보다는 두엄을 뿌리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힘껏 살겠다. 정말로 시간의 한 점 한 점을 핏방울처럼 진하게 살겠다! 

작품이미지
이광택_1 엄마 기다리는 저녁 2017 65x53cm 캔버스, 혼합재료

이광택_2 달빛 밝은 밤 2017 58x68cm 캔버스, 혼합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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