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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택 : 밝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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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현 택

동신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2008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 수학, 2013

​개인전

<빈방-photography>, SPACE22, 서울, 2016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대안공간 풀, 서울, 2009

<Boys Be Ambitious>, 스페이스 바바, 서울, 2008

<내가 기억하는 것들>, 예술의 거리, 야외전시장, 광주, 2002

​그룹.기획전

사진창작 레지던시<상상문화발전소> 결과 보고전, 공간갤러리, 전남순천, 2016

공간이다 개관 1주년기념전, 공간이다, 경기 하남, 2016

18회 신세계 미술제 선정 작가전, 광주 신세계 미술관, 광주, 2016

<풍경을 보는 여섯 가지 시선 展>, 오승우 미술관, 전남무안, 2016

2016창작공간 페스티벌<SENSIBLE REALITY>,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2016 <광주비엔날레 포트폴리오 리뷰 특별전>, 2016 광주 비엔날레, 무각사 문화관, 광주, 2016 아시아 현대미술 연대展<2016河流-전환적 삶의 방식>, 광주 시립 미술관 & 핫 스프링 프로젝트, 광주 비엔날레1전시실, 광주, 2016 해피뮤지엄 <사각사각 마법상자 展>, 문화예술교육연구소, 금정문화회관대전시실, 부산, 2016 <365일간의 마라톤>, 레지던시 결과보고전, 잠월미술관, 함평, 2015 <반하다>, 비엔나 쏘세지 클럽, 예술길 17-7 빈집, 광주, 2012 <라운드테이블>, 제9회 광주 비엔날레, 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2012 

제3회 소아암 어린이 사진전 <어떤아이>,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 경인미술관, 서울, 2010 <거기서다>, 새 사회 연대, 제5회 오늘의 인권전, 포스갤러리, 서울, 2009 <또 다른 생각>, 라메르 갤러리, 서울, 2007

​수상

2007 서울 스페이스 바바 포트폴리오 리뷰 전시 지원 작가 선정

2008 서울 대안공간 풀 젊은 작가 지원 전 선정

2008 서울 아르코 미술관 포르폴리오 서가 수록 작가 선정

2012 광주 비엔날레 포트폴리오 35 최종 작가 선정

2016 서울 스페이스 22 포트폴리오 open call 작가 선정

2016 광주 비엔날레 포트폴리오 프로그램 선정작가

​레지던시

전남 함평 잠월미술관 입주작가, 2015

전남 순천 사진창작 상상문화발전소 1839 입주작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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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방, ‘부재(不在)’와 ‘영원(永遠)’이  

공존하는 공간  

 '경험적 기억'을 토대로 10여년 이상 사진 작업을 해 온 조현택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인물(소년)'에서 '풍경(빈 방)'으로, 최근작에서는 다시 '풍경 속 인물(가짜 세트장 속에서 유령 같은 포즈를 취하며 코스프레를 하는 인물들)' 시리즈로 변해왔다고 말한다. 그의 오래된 문제의식은 사진의 근원과 예술의 본래적 힘, 그리고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곳에 대한 '빛'의 기능이 '사진기'와 '사진가'의 역할이 아닐까?'하는 숙명론적 사명감과 자기 존재론적 의구심에 있다. 

그는 평소 '낡고, 버려진 것'에 대한 집착과 수집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촬영을 진행하면서도 빈방에 남겨진 여러 물건들을 수집해 왔는데 그것들을 깨끗이 닦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주는 행위가 작업만큼 중요했다고 한다. '거꾸로 되돌려 놓는다'는 행위는 이전작업에서도 나타난다. 소년들의 유년 시절을 찍은 사진들에서는 '더 어른스러운 면모'를 첨가시켜 그럴듯한 야성미를 덧붙임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미학적 완성'을 꿈꾸고(필자는 이러한 행위를 '상상적 복원' 또는 '미숙함에 대한 심리적 극복 장치'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 '빈 방' 시리즈에서는 누군가 남겨 놓은 흔적인 낙서나 커튼, 액자, 포스터 등 낡은 살림살이를 재배치하거나 집 밖의 풍경을 집 안으로 들여오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방식’을 활용하여 그곳에 살았던 이들의 시간을 되돌리고자 한다. 

​그는 사각형의 빈 방에 암막커튼을 치고, 한 줄기 빛이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을 뚫는다. 그 조그만 구멍으로 들어오는 바깥의 커다란 풍경은 거꾸로 뒤집혀 빈 방의 벽면을 '환하게 밝힌다.' 그럼으로써 '죽은 방'은 '살아있는 방'이 되고, 거꾸로 뒤집힌 형상만큼 오랜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순간, 작가 자신은 이 집의 존재에 '미학적 가치'를 부여하는 '신(神)적인 존재' 되는 동시에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바라보았을 과거의 풍경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소유의 개념으로 볼 때 집 안의 풍경은 그 집 안에 살았던 이들만의 이야기가 시각화될 수 있는 기록적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나 집 밖의 풍경을 집 안으로 들여올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지극히 사적인 영역(內)에서 공공의 영역인 집 밖(外)을 바라본 풍경은 이미 그 집에 사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처럼 굳어져 그 시각, 앵글, 각도, 프레임의 불변함은 24시간, 365일 모든 풍경에서 암묵적으로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어 있다. 떠난 이들은 그 곳에 없지만, 그들이 바라보았고, 살았던 집 밖의 풍경은 그대로 집 밖에 남아 역으로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주인 없는 집과 물건들은 모두 쓰임을 다한 죽은 생명처럼 버려져 있는 모습인 반면, 집 밖의 풍경은 한시도 지치지 않는 듯 해가 뜨고, 바람이 불며, 풀이 자라나고, 꽃이 피며, 다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는 무한한 영속의 시간과 공간을 반복적으로 재생하고 있다. 생명 그 자체의 순환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풍경’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  '시간'은 '속도'의 개념이고, '공간'은 '이미지'의 개념이다. 그는 '속도'를 제압하는 도구로 '이미지(시뮬라크르)'를 선택한 것일까? 그의 결론에 따르면, 사진은 태생적으로 허상의 이미지일 뿐이다. 카메라는 죽어있는 것을 찍거나, 살아 있는 피사체를 이미지로 고정시킴으로써 어떤 상황을 '일시적인 죽음'에 이르게 할 뿐이다. 

