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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담: 세월오월과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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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오월'과 촛불 그리고 홍성담 

윤범모 미술평론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이런 식의 표현에 대하여 우리는 익숙한 편이다. 20세기의 식민지시대와 분단시대 그리고 21세기 통일로 가는 남북 화해시대. 이런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이 일어났던가.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 때, 역사다워진다. 기록이 없는 역사는 하나의 물거품일 수 있다. 역사는 과거와 미래와의 대화라 했다. 그렇다면 예술가에게 있어 대화는 창작정신과 맞물리는 부분이지 않을까. 기록은 어떤 형식으로 남던 그 기록정신만큼은 소중하다. 특히 예술가의 소임으로 기록정신을 든다면, 과연 어떤 작업이 소중한 것일까.

작가는 기록을 한다. 하지만 오늘날 상당수의 작가는 기록정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치열한 현장을 외면하려 한다. 현장과 거리가 생기니 당연히 기록은 뒷전으로 쳐진다. 밀실 공간과 달리 역사의 현장을 뜨겁게 끌어안는 작가가 있다. 기록하는 작가. 여기서 기록은 증언이자, 비판이나 평가이기도 하다. 그런 작가 가운데 홍성담을 들 수 있다. 홍성담은 근래만 해도 세월호 사건에서부터 광화문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뜨거운 현장을 직시하면서 자신의 작업으로 연결했다. 21세기 벽두의 한국사회에서 촛불의 의미는 남다르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살라 어둠을 쫒아낸다. 촛불정신은 홍성담 예술의 원형이다. 예술가는 시대정신을 충실하게 기록할 임무가 있다. 그래서 홍성담의 "그림 그리기는 인간의 야만과 문명의 경계, 그 칼날처럼 얇고 위태로운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 선 위태로움을 안고 작업하기. 예술작업은 결코 음풍농월의 여유가 아니다. 순간순간 긴장과 정의 그리고 조형의식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상상력과 창작력을 제고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늘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숙명, 바로 예술가의 숙명이다.

홍성담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거대 담론을 즐겨 그렸다. 이 점은 여타의 작가와 차별상을 보여주는 특징이기도 하다. 화가는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를 거부한다.'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 여기서 예술가의 사명감을 확인하게 한다. 과연 무엇이 예술가의 사명일까. 그것의 출발은 표현의 자유이다. 홍성담은 이 부분을 위하여 온몸으로 싸워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현실 고발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그것도 직설법에 의한 표현이다. 흔히 홍성담은 풍자화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신시대 혹은 박근혜 소재의 여러 작품 등을 보고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가 자신은 풍자보다 직설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홍성담의 작품은 무엇보다 서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한다. 첨예한 이야기를 상상력에 의거하여 재구성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시대정신과 함께하는 예술의 범본이라 할 수 있다. 유마거사는 말했다. 중생이 아프니까 내가 아프다. 홍성담의 예술은 우리 사회가 아프면 아플수록 뜨거운 열정을 담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거하는 예술. 기록하는 예술은 현실과 함께하는 의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진실을 구현하는 훌륭한 무기라는 신념, 어찌 음풍농월의 와유(臥遊) 속에서 노닐 수 있을까. 뜨거운 현장으로 달려가는 화가에게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홍성담은 그의 저서 제목처럼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라는 지표로 집약하게 하는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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