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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운 하태진의 예술세계:심수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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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립월전미술관 기획전Ⅱ
심수상응心手相應: 석운 하태진의 예술세계
2017년 5월 18일-7월 9일
초대일시: 2017년 5월 18일 오후 3시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석운石暈 하태진河泰瑨

  석운 하태진은 20세기 후반 수묵채색화의 전개와 변화를 선도해온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반세기 이상의 오랜 시간 동안 산수화山水畵 창작에 매진해왔고 이를 통해 한국 회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20세기 들어 사회 전반에 서구西歐의 영향이 커지면서 많은 작가들이 현대화現代化를 구실로 전통적 정서, 주제, 기법을 버리고 서구 미술을 따랐던 것과는 다른 길을 걸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그가 현대화를 외면하고 옛 것을 고수하는 자세만을 취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전통에 단단한 뿌리를 두면서 현대성現代性도 잃지 않은, 일종의 신구조화新舊造化를 추구했다. 

1. 묵광墨光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는 하태진의 전체 화력畵歷에 있어서 모색기에 해당된다. 어두운 밤의 경치를 표현주의적 시각과 방법으로 그린 야경夜景 시리즈에서 볼 수 있듯이 하태진도 초기에는 당시 유행하던 추상미술의 조류를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어둠을 암시하는 시커먼 먹과 채색의 퍼짐과 번짐, 빌딩을 연상시키는 위아래를 가로지르는 불규칙한 선들이 강한 화면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그는 곧 추상화抽象畵 제작에 공허함을 느꼈고, 전통시대 동아시아 예술의 주류이자 근간이었던 산수화로 전향하여 자신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가꾸어 갔다. 빠르고 율동적인 붓질로 산, 나무, 사찰, 폭포가 그려졌고 여백의 비중도 커졌다. 당시 그는 먹의 표현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는 1990년대의 작품에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특질이 된다.

2. 사생寫生
  하태진은 1970년대부터 작품세계의 중요한 토대가 되는 실경산수화를 본격적으로 개척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자연의 진의眞意를 모른 채 머리로만 뚫고 나가려니 한계를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서 원原 바탕인 자연을 직접 대하며 스케치에 치중한 실경 위주의 작업을 하게 되었지요.”

  관념적 방법의 산수화 창작에 한계를 느끼고 자연을 창작의 원천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그려진 그의 작품들을 보면 이전과 다른 구체성과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표현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차분한 붓질을 통해 자연의 광활한 경치를 편안한 시각으로 담아낸 모습도 확인된다. 

3. 사의寫意
  하태진에게 있어서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이전처럼 실경實景을 다루면서도 사실적 묘사를 추구하지는 않았던 시기였다. 당시 그에게는 실경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본질과 이에 반응하는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형태보다 그 본질을 그린다”는 사의성寫意性에 몰두하게 된 것이다. 수평 중심의 구도와 넓은 여백, 옅은 푸른색의 수면을 통해 시각적 편안함을 선사하는 해경海景을 중점적으로 다룬 것도 특징이다. 붓이 지나간 흔적과 먹의 퍼짐은  단순히 그 자체로 보이기보다 마치 자연의 응축된 에너지를 가시화可視化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태진은 당시 작품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나의 심성心性에 부딪쳐 온 감동을 데포르메이션(deformation)시켜 재구성한 작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4. 심인心印 
  2010년 무렵부터 하태진의 작품세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산山 시리즈에서 볼 수 있듯이 최소한의 묘사만으로 광대한 자연세계를 그리게 되었다. 이는 그가 1989-1991년에 정情 시리즈를 통해 시도했던 자연세계의 압축적 변형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먹과 담채만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화면이지만 선의 비수肥瘠와 강약强弱, 먹의 농담과 번짐을 통해 산형山形의 핵심을 인상적으로 담아냈다. 자신이 오랫동안 다루어온 자연에서 본질의 본질을 추출한 뒤 조형적으로 더 이상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화면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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