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박병일: 인왕산에서 노닐다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인왕산과 그 주변은 조선시대 내내 서울 도성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 가운데 하나였다. 초기에는 왕족들의 터전으로, 중기부터는 사대부들의 주거지이자 서인(西人)학문과 예술의 발상지로, 후기에는 중인들의 문예운 동이 꽃핀 곳으로 각각 그 특성을 분명히 했다. 내가 인왕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4년 12월 종로구 옥인동 부근으로 이사를 오면서 부터였다. 집이 인왕산 중턱 즈음에 자릴 잡고 있어 항상 산을 보며 집을 오가다보면, 겸재 정선(謙齋 鄭敾)의《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를 마주 하는 듯하다. 특히 한여름 장마가 오면 실제로 인왕산 치마바위가 물을 흠뻑 머금은 모습과 뿌연 안개가 낀 장면은 겸재가 그림 속에서 운용한 필과 묵이 그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화첩 속 작품 30점과 수묵작업 15여점으로 구성된다. 풍경화첩은 매일 아침 붓과 화첩을 가지고 곳곳을 누비며 인왕산 일대의 장소인 청풍계, 청휘각, 자하동, 필운대, 백운동, 창의문, 수성동을 포함하여 석파정, 인왕사 주변의 선바위, 해골바위 그리고 인왕산의 둘레길 등 총 30점을 담았다. 그리고 수묵작업은 화첩 속 작업들을 바탕으로 인왕산의 풍경을 재구성하거나 특정장소에 대한 기억을 부각시키는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겸재 정선이 남긴 두 첩의 《장동팔경첩》뿐만 아니라 여러 화가가 그린 인왕산 일대의 명소와 풍경들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그래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곳곳의 흔적들은 옛 화가들이 인왕산을 걷고, 살면서 보아왔던 감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한편으로는 잘 보존만 되었더라면 그때의 아름다움을 지금도 누릴 수 있는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에 한탄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사라지는 것과 변하는 것, 새로이 생성되는 것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교차하는 이 공간은 어쩌면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지금 그리고 있는 인왕산 이외에도 살면서 경험했던 도시 곳곳의 풍경과 스쳐가는 대상을 보고 관찰하면서 내가 만들어낸 상상적인 공간들과 도시 공간속 그들이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를 다원적 시점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앞으로 또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의 절반 이상은 고스란히 남기고 있을지 모른다. 그때 내가 그러했듯 내 그림과 걷고 있을 또 다른 나의 벗을 즐겁게 상상해
보기에 더욱 이시대의 모습 우리가 사는 이곳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다.

landscape skull rock 90x145cm 화선지에 수묵 2017

인왕산에서 노닐다 take a stroll at inwangmountain 150x345cm 화선지에 수묵 2017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