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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의 중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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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노력은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보는 것이다. 아무리해도 가까워질 수 없고, 증오하던 상대방이라 해도 같은 상황과 경험을 공유하게 되면 강력한 동질감이 형성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진정한 교감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단순한 납득과 답을 도출하려는 목적의 인위적인 시도의 경우는 번번히 실패하게 되는데, 그것은 단지 일방적인 ‘나’의 관점에서만 타인을 상대되는 존재로 해석하려는 의도가 서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전시를 기획한 변혜은, 송미령, 이시연은 ‘나와 타인’이라는 관계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내놓는다.


변혜은은 그간 현실생활을 영위하게 해준, 그러나 신앙생활을 핍박했던 어머니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작업해왔다. 성 과 속, 사랑과 증오, 이기와 희생의 대립적인 것들이 양립한 고민들은 결국 어머니의 모습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어머니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게 되었다. 이 전시에서는 유한한 시간 속 나이들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영원성을 발견할 때의 순간을 작업으로 표현하려 하고있다.


송미령은 군중속에서 느끼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불편함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피로를 해소하고자 분열과 파편을 표현하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한 스트레스와 그런 그들마저도 이해하려고 했던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는 깨지기 쉬운 물체를 파괴할때 진정으로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원형을 파괴한 다음 그것을 우연성에 맡긴 채 다시 재결합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작가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관계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이런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결합’과 ‘연결됨’을 말하고자 한다.


이시연은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기르면서 경험하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불안한 성장 기반은 아이에 대한 애착으로 가는 동시에, 어머니를 이해하고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며 바라볼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번 작업은 아이의 애착이불인 일명 ‘코낸네’에서부터 시작되어 본인의 어머니로 확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일련의 과정은 어머니의 애착은 어느 지점이었을까 되새겨보게 되었는데, 어머니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이해할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성에 대한 이해의 한 과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베일은 얇고 투명해서 그 안을 들여다보고자 하면 들여다 볼 수 있고, 베일의 안쪽에서도 자세히 응시하고자 한다면 바깥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베일이 덮여지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그 안과밖은 서로 비밀스러운 것이 되어버린다. 중간에 위치한 얇은 장막의 등장으로 인해 분명해 보이던 것이 불투명 해 지는것이다. 중요한 것은 베일 그 자체가 존재한다는 점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인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믿고 지속적으로 지켜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볼수없는 것들에 대한 묘사가능성이자, 매개자로서 교감을 가능케 하는 중간자(Interpreter)의 역할에 동참하는 것이다.

글_변 혜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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