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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 Mother Earth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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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유진아 ‘Mother Earth

2020. 11. 25 () ~ 2020. 12. 1 ()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유진아 ‘Mother Earth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20. 11. 25 () ~ 2020. 12. 1 ()

 

유진아의 대지(Terre) 연작: ‘에 축적된 시간성과 기억

 

정연심(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

 

   유진아는 그동안 대지(Terre)를 중심으로 회화적 표면 위에 자연의 질료와 시간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을 주로 제작해왔다. <Terra-cycle>, <Terra-memory island>를 주제로 한 연작들이 이를 말해준다. 대지(mother earth)는 모성의 상징으로 인류의 문명이 이뤄지고 삶의 순환이 이뤄진 가장 근원적인 곳으로, 우리의 삶이 태동한 시초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삶이 되돌아가는 마지막 거처이다. 이러한 땅은 물과 불, 공기 등과 함께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서 인간과 자연을 서로 유기적으로 엮어주며 계절의 변화와 시간성의 추이를 통해 그 형태는 시시각각 변화하게 된다. 유진아의 대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유린되어 가고 이질적으로 변해가는 인류세(anthropocene)’ 시대에, 인간이라는 한 종이 자연의 유기적 관계와 순환을 불균형으로 만들어 결국에는 팬데믹이라는 불행에 접어든 2020년을 경험하는 어려운 시기에, 땅에 대한 존재론적 인식을 재확인하게 만든다. 작가가 작품의 표면 속에 기록하고 축적한 재료의 물질성은 단순하게 미술의 물성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기나긴 시간 동안에 땅을 일구고 문명을 만들어 내면서 축적한 고고학적 시간성뿐 아니라 그 시간성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경험과 기억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유진아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표면은 여러 물질성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가득차 있다. 그는 아크릴과 같은 회화적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돌가루와 같은 자연적 재질을 비롯해 나무의 숯가루, 철판과 금박으로 구성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금속을 부식시키는 매개체로 식초와 소금물 등으로 구성된 물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은 여러 질료의 변화와 전환을 통해 자연물과 인공물의 연금술적 변화를 꾀하는데, 이러한 연금술적 변화 속에는 조금 더 상징주의적인 차원에서의 의미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작가는 나무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그림의 표면 위에 앗상블라주의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작가는 애초의 속성을 변화시키고 서로 다른 속성들이 만나는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불 속에서 태워진 결과물인 숯을 사용하거나, 금속이 물과 만나고 공기와 산화하면서 변화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프로세스들을 그대로 포용한다. 작가는 서로 상이한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우연한 시각적 결과물이 내재된 시간성을 기다림으로 맞이한다.

 

  이러한 <대지> 연작들은 오늘날 갑작스럽게 제작된 것이 아니라 수 년 동안 작가로서 인간과 자연의 불균형의 관계를 우리의 일상 속에서 관찰하면서 오랫동안 숙고한 주제이다. 이는 작가의 말대로, “인간의 이기로 병들어가고 있는 대지(Mother Earth)와 그 대지가 보내는 위험 신호로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는 현대인들, 이 양자의 입장을 위한 지금 이 시대의 대지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결과물인 것이다. 이러한 대지연작들은 작품의 표면과 형상에 집중했을 때 주로 세 범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Terra-memory 19-20>처럼, 작품의 표면 전체가 비정형성을 띠면서, 특정 형상이나 이미지를 알아보기 어려운 추상성을 띤다. 비정형성, 엔트로피, 혹은 무질서의 카오스적 상태는 금박 가루와 같은 눈에 띄는 색채를 통해 변형의 속성을 드러내며, 정적으로 보이지만 무수히 많은 자국들은 에너지와 운동성을 동반한 생성의 순간을 표현한다. 비정형은 질서와 형태에 저항하는 엔트로피의 결과물로, 물성들은 작품의 표면에서 뭉게지고 일그러지며 평면화되고 축적된다. 이는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유기체가 살아 숨쉬는 생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유진아의 작품에 등장하는 <Terra-cycle19-21>은 캔버스가 아닌 금속판에 각기 다른 원형의 도자들이 공존하는 작품들로, 전후 이탈리아 작가였던 알베르토 뷔리(Alberto Burri, 1915-1995)의 작품처럼, 재료의 물성(matterism) 그 자체에서 예술작품의 미학적 의미를 파악했던 부분과 유사하다. 뷔리는 작품의 표면 위에 금속, , 자연의 재료 등을 물성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아르테 포베라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했다. 두 번째 유형에 속하는 유진아의 작품들은 공기와 물이 만나 긴 시간동안 산화된 금속의 표면 자체가 자연의 일부로 제시된다. 리차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Tilted Arc)>의 표면에 축적된 자연과 바람, 금속의 접촉처럼, 유진아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금속이나, (대지)의 상상력은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대지와 의지의 몽상(Earth and Reveries of Will: An Essay on the Imagination of Matter(1947)에서와 같은 특징을 보여준다. 금속에서 느낄 수 있는 찬 속성들은 시간의 축적으로 산화된 미묘한 마티에르의 변화로 인해서 한층 따뜻하고 대지의 색채로 변해간다. 또한 작가가 스스로 제작한 도자 작품들은 흙이 불과 만나서 작가의 손을 떠난 불가항력적인 흔적을 만들어낸다. 불이 모든 것을 결정할 뿐 작가는 관찰자로서 도자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동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수동적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물성에 더해서, 세 번째 범주에서는 자연과 금속의 틈, 일종의 크랙이 만들어지면서 균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균열과 틈은, 안정적 표면 위에서 변화와 생성의 틈이기도 하지만, <Terra-formation19-23>에서는 대지의 표면이 갈라지면서 일종의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표현한다. 척박한 자연의 풍화를 오랫동안 견뎌온 자연이 인간의 문명사를 말없이 기억하듯이 대지-생성의 순간은 균열의 시간이자, 틈과 경계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이미지들이 화면 밑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변화의 시간이다.