​조현택 작가는 이렇듯 자신이 연출하고 기록하는 사진 작업을 통해 사진과 사진가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존재론적 사고를 지속하고 있는데, 주제와 상관없이 그의 작품들은 모두 시간과 공간의 '현재적 복원'을 꿈꾸고 있으며, 이렇게 역추적된 풍경은 자신의 결핍된 과거의 어느 시점을 치유하고 있다. 그는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공간'이라는 교차로에서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이 경계가 바로 자신이 마주한  또 다른 차원의 세계라고 답한다.

​갤러리 리채 Curator ․ 學藝硏究室長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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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택 작가노트>



부재의 풍경을 찍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사진을 찍는 순간 박제되어버리는 피사체를 찍어 나간다는 것은 부재의 풍경을 찍는 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이자 특성이다. 부재의 풍경을 마주하고 찍어 나간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차라리 죽어있는 것을 살아있는 것처럼 찍어 보는 게 덜 부질없는 짓으로 느껴질 만큼 말이다. 그때 거기 있었다는 것은 결국 사진에 찍힌 피사체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고 사진을 찍던 내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지만 현재(現在)엔 그저 사진속 단편적인 현실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존재했던 것이 사라졌을 때 이전의 사진속 모습이 어떤 위로를 줄수 있을지, 대부분의 사진은 그저 찍혀진 박제된 과거에 불과하며 당시의 환영을 마주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간혹 마주하게 해주는 사진이 바르트가 말한 풍크툼이 작용하는 사진인 것이다.  사진은 존재를 찍는 것이 아닌 존재자를 찍어내는 데에 불과하다. 

사진가가 재현해야할 대상은 그래서 현실이 아닌 재현된 실제다. 부재한 풍경의 박제와 되 재현된 실제사이의 간극에 사진가가 존재한다. 사라져 버릴 집. 하지만 살았었던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함께 살아있었던 집은 사진속에만 존재한다. 살아있지 않은 겉모습만을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세트장의 집들은 죽은채로 태어나 반대로 살아난다. 그곳엔 수많은 사람들이 익명의 유령처럼 사진 속에서 떠돈다. 암막 뒤 카메라 뒤에선 관음증적 욕망을 쏟아내는 현실속 내가 존재한다.   

  


작업에 관한 소회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동안과 그안에서 만났던 풍경들을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사진 그자체였던 그것을 다시금 찍던 카메라 속에 들어가 내가 들고 있는 카메라로 마주보던 그 순간의 기록들은 분명 그땐 설명할 수 없는 힘으로 날 이끌었지만 시간이 지난후엔 그저 여전히 내게 되묻는 의문으로 돌아온다.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이야기에 집중한건지 행위에 집중한건지 모를만큼 강박적으로 찍어 나갔던 작업이 어느순간 다르게 다가왔다. 집을 기록하고 싶었다거나 집의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방을 카메라 삼아 바깥의 풍경을 찍고 싶었다고 하는 정도의 이야기는 이젠 또 다시 공허하게 입가를 맴돌 뿐이다. 매번 불확실한 무언가를 쫓아가다 잠깐 확신에 찬 얘길 해나가다 다시금 공허해지는 순간의 연속이다. 이전에  선생님들께서 해주셨던 얘기들이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내 것이 되어간다.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그동안 내가 해온 일일 것이다. <소년이여>부터 <젊은이의 양지>, <빈 방> 작업까지 그동안의 작업은...... .

 

<빈 방> 작업을 하면서 매번 사진과 직면하는 순간들이 반복되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그저 집을 찍어야 한다. 빈방의 영정 사진을 찍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처음에 사진은 어떤 식이었을지, 그리고 어떤 형태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을지를 상상해본다. 

 


방을 커다란 카메라로 만들어 카메라 옵스큐라방식의 촬영을 진행했던 <빈 방> 작업은 사라져간 여러 집들과 내가 떠나왔던 나의 집과 나의 어머니가 함께 섞여 있었다. 카메라 옵스큐라 방식의 형식덕에 커다란 카메라 속에서 실제를 옮겨온 커다란 사진을 다시금 찍는다는 것은 내게 사진을 마주보게 해줬다. 지독하게도 마주보고 서있는 어둠속에서 떠오른 사진은 다시금 사고의 변화를 만들어 주었다. 내가 찍고 있는 대상은 집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나로 지금은 사진으로 변해갔다. 사진을 사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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