 

  전통적으로 대지는 여성의 모성애를 상징하기도 했으며, 어머니의 품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곳이자, 인간이 기대는 가장 근원적인 장소로 파악하였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의 작업을 뷔리나 아르테 포베라 작가들, 혹은 안료의 물질성을 강조한 장 포트리에(Jean Fautrier, 1898-1964)와 같은 작가들과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유진아의 <대지> 연작에는 이들과 달리 여성성(femininity)이 상징적으로 체화되어 있다. <대지> 연작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물, , , 공기라는 가장 근원적인 사원소가 모두 내재되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작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 여자로서 경험했던 자전적 내러티브가 은유적 화법으로 기록되어 있는 개인의 자전적 공간이기도 하다. <대지> 연작은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서로 만나고 충돌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시간의 추이를 만들며 연금술적인 변화의 속성을 표현하지만, 사회와 교감하는 한 개인으로서 여성의 기억, 모성의 기억, 타자의 기억, 성장의 기억, 소멸의 기억이 작품의 표면 위에 모두 축적되어 있다. 이것들은 중심과 주변이 없는 성좌(constellation)처럼, 비정형성을 띤 엔트로피한 구축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의 작업이 이런 존재론적 질문에만 그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각종 미세 플라스틱과 같은 오염이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환경의 문제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인류세의 시대에, 유진아의 <대지> 작업들은 물과 불, 공기와 바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들로 인간과 대지의 가장 불편한 관계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의 가장 불편한, 균형의 부재를 드러낸다. 그 속에서 작가는 관찰자이자 참여자로서 환경과 인간, 대지와 여성에 대한 내러티브를 표현하며, 작품 속에 사용된 다양한 혼합매체는 기억화의 과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자 주제 자체이다.











Terra_between20.18










작가노트


  작품 제목에 쓰인 ‘Terra’는 지구, 대지, , 흙을 뜻하는 라틴어로 일반적인 땅의 의미보다는 ‘Mother Earth’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표현하고 있다. 대지는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터전이자 본바탕을 의미하며, 이 대지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과 더불어 대지 자체가 살아 숨 쉬는 유기물로서 표현되고 있다.

 대지는 스스로 생성, 성장, 변화, 소멸하여 흔적으로 남는 순환을 거듭하며 스스로 살아있음을 반증하는 존재이다. 또한 돌(암석) 형상들은 지각을 이루는 물질로서 지구의 껍데기 이다. 돌은 단단하지만 긴 시간에 걸쳐 변화한다. 어떤 환경의 힘과 압력에 의해서 변하는데 원래의 물질에서 다른 성질로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암석들은 서로 순환하며 변화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본인의 작품에서의 돌(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